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비오, 아세안 외교 일정 마무리…러·중 외교 수장과 회담

2026년 7월 23일 메트로 마닐라 파사이에서 열린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외교장관회의 를 계기로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과(사진 왼쪽 가운데)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회담에 참석하고 있다.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이 23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회담을 갖고 아세안(ASEAN) 외교 일정을 마무리했습니다.

아세안 외무장관들은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을 촉구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하며 연례 회의를 폐막했습니다.

루비오 국무장관과 라브로프 외무장관의 대면 회담은 지난해 9월 이후 처음입니다.

미 국무부는 성명에서 두 장관이 약 1시간 동안 회담을 갖고 미·러 관계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식 방안 등을 논의했다고 밝혔습니다.

루비오 장관은 회담 후 기자들과 만나 이번 만남은 "솔직한 대화"였다며, 이어 우크라이나 전쟁을 "무의미한 전쟁"이라고 표현하며 미국은 이 전쟁을 끝내기 위해 건설적인 역할을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협상이 단기간에 타결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루비오 장관은 "평화는 새로운 아이디어와 새로운 접근법에서 나올 것"이라며 “우리는 이를 제시할 준비가 돼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어리석은 전쟁"으로 간주하고 있다고 말하며, 이를 끝내기 위해 미국의 힘과 영향력을 활용할 의지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루비오 장관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국들이 구매해 우크라이나로 무기를 보내고 있다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군사 지원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이란이 러시아로부터 정보를 제공받고 있느냐는 질문에는 "이란이 하는 어떤 행동도, 이란을 돕기 위해 누가 하는 그 어떤 행동도, 어떤 식으로든 미국인을 표적으로 삼는 이란의 능력을 강화시키지 않는다"라고 답했습니다.

러시아 외무부는 회담 뒤 발표한 성명에서 라브로프 장관이 미국의 지속적인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유럽 국가들이 러시아의 '전략적 패배'를 추구하고 있다고 비난했다고 덧붙였습니다.

하지만 러시아 외무부는 라브로프 장관이 분쟁의 정치적·외교적 해결을 위한 모스크바의 의지와 2025년 8월 알래스카에서 열린 트럼프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간의 정상회담에서 제시된 제안에 대한 러시아의 약속을 재확인했다고 전했습니다.

앞서 루비오 장관은 22일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약 90분 동안 회담했습니다.

루비오 장관은 이번 회담에서 오는 9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미국 방문이 “매우 긍정적인 방문”이 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고 말했습니다.

또 최근 남중국해 분쟁 해역에서 발생한 중국과 필리핀 간 충돌에 대해서는 긴장을 고조시키는 행동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중국 외교부는 22일 성명을 통해 올해가 미·중 관계에 있어 “기회의 해”라며 왕 부장이 미국에 중국의 핵심 이익을 존중하고 양국 간 이견을 적절히 관리할 것을 촉구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미국의 부정적인 언행에 대한 중국의 “엄중한 입장”을 전달했다고 설명했지만, 구체적인 문제를 지적하진 않았습니다.

루비오 장관은 또 싱가포르, 베트남, 태국, 캄보디아 외교장관들과도 잇따라 만나 무역과 국방·안보 협력, 첨단기술 분야 협력 등을 논의했습니다.

캄보디아와는 온라인 금융사기 조직 단속을 위한 법 집행 협력도 협의했습니다.

또 태국과 캄보디아에는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의 중재로 체결된 쿠알라룸푸르 평화협정을 지속적으로 이행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루비오 장관은 미국이 중국과의 관계 개선을 추진하더라도 아시아 동맹국들의 이익을 희생시키지는 않을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루비오 장관은 “우리는 중국과 관계를 맺어야 하며, 그 관계가 가능한 한 긍정적이기를 바란다”며 “하지만, 이 지역의 동맹국과 파트너들을 희생시키면서 이루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하며, “우리는 동맹국들을 버리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중동 분쟁에 대해 논평하면서 루비오 장관은 이란이 매일 협상을 “간청”하고 있지만, 반복적으로 합의를 위반하거나 변경하려 했으며, 테헤란은 매일 밤 더 커지는 “대가를 계속 치르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이 테헤란의 방어 원칙을 “눈에는 눈”이라고 묘사한 데 대해 루비오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은 ‘눈에는 머리’다”라며 강경한 대응 방침을 시사했습니다.

또 예멘 후티 반군이 이란에 부추김에 넘어가 사우디아라비아와 상선을 공격하고 있다며 즉각 공격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또 이러한 상황 악화를 “긍정적인 발전이 아니다”라고 평가했습니다.

한편, 아세안 외교장관들은 23일 일정을 마무리하며 국제 원유 수송의 핵심 항로인 호르무즈 해협에서 항행의 자유와 안전한 통행을 촉구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했습니다.

이보다 앞서 필리핀 해안경비대는 중국 해경선이 스카버러 암초 인근에서 어민들에게 연료를 운반하던 필리핀 선박을 향해 물대포를 발사했다고 비난했습니다.

이는 최근 나흘 사이 양국 간 두 번째 충돌입니다.

VOA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