오토 웜비어의 부모가 파키스탄 핵 과학자 압둘 카디르 칸 박사의 확산 네트워크와 관련된 자금에 대한 회수 명령을 요청하는 문건을 법원에 제출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미국 연방법원 전자기록시스템에 따르면 웜비어의 부모인 신디와 프레드 웜비어 씨는 지난달 워싱턴 D.C. 연방법원에 제출한 신청서에서 JP모건 체이스 은행에 동결된 ‘칸 네트워크’ 연계 자산을 자신들에게 지급하도록 하는 최종 명령(turnover order)을 내려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오토 웜비어 부모 신디와 프레드 웜비어 씨가 미 연방법원에 제출한 '최종 명령' 요청서. (자료=미국 연방법원 전자기록시스템)
문건에 따르면 해당 자금은 현재 약 1천713만 달러 규모입니다. 최초 1천만 달러였지만, 동결 상태에서 이자가 붙으면서 규모가 커졌습니다.
A.Q. 칸으로도 알려진 압둘 카디르 칸 박사는 북한과 이란, 리비아 등에 핵 기술과 관련 장비를 이전한 인물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미국 정부는 A.Q. 칸 네트워크를 현대 최대 규모의 불법 핵확산 조직 가운데 하나로 평가해 왔으며, 2000년대 초반부터 관련 개인과 기업들에 대한 제재를 부과했습니다.
웜비어 씨 부부는 이번 신청서에서 해당 자금이 북한의 대리 조직으로 판단된 A.Q. 칸 네트워크의 자산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특히 이들은 지난해 11월 같은 법원이 내린 결정을 인용하며 해당 자금이 북한과 연계된 자산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현재 이 결정문은 비공개 상태지만, 이번 신청서에는 법원이 A.Q. 칸 네트워크를 북한의 ‘대리 조직(agency or instrumentality)’으로 판단했다는 내용이 포함됐습니다.
이번 신청이 접수된 곳은 웜비어 씨 부부가 북한을 상대로 승소 판결을 받아낸 워싱턴 D.C. 연방법원입니다.
앞서 웜비어 씨 부부는 북한 당국의 고문과 억류로 아들이 사망했다며 2018년 북한 정권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으며, 같은 해 12월 법원으로부터 약 5억 달러의 손해배상 판결을 받아냈습니다.
이후 웜비어 씨 부부는 해당 판결금을 회수하기 위해 미국과 해외에 있는 북한 관련 자산을 추적해 왔습니다.
실제로 웜비어 씨 부부는 2019년부터 매년 법원의 보호명령 아래 미국 재무부 해외자산통제실(OFAC) 등이 차단한 북한 관련 자산 정보를 파악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뉴욕멜론 은행에 예치된 북한 관련 자산 약 220만 달러에 대한 권리를 인정받았으며, 미국 뉴욕주 감사원이 동결한 조선광선은행 소유 자금 약 24만 달러를 회수하기도 했습니다.
또 2019년엔 북한산 석탄을 불법 운반하다 인도네시아 당국에 억류된 뒤 미국 정부가 몰수한 북한 선박 ‘와이즈 어네스트호’의 매각 대금에 대해서도 권리를 주장했습니다.
오토 웜비어는 지난 2015년 12월 북한 여행길에 올랐다가 북한 당국에 억류된 뒤 15년의 노동교화형을 선고받았습니다. 이후 2017년 6월 혼수상태로 미국으로 돌아왔지만 엿새 만에 사망했습니다.
미국의 군사 전문가인 브루스 벡톨 앤젤로주립대 교수는 4일 VOA와 인터뷰에서 “파키스탄은 (1990년대) 북한이 확보하기를 원했던 고농축우라늄(HEU) 프로그램을 보유하고 있었고, 반대로 북한이 보유한 (노동) 미사일을 원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양국 간에는 상당한 규모의 자금과 거래가 이어졌다며 “단순히 기술만 이전된 게 아니라 파키스탄 기술자들이 북한에 가서 관련 시설을 구축을 도왔다”고 설명했습니다.
VOA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