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더불어민주당 등 범여권 의원 96명은 28일 주한 미국대사관에 항의 서한을 전달하고, 미국 정치권이 한국의 기업 규제 문제를 한미 외교·안보 협력과 연계하려 한다며 규탄했습니다. 의원들은 이날 국회 기자회견에서 “범죄 혐의에 대한 수사와 처벌은 주권국가의 고유 권한”이며, 외부 압력으로부터 독립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쿠팡은 미국 델라웨어주에 법인을 두고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된 미국 기업으로, 한국에서 로켓배송 등 각종 상품의 온라인 소매업을 주력으로 하는 한국 내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입니다.
이번 논란은 지난해 11월 발생한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 사건을 계기로 시작됐습니다. 쿠팡에서 대규모 고객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발생하자 한국 정부가 강력한 조사와 함께 고액의 과징금 부과 및 경영진 형사 고발 등을 검토했습니다. 쿠팡의 미국 투자사는 이를 "미국 혁신 기업에 대한 표적 수사 및 차별 대우"라고 반발했습니다.
지난 21일 미 의회 공화당 소속 마이클 바움가트너 하원의원 등 54명의 의원은 한국 정부가 미국 기업들에 대해 차별적이고 정치적 동기의 규제를 하고 있다며 강경화 주미한국대사에게 서한을 보냈습니다. 의원들은 쿠팡에 대한 조사와 제재로 미국 기업이 시장에서 밀려날 경우 테무, 알리바바, 쉬인 등 중국 플랫폼이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한국 측은 국내법에 따른 집행이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한국 외교부는 이번 조치가 국내법에 따른 비차별적 집행임을 강조했습니다. 박일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23일 브리핑에서 한미 정상 간 합의를 충실히 이행 중이라며, 쿠팡에 대한 조사는 국적과 무관하게 적법 절차에 따라 진행되고 있다는 입장을 미 의회에 지속 설명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미 국무부 대변인은 22일 VOA의 질의에 “한국은 글로벌 공급망을 다변화하고 경제안보를 보호하려는 노력에서 중요한 파트너”라며 “미국 경제와 노동자를 보호하고 공동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한국 및 다른 파트너들과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VOA는 한국 의원들의 이번 항의 서한 발송과 관련한 입장을 미 국무부에 문의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