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티 반군, 예멘 홍해 연안 장악…미국·유엔, 공격 중단 촉구

2026년 9월 10일, 예멘 사나에서 열린 동원 캠페인 중 예멘의 후티 반군이 행진하고 있다.

이란의 지원을 받는 예멘 후티 반군이 지난 이틀간 신속한 공세를 벌여 예멘의 홍해 연안 전역을 장악한 가운데, 유엔과 미국은 후티 반군에게 예멘 국내에서의 공격과 사우디아라비아에 대한 공격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습니다.

유엔은 지난주부터 예멘 내 교전이 격화되면서 최소 4만 6천 명의 피난민이 발생했으며, 그 숫자가 시시각각 늘어나고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예멘 현지 목격자들과 지방정부 관리들은 언론에 사우디가 지원하는 예멘 정부군과 연합군이 후퇴한 직후 후티 반군이 11일 바브엘만데브 해협에 위치한 홍해의 항구도시 두밥과 페림섬에 진입했다고 전했습니다. 바브엘만데브 해협은 홍해와 아덴만을 잇는 국제 무역의 요충지입니다.

10일 밤 늦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긴급회의에서 각국 외교관들은 후티 반군의 공세를 규탄하고, 예멘 내 공격과 사우디아라비아를 겨냥한 미사일과 드론 공격을 중단하라고 촉구했습니다.

한스 그룬드버그 유엔 예멘 특사는 안보리에서 후티 반군의 진격이 여러 전선에서 교전이 격화된 데 따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후티 반군이 모카를 비롯한 지역을 장악하면서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해협 가운데 하나로 접근하는 길목을 확보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룬드버그 특사는 “이번 사태는 항행의 자유가 위협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국제사회의 심각한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후티와 정부군 간의 교전이 마리브, 알자우프, 알바이다 등 여러 주로 확산하면서 어린이 등 민간인 인명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룬드버그 특사는 이번 폭력 사태가 2022년 유엔 중재 휴전 이후 예멘이 누려온 상대적 평온의 종식을 의미한다며 “사태를 방치할 경우 분쟁이 예멘 국경 내에만 머물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한편 유엔 산하 국제이주기구(IOM)는 11일, 지난 한 주 동안 최소 4만 6천 명이 피난길에 올랐다고 밝혔습니다. 이 수치는 예멘 서부 해안 지역과 타이즈주에서 발생한 피난민을 합친 것입니다.

또한 IOM은 후티 반군이 10일 점령한 주요 항구도시 모카에서 많은 주민이 탈출하는 모습이 목격됐다고 전했습니다.

유엔 주재 미국대표부의 제니퍼 네이드하트 공사는 후티 반군의 공격이 사우디아라비아와 예멘의 주권을 침해할 뿐 아니라 “지역과 세계 에너지 안보에 직접적인 위협”이 된다고 말했습니다.

네이드하트 공사는 “그런 양상은 명백하다”며 “후티 반군은 이란의 대리 세력이자 도구이며, 이번 공격 배후에 이란의 손길이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번 공격은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비롯한 주요 해상 통로를 교란하려는 후티 반군의 광범위한 공세의 일부”라며 “항행의 권리와 자유, 그리고 전 세계 상거래를 위협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네이드하트 공사와 그룬드버그 특사를 비롯한 각국 외교관들은 후티 반군에게 사우디아라비아와 예멘, 그리고 국제 해운을 겨냥한 모든 공격을 중단하라고 요구했습니다.

압둘아지즈 알와실 유엔 주재 사우디아라비아 대사는 후티 반군의 공격이 예멘과 역내 국가들에만 국한되지 않고 세계 경제와 공급망 교란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알와실 대사는 “민간인을 공격하고, 이웃 국가를 위협하며, 국제 항행을 위험에 빠뜨리고, 무력을 사용해 기정사실을 만들어내는 것은 평화로 가는 길이 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압둘라 알사디 주유엔 예멘 대사는 후티 반군이 홍해에서 '새로운 현실'을 강요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이는 이란이 받는 압박의 대가를 역내 국가와 세계로 전가하고, 에너지 안보와 해상 항로를 압박과 협박의 도구로 악용하려는 명백한 시도"라고 비판했습니다.

한편 미국이 테러조직으로 지정한 후티 반군은 국제 항행에 위협이 된다는 주장을 부인하며, 자신들의 해상 운항 제한 조치는 사우디아라비아 선박과 항구에 국한된다고 주장했습니다.

후티 반군측 외무부는 성명을 통해 사우디가 지난 7월 13일 사나 공항을 공격하고 예멘 내 동맹 세력을 결집시키는 등 상황을 악화시켰다고 비난했습니다.

후티 반군은 자신들은 "이러한 위협에 대응할 수밖에 없었으며 대규모 충돌로 이어지지 않도록 노력했으나, 사우디와 그 연합군이 소규모 충돌을 무장 교전으로 확대시켰다"고 주장했습니다.

VOA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