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의회조사국 “북한 비핵화 거부 속 대북정책 딜레마 심화”

2019년 6월 30일, 대한민국 판문점 남북 비무장지대(DMZ)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나고 있다.

미국 의회조사국(CRS)이 트럼프 행정부의 대화 재개 노력에도 북한이 비핵화를 거부하면서 미국의 대북정책이 새로운 도전에 직면했다고 진단했습니다. 또 북한의 핵 능력 고도화와 북러 군사협력으로 미국과 동맹국에 대한 안보 위협이 커지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안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의회조사국(CRS)은 지난 10여 년 동안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이 동북아 지역 동맹국에 대한 위협을 넘어 미국 본토를 직접 위협할 수 있는 수준으로 발전했다고 평가했습니다.

의회조사국은 지난 27일 발간한 '미북 관계(U.S.-North Korea Relations)' 보고서에서 2019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비핵화 협상이 결렬된 이후 북한은 미국과 한국의 대화 재개 제안을 사실상 외면해 왔다면서 이같이 평가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이 핵무기 보유량을 계속 늘리는 동시에 미사일 능력을 고도화하고 있다며, 미국 정보당국은 북한이 장거리 탄도미사일에 탑재 가능한 소형 핵탄두를 개발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 북한이 핵무기를 정권 생존의 보장 수단으로 인식하고 있으며 핵을 포기할 의사가 없다는 것이 미국 정보당국의 평가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일부 전문가들은 북한이 충분한 핵억지력을 확보했다고 판단할 경우 핵위협이나 군사적 도발을 통해 다른 정책 목표를 달성하려 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의회조사국은 이와 함께 북한의 사이버 위협도 미국의 주요 우려 사항으로 꼽았습니다.

북한과 연계된 것으로 의심되는 해킹 조직들이 해외에서도 활동하며 해킹과 암호화폐 탈취, 랜섬웨어 공격 등을 통해 수십억 달러 규모의 불법 수익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고 지적한 것입니다.

아울러 보고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018~2019년 있었던 미북 정상외교를 재개하기를 희망하고 있고, 이재명 한국 대통령도 한반도의 평화적 공존을 위한 대화 기조를 지지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트럼프 행정부는 전제조건 없는 대화 재개도 검토하고 있는 반면, 북한은 미국이 비핵화 요구와 '대북 적대시 정책'을 철회하지 않는 한 관계 개선은 어렵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는 일부 언론 보도도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 정부는 여전히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공식 목표로 유지하고 있지만, 미국과 한국의 일부 전문가들은 비핵화보다는 군비통제와 위험 감소에 협상의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소개했습니다.

보고서는 이와함께 북러 군사협력과 북중 관계 강화 역시 북한의 군사적 자신감을 높이는 요인으로 분석했습니다.

북한은 지난 2023년 이후 러시아와 상호군사원조 조항이 포함된 조약을 체결하고 러시아에 무기와 1만 명이 넘는 병력을 지원했으며, 이를 통해 자금과 실전 경험, 군사기술을 확보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6월 평양을 방문하면서 비핵화를 언급하지 않은 것은 북중 관계가 2019년 이후 다시 긴밀해졌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의회조사국 보고서는 미국 의회에서는 대북 접근법을 둘러싼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면서, 일부 의원들은 대북 압박 강화를 주장하는 반면, 다른 의원들은 북한을 협상장으로 복귀시키기 위한 유인책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VOA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