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가 지난 3월부터 대북제재 위반 혐의를 받는 선박을 억류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VOA가 해당 선박의 억류 가능성을 처음 제기한 지 한 달여 만에 한국 정부가 이를 공식 확인한 것입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 위반 혐의를 받는 선박이 한국 정부에 의해 억류 중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한국 외교부는 대북제재 위반 혐의를 받는 프라다(PRADA)호의 억류 여부와 관련한 VOA의 질의에 21일, "(한국) 정부는 프라다호가 과거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 위반 활동에 관여했다는 정보를 바탕으로 지난 3월 평택항에 입항한 해당 선박에 대해 관계부처 합동조사를 진행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정부 조사 결과 프라다호의 안보리 결의 위반 가담 사실이 확인돼 안보리 결의에 따른 후속 조치로 해당 선박을 억류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앞서 VOA는 지난달 선박 위치정보 제공업체 '마린트래픽(MarineTraffic)'과 한국 해양수산부의 선박 입출항 자료를 분석해, 프라다호가 지난 3월 13일 평택항에 입항한 뒤 출항 기록이 확인되지 않았다고 보도했습니다.
특히 해당 선박이 약 4개월 동안 평택항에 머물고 있는 점 등을 근거로 한국 당국이 선박을 조사하거나 억류하고 있을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소피아(SOPHIA)호로도 알려진 이 선박은 지난 5월 미국과 한국, 일본, 영국, 호주 등 10개 나라와 유럽연합(EU) 대외관계청이 발표한 대북제재 이행 공동성명에 언급된 선박입니다.
당시 공동성명은 지난해 12월 유엔 안보리 산하 대북제재위원회에 제재 대상으로 추천된 선박 7척에 대한 신속한 지정을 촉구했는데, 프라다호는 이들 가운데 하나였습니다.
또 민간 분석기관 오픈소스센터(OSC)는 프라다호가 '소피아'라는 이름으로 운항하던 2024년 9월과 12월 북한 남포항에서 석탄을 선적한 정황을 위성사진을 통해 공개한 바 있습니다.
이처럼 대북제재 위반 의혹과 장기간 평택항 체류 사실을 토대로 프라다호의 억류 가능성이 제기된 것인데, 한국 정부가 약 한 달 만에 이를 공식 확인한 것입니다.
다만 한국 정부가 선박을 지난 3월부터 억류하고도 4개월 넘게 이를 공개하지 않은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국제해사기구(IMO) 국제통합해운정보시스템(GISIS)에는 프라다호의 선적국이 탄자니아(잔지바르)로 등록돼 있습니다. 다만 선박 운항 회사는 마셜제도에 소재한 중샹쉬핑(Zhongxiang Shipping)으로 기재돼 있습니다.
프라다호는 지난해 11월에도 한국 부산항에 입항해 약 5시간 머문 뒤 출항한 기록이 있습니다. 당시 러시아 나홋카항을 출발해 부산항에 입항했으며, 다음 목적지는 인도네시아 웨다(Weda)항으로 신고했습니다.
1만730t급 화물선인 프라다호는 2008년 건조된 이후 2020년까지 중국 선적의 '후아타이샨(HUATAISHAN)'호로 운항했습니다. 이후 2024년에는 소피아호로, 2025년에는 현재의 프라다호로 이름을 바꿨습니다.
닐 와츠 전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 위원은 21일 VOA와의 인터뷰에서 선박 억류는 매우 중대한 조치로, 대북제재 위반을 억제하는 강력한 경고 메시지가 된다고 평가했습니다.
닐 와츠 / 전 유엔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 위원
“선박을 억류하는 것은 매우 중대한 사안입니다. 많은 나라가 다른 나라 선박을 억류하는 데 신중한 이유도 그에 따른 파장이 크기 때문입니다. 다른 국기를 달고 있는 선박인 만큼, 사실상 다른 나라의 영토를 압류하는 것에 버금가는 조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와츠 전 위원은 이어 "선주와 운항사들이 불법 활동을 하려 한다면, 이것이 바로 그들이 감수해야 하는 위험이라는 점에서 큰 억지 효과가 있다”면서 “따라서 (이번 조치는) 잠재적인 제재 위반자들과 회피자들에게 강력한 억지 메시지를 보낸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