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법원 “북한, ‘강제북송 뒤 고문 피해 탈북민’에 5천만원 배상”

북한 배상 판련 관련 그래픽 이미지. 서울중앙지방법원이 28일 중국에서 강제북송된 뒤 북한 구금시설에서 고문과 성폭력을 당했다고 주장한 탈북민에게 북한이 5천만 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한국 법원이 중국에서 강제북송된 뒤 북한 구금시설에서 고문과 성폭력을 당했다고 주장한 탈북민에게 북한이 5천만 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이번 소송을 지원한 북한인권정보센터는 북한 출신의 인권침해 피해자가 한국 사법기관을 통해 북한 당국의 책임을 직접 물은 첫 사례라고 평가했습니다. 조상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93단독 조정민 판사는 28일 최민경 북한감금피해자가족회 대표가 북한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전부 승소 판결을 내렸습니다.

이번 소송의 피고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으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북한의 대표자로 기재됐으며, 재판부는 최 대표가 청구한 손해배상금 5천만원 전액을 인정했습니다.

최 대표는 소송 과정에서 지난 1997년 북한을 탈출해 중국에서 생활하던 중 여러 차례 강제북송됐으며, 이후 2008년 다시 북한으로 송환된 뒤 약 5개월 동안 구금됐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함경북도 온성 보위부와 도 집결소, 청진 수남구역 보안서 등에서 성폭력과 구타, 비인도적인 고문을 당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후 2012년 한국에 입국한 최 대표는 북한 구금시설 피해자와 가족들로 구성된 북한감금피해자가족회 대표로 활동해 왔습니다.

최 대표는 지난해 7월 소송 제기 당시 “북한 당국의 고문 피해자로서 김 씨 일가의 3대 세습체제가 자행한 반인도적 범죄에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절박함으로 임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한국에 정착한 뒤에도 심각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겪고 있다며, 이번 법적 대응이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한 국내외의 관심을 높이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북한인권정보센터(NKDB) 인권침해지원센터는 최 대표를 대리해 지난해 7월 11일 서울중앙지법에 민사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북한인권정보센터(NKDB)는 당시 이번 사건이 전쟁이나 납북 피해가 아니라 북한에서 태어난 탈북민이 북한 내부에서 직접 겪은 인권침해의 책임을 한국 법정에서 물은 첫 사례라는 점에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 당국의 조직적이고 광범위한 인권침해에 대한 법적 책임을 한국 사법기관을 통해 규명하고, 한국 정부의 탈북민 보호 의무를 환기하기 위해 법적 절차에 나섰다고 밝혔습니다.

최 대표 측 변호인단은 소송 제기 당시 한국 헌법이 한반도 전체를 대한민국 영토로 규정하고 북한 주민도 국민으로 본다는 점을 들어 한국 사법기관이 관련 사건을 다룰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다만 이번 선고에서 재판부는 별도의 판결 이유를 밝히지 않아 어떤 법리로 북한의 배상 책임을 인정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한국 법원이 북한에 인권침해와 관련한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한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앞서 한국전쟁 당시 북한에 억류돼 강제노역을 한 국군포로와 납북 피해자 가족들도 북한 등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잇따라 승소했습니다.

그러나 실제 배상금 확보 여부는 불투명합니다.

북한이 판결에 따른 배상금을 자발적으로 지급할 가능성이 낮은 데다 한국 내 북한 자산을 찾아 압류하려면 별도의 법적 절차를 거쳐야 하기 때문입니다.

앞서 북한을 상대로 승소한 국군포로들도 한국에 공탁된 북한 저작물 사용료에서 배상금을 받기위해 남북경제문화협력재단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지만 2024년 항소심까지 패소하는 등 실제 배상금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VOA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