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강제노동 관세란 무엇이죠?
말 그대로 강제노동으로 생산된 상품이 국제 공급망을 통해 유통되는 것을 막기 위해 미국이 부과하는 추가 관세입니다.
미국은 한국을 포함한 60개국이 강제노동 생산품의 수입을 금지하는 제도를 마련하지 않았거나, 관련 제도가 있어도 충분히 집행하지 않았다고 판단했습니다. 이런 관행이 미국 기업과 노동자에게 불리한 무역 환경을 조성한다는 것이 미국 무역대표부의 설명입니다.
미국이 한국에서 강제노동이 이뤄지고 있다고 판단한 겁니까?
그런 의미는 아닙니다. 이번 조치는 한국에서 강제노동으로 제품을 생산한다고 판정한 것이 아니라, 한국이 제3국에서 강제노동으로 생산된 상품의 국내 유입을 충분히 차단하지 못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입니다. 따라서 한국의 노동환경 자체보다는 수입 통제와 공급망 관리 제도가 미국 기준에 미치지 못한다는 것이 이번 조사의 핵심입니다. 또, 특정 한국 기업이나 특정 제품의 강제노동 연루 사실을 개별적으로 판정한 조치도 아닙니다. 한국 정부의 수입 규제와 공급망 관리 강화를 압박하는 국가 단위의 무역 조치로 보면 되겠습니다.
그런데 이번 관세는 국가마다 적용 방식이 다릅니다. 어떻게 나뉜 겁니까?
네, 중요하게 들여다 봐야 하는 부분입니다. 네, 미국은 조사 대상 60개국 경제권을 크게 세 그룹으로 나눠 관세를 적용했습니다.
먼저 영국과 캐나다, 멕시코, 인도 등 17개국에는 기존 관세에 강제노동 관세 10%를 추가했습니다. 중국과 호주, 브라질, 베트남 등 38개국애는 기존 관세에 12.5%를 추가했습니다. 한국과 일본, 스위스, 타이완, 유럽연합에는 고정된 세율을 일률적으로 추가하지 않고 기존 최혜국대우 관세율을 고려해 총관세율을 맞추는 방식을 적용했습니다. 한국과 일본, 스위스는 총관세율이 12.5%가 되도록 하고, 유럽연합과 타이완은 총관세율이 10%가 되도록 차액만큼 강제노동 관세를 부과합니다.
12.5%의 총관세율을 맞춘다는 것이 정확히 어떤 의미인가요?
말 그대로 기존 최혜국대우 관세와 강제노동 관세를 합한 총관세가 12.5%가 되도록 하는 방식입니다. 그러니까 기존 관세율이 12.5%보다 낮을 경우 차액만큼 강제노동 관세가 붙고요. 기존 관세가 이미 12.5% 이상이면 강제노동 관세는 부과되지 않는 겁니다. 예를 들어서, 어떤 한국산 제품의 기존 관세가 2.5%라면 강제노동 관세 10%가 추가돼 총관세가 12.5%가 됩니다. 또 만약에 기존 관세가 8%인 제품이 있다고 하면, 4.5%가 추가되는 겁니다. 반대로 기존 관세가 15%인 제품에는 강제노동 관세가 추가되지 않습니다. 따라서 12.5%는 추가 관세율이 아니라, 강제노동 관세를 적용한 뒤에 맞추게 되는 최소 총관세율입니다. 그러니까 중국과 같은 나라는 12.5%가 기존 관세에 그대로 추가됩니다. 예를 들어 중국산 제품에 기존 관세가 20%라면 총 32.5%의 관세가 붙게 되는 것이죠.
이번 관세가 모든 물품에 적용되는 것은 아니라고요?
이번 조치는 조사 대상 국가에서 수입되는 대부분의 비면제 품목에 적용되지만 예외도 있습니다.
자동차와 철강처럼 이미 국가안보를 이유로 별도 품목 관세가 적용되는 제품들이 제외됐고요. 일부 식품과 비료, 에너지 제품도 적용 대상에서 빠졌습니다. 따라서 모든 한국산 수출품이 이번 관세의 영향을 받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실제 영향은 품목별로 확인해야 합니다. 기존 미국 관세율이 낮았고, 이번 조치의 예외 품목에 포함되지 않은 제품들이 영향을 크게 받을 수 있습니다. 기존 관세가 0%였던 제품은 최대 12.5%의 강제노동 관세가 새로 붙을 수 있고, 관세가 5%였던 제품은 7.5%가 추가될 수 있습니다. 수익성이 낮거나 가격 경쟁이 치열한 소비재와 중간재의 경우 가격 부담이 커질 수 있습니다. 다만 구체적인 영향은 제품별 관세 분류와 원산지, 기존 관세율에 따라 달라집니다.
관세는 한국 기업이 미국 정부에 직접 내는 겁니까?
법적으로 관세를 납부하는 주체는 미국으로 상품을 들여오는 수입업자입니다. 하지만 미국 수입업자가 비용을 모두 부담하지 않고 한국 수출기업에 납품 가격 인하를 요구하거나 미국 내 판매가격을 올릴 수 있습니다. 결국 부담이 한국 수출기업과 미국 수입업자, 그리고 미국 소비자에게 나뉘어 전가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번 관세가 강제노동 문제 해결에 실제로 도움이 될까요?
미국의 목표는 무역 상대국들이 미국과 유사한 수준의 강제노동 제품 수입 금지 제도를 만들고 집행하도록 압박하는 것입니다.
관세 부담을 피하려는 국가들이 관련 법률을 강화하거나 세관 검사를 확대하고, 기업에 공급망 실사를 요구하도록 유도하겠다는 것입니다. 다만 국가 전체 수출품에 관세를 부과하는 방식이 실제 강제노동 제품을 정확히 가려낼 수 있는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미국은 이미 강제노동으로 생산된 제품의 수입을 금지하고 있지요?
맞습니다. 미국은 거의 한 세기 동안 강제노동으로 생산된 제품의 수입을 법적으로 금지해 왔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중국 신장 지역 제품을 대상으로 한 위구르 강제노동방지법입니다.
미국은 이 법을 2022년 6월부터 시행하고 있는데요. 신장 지역에서 전부 또는 일부가 생산된 제품은 원칙적으로 강제노동과 관련된 것으로 추정하고 미국 수입을 금지합니다. 그런데 이번 조치는 미국 자체의 수입 금지 조치를 넘어, 무역 상대국에도 강제노동 제품을 자국 시장에서 차단하라고 요구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