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에 대한 군사 작전이 10일째 이어지는 가운데 국제 유가가 배럴당 120달러 가까이 치솟는 등 세계 금융시장을 강하게 흔들고 있습니다. 이번 전쟁으로 페르시아만 일대 주요 산유국과 정유시설이 타격을 입으면서, 글로벌 에너지 공급 차질에 대한 불안이 커지고 있습니다.
특히 전 세계 원유 물량의 약 20%가 매일 통과하는 전략 요충지, 호르무즈 해협 항로마저 장기 교란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면서, 에너지 시장과 해상 운송 전반에 파장이 확산하고 있습니다.
국제 유가의 기준이 되는 브렌트유는 9일 장 초반 배럴당 119달러 50센트까지 치솟은 뒤, 이후 약 106달러 선에서 거래됐습니다. 이는 페르시아만 일대 정유 시설이 공격을 받는 가운데, 불과 며칠 사이 14%가량 급등한 수준입니다.
바레인 국영 석유회사 바프코(Bapco)는 정유 시설이 공격을 받은 뒤 이날 자사 운영에 ‘불가항력(Force Majeure)’을 선언했습니다. ‘불가항력’ 선언은 전쟁이나 자연재해 등 통제 불가능한 상황으로 인해 계약상 의무를 이행할 수 없게 됐음을 공식화한 것으로, 기존 공급 약속이 차질을 빚게 됐다는 의미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8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 ‘트루스 소셜’에 올린 글에서 단기적인 유가 급등을 “치러야 할 매우 작은 대가”라고 평가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핵 위협이 제거되면 단기 유가는 빠르게 떨어질 것이며, 이는 미국과 세계의 안전과 평화를 위한 매우 작은 대가일 뿐”이라면서, “다르게 생각하는 사람들은 어리석은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또 다른 글에서 유가 상승을 인지하고 있다면서, 필요하다면 미국 전략비축유(SPR)를 방출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습니다. 다만 전략비축유 사용 여부와 구체적인 시점은 아직 결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크리스 라이트 미국 에너지부 장관은 8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미국과 동맹국들이 페르시아만에서 산유국들의 원유와 천연가스, 비료 등 주요 물자가 다시 원활히 수출될 수 있도록 호르무즈 해협 항로 정상화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라이트 장관은 이미 대형 유조선 1척이 별다른 문제 없이 해협을 통과했다면서, “단기간 내 에너지 수송이 재개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국제 유가는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최고 수준에 근접하고 있습니다. 일부 분석가와 투자자들은 유가가 더 오르고 고공 행진이 장기화할 경우, 세계 경제 성장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전쟁의 향후 전개 방향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이번 주 글로벌 금융시장에서는 급격한 등락과 변동성이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이란과의 전쟁은 항공편과 유조선 운항을 대거 중단시켰고, 두바이와 카타르 도하, 사우디아라비아의 리야드 등 중동 주요 도시들이 공격 가능성에 노출되거나 실제 폭격을 받는 상황을 초래했습니다. 이 같은 지역 불안정은 중동발 에너지 공급과 금융·물류 허브 기능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리며, 투자자들의 위험 회피 심리를 더욱 자극하고 있습니다.
VOA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