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법원, ‘북한 IT 노동자 자금세탁’ 연루 가상화폐 일부 몰수 결정

미국 워싱턴 D.C. 연방 법원 (자료사진)

미국 정부가 북한 IT 노동자들의 자금세탁에 연루됐다며 몰수를 요청한 가상화폐에 대해 워싱턴 D.C. 연방법원이 일부 몰수 결정을 내렸습니다. 법원은 공고 절차가 제대로 이뤄진 자산에 대해서만 몰수 대상으로 인정했는데, 절차 보완을 통한 정부의 재신청 가능성은 열어놨습니다. 이조은 기자입니다.

미국 법원이 북한 IT 노동자들의 자금세탁에 연루된 가상화폐 가운데 일부를 몰수하라고 결정했습니다.

워싱턴 D.C. 연방지방법원의 루돌프 콘트레라스 판사는 지난3일 의견서에서 미국 정부의 몰수 신청을 일부 받아들였습니다.

콘트레라스 판사의 의견서에 따르면 법원은 정부가 공고 절차를 제대로 마친 가상화폐 주소 한 곳의 자금은 몰수 대상이 맞다고 판단했으며, 나머지 자산에 대해서는 신청을 기각했습니다.

미국 정부가 공식 웹사이트에 몰수 예정 자산을 공고하면서 가상화폐 주소 한 곳만 적었고, 나머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다만 법원은 정부가 절차를 보완해 다시 신청할 수 있는 형태로 기각했습니다.

미국 정부는 앞서 지난해 6월 이번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가상화폐와 대체불가토큰(NFT) 등 8개 묶음의 자산이 북한 정권을 지원하기 위한 자금세탁 수익이라는 것입니다.

소장에 따르면 이 가운데 몰수가 결정된 주소에는 15만 달러가 넘는 스테이블코인이 모였습니다. 스테이블코인은 가격이 크게 오르내리지 않도록 달러 같은 법정화폐에 가치를 연동시킨 가상화폐입니다. 값이 안정적이어서 송금이나 국제 결제 수단으로 쓰기 쉽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또 북한 IT 노동자들은 위조하거나 부정하게 손에 넣은 신분증으로 국적과 신원을 감춘 뒤 기업에 취업했습니다. 이들을 고용한 기업들은 북한 국적자를 채용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습니다.

미국 정부는 소장에서 미국에 있는 IT 개발업체 두 곳의 사례를 제시했습니다. 북한 IT 노동자들이 이들 업체에서 받은 급여가 여러 가상화폐 주소를 거쳐 북한으로 흘러간 과정을 설명한 것입니다.

이렇게 모인 돈은 북한 국방성 산하 기관 대표 김상만과 조선무역은행 관계자 심현섭에게 전달됐다고 소장은 밝혔습니다.

두 사람은 모두 미국 재무부의 제재 대상이며, 미국 정부는 국무부와 재무부, 유엔 안보리 전문가 패널, 연방수사국(FBI)의 조사 결과를 근거로 이같은 사실을 제시했습니다.

법원은 이 자금이 국제긴급경제권한법(IEEPA) 위반으로 얻은 수익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이번 소송에서는 자산 소유자라고 주장하며 나선 사람이 아무도 없었습니다.

VOA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