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북한 외교대표부 이용한 불법 무기 판매 주목해야”

북한은 거대한 규모로 재래식 소형 무기들을 불법 판매하고 있지만, 이에 대한 감시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한 테러 전문가가 지적했습니다. 이 전문가는 또 북한은 동남아시아 등지에서 외교 대표부를 통해 불법 무기 거래를 수행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유미정 기자가 좀 더 자세히 전해드립니다.

북한이 재래식 불법 소형 무기 판매 시장에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고 스리랑카 출신의 대테러 전문가가 밝혔습니다.

호주 맥쿼리 대학 ‘감시, 정보, 대테러 (Policing, Intelligence, Counter Terrorism)’ 센터의 샤나카 자야세카라 씨는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북한은 동남아 등지에서 아주 정교한 무기 거래 조직망을 구축하고 있다면서 이 같이 말했습니다.

과거 타밀 엘람 해방 호랑이 반군과의 평화협상에서 스리랑카 정부측 자문단의 일원으로 활동했던 자야세카라 씨는 북한은 라오스 등지에서 외교 대표부 (Diplomatic mission)를 이용해 불법 무기 거래를 수행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자야세카라 씨는 특히 북한이 26년간 스리랑카에서 내전을 벌인 타밀 호랑이 반군에게 기관총과 대포 등 막대한 양의 무기를 판매했다고 말했습니다.

타밀 호랑이 반군은 미국을 포함한 많은 나라들이 테러단체로 규정한 단체입니다.

자야세카라 씨는 내전 말기에 스리랑카 정부군에 압류된 타밀 반군들의 많은 무기가 북한산인 것으로 드러났으며, 체포된 반군들도 북한과의 무기 거래를 진술했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이들은 지난 2005에서 2008년 무렵, 무기 구입을 위해 3명이 상주하는 타밀 반군의 사무소가 평양에 위치해 있었다고 진술했다고 자야세카라 씨는 말했습니다.

북한이 타밀 호랑이 반군과 같은 테러단체에 무기를 공급했다는 의혹은 과거에도 여러 차례 제기됐었습니다. 미 의회 산하 의회조사국(Congressional Research Service)은 지난 2007년 보고서에서 북한이 타밀 호랑이 반군에 기관총과 대전차로켓 등 무기를 수출하고, 무장요원들을 훈련했다고 밝힌바 있습니다.

자야세카라 씨는 이처럼 테러 단체들이 북한으로부터 무기 구입을 선호하는 이유는 북한이 최종소비자증명 (End-User Certificate)을 요구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모든 국가들은 무기 판매에 있어서 수입자가 제 3국으로 무기를 재수출하지 않겠다는 증명서인 최종소비자증명서(End-User Certificate)를 요구하도록 돼 있는데, 북한은 이 같은 증명서를 요구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북한과 타밀 호랑이 반군의 무기 밀거래는 지난 주 타밀족 4백 50여명이 승선한 한 난민선이 캐나다에 입항하면서 재조명을 받았습니다. 스리랑카 언론들은 이 배의 선장인 일명 ‘비노드’가 스리랑카 내전 중 북한으로부터 무기를 사들여온 핵심 인물이라고 일제히 보도했습니다.

치트랑가니 와지스와라 캐나다 주재 스리랑카 고등판무관은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비노드가 잘 알려진 무기 밀수업자라고 말했습니다.

그가 아시아 지역에서 활동한 유명한 무기 밀수업자로, 타밀 반군이 25년에서 30년 가까이 전쟁을 수행할 수 있었던 것은, 외부로부터 총과 탄약 등 무기를 공급받았기 때문이라고 와지스와라 판무관은 설명했습니다.

한편 자야세카라 씨는 북한의 활발한 재래식 무기 거래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국제적 조사와 감시는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미국의 우려는 핵 기술 이전과 부품 판매 등 북한의 핵 확산 문제에 집중돼 있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자야세카라씨는 또 테러단체에 대한 북한의 무기 판매는 명백한 불법이라며, 북한에 대한 테러지원국 지정이 계속됐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