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동서남북] 북한, 5000톤급 구축함 '강건호' 동해 배치…김정은 "해군 핵무장화"

  • 최원기

북한 공식 조선중앙통신이 공개한 이 사진. 2026년 9월 6일 북한 원산항에서 구축함 '강건'호의 취역식이 열리고 있다. (로이터 통신이 KCNA를 인용해 공개한 것으로 독립적으로 검증할 수 없음.)

진행자) 북한 주요 뉴스의 배경과 의미를 살펴보는 ‘쉬운 뉴스 흥미로운 소식: 뉴스 동서남북’입니다. 최원기 기자와 함께합니다. 최 기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있습니까?

기자) 오늘은 북한의 5천t급 구축함 강건호가 취역했다는 소식의 배경과 의미를 살펴보겠습니다.

진행자) 북한이 구축함 강건호 취역식을 열었는데,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석했나요?

기자) 네, 참석했습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강건호 취역식은 6일 강원도 원산항에서 열렸는데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취역식에서 연설을 했습니다. 검정색 양복에 하얀 넥타이 차림의 김 위원장은 연설에서 북한 해군의 핵무장화가 실현되고 있다며 동해에 강건호를 배치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김 위원장은 "8개월 뒤 해군 무력 강화의 중요한 계획을 다시 한번 증명해 보이겠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하나씩 짚어보죠. 이번에 취역한 강건호는 지난번 진수식때 물에 빠졌던 군함 아닌가요?

기자) 네, 맞습니다. 강건호는 지난해 5월 청진조선소에서 진수식을 하던 도중, 선체가 기울어져 바다에 빠졌던 바로 그 배입니다. 당시 현장에서 사고를 본 김정은 위원장이 크게 화를 내며 빠른 복구를 지시했는데요. 그후 북한은 한 달 만에 배를 건져 올려 수리를 마친 뒤 시험 운항을 거쳐 이번에 동해함대에 취역시키게 된 것입니다.

진행자) 김정은 위원장은 강건호가 동해에 배치된다는 점을 강조했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기자) 말씀하신 대로 김 위원장은 연설에서 강건호가 동해에 배치된다는 것은 “적들에게 명백한 신호를 보내는 것"이라고 말했는데요. 전문가들은 동해에서 훈련하는 미국과 한국을 견제하기 위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북한 군사 전문가인 한국군사문제연구원 김열수 안보전략실장의 말 들어보시죠.

김열수 / 한국군사문제연구원 안보전략실장
”김정은 위원장이 동해에 위협이 많기 때문에 동해에 배치한다고 했습니다. 한미가 공중훈련이나 해상훈련을 하면 서해에는 제약이 많습니다. 중국이 바로 옆에 붙어 있기 때문이죠. 그래서 주로 동해에서 하는데, 그것을 의식해서 김정은 위원장이 동해에 배치한다고 한 것으로 봅니다.“

진행자) 김정은 위원장은 연설에서 ‘해군의 핵무장화’와 ‘다각화, 실용화’가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는데, 이건 무슨 얘기인가요?

기자) 그것은 지상에서만 발사하던 핵미사일을 이제는 군함이나 잠수함에서도 발사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북한은 수십 기의 핵탄두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대부분 미사일에 장착해 발사하는 구조입니다. 그러나 북한의 미사일 기지는 24시간 미군과 한국군의 철저한 감시를 받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유사시에는 한국군과 미군이 북한 미사일 기지를 순식간에 파괴할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그러나 군함에 핵무기를 실으면 얘기가 달라집니다. 군함은 바다 위를 떠다니기 때문에 감시가 쉽지 않습니다. 북한으로서는 지상 핵기지가 한미 연합전력에 의해 공격받더라도, 바다에 있는 구축함에서 핵으로 보복 타격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의미입니다.

진행자) 김정은 위원장 연설에서 특히 눈길을 끈 것이 "8개월 뒤 또 다른 중요 계획이 완성된다"는 대목인데, 이건 어떻게 봐야 할까요?

기자) 주목할 만한 발언입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구체적으로 어떤 계획인지는 밝히지 않았는데요. 전문가들은 북한이 추진 중인 핵추진잠수함과 관련된 것이 아니겠느냐고 보고 있습니다. 다시 김열수 안보전략실장의 말 들어보시죠.

김열수 / 한국군사문제연구원 안보전략실장
”크게 보면 2가지 플랫폼을 생각할 수 있는데요. 하나는 5천 톤급 구축함을 보여주거나, 두 번째는 8천700톤급 핵추진잠수함을 실제로 진수하는 것을 보여주지 않겠나.“

진행자) 실제로 북한이 얼마 전에 핵추진잠수함을 슬쩍 공개하지 않았나요?

기자) 그렇습니다. 북한은 지난해 12월 약 8천700톤급으로 추정되는 핵추진 전략유도탄잠수함의 건조 모습을 공개했습니다. 다만 당시에는 선체가 공개됐을 뿐, 실제로 원자로와 추진체계가 어느 정도 완성됐는지, 언제 진수할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북한이 구축함을 연달아 만들고, 또 핵추진잠수함도 추진하고 있는데요. 이 정도라면 배후에 러시아의 지원이 있다고 봐야 하는 것 아닙니까?

기자) 그렇게 보는 시각이 많습니다. 북한이 과거보다 훨씬 크고 복잡한 구축함과 핵추진잠수함을 빠른 속도로 건조하고 있습니다. 북한이 자체 기술만으로 선박 설계, 전자장비, 무기, 엔진 등 모든 것을 해결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고, 북러 협력이 강화된 만큼 러시아로부터 기술 지원을 받았을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

진행자) 북한이 최현호에 이어 강건호까지 구축함 두 척을 건조해 실전 배치했습니다. 한국이나 미국의 구축함과 비교하면 어느 정도 수준이라고 볼 수 있습니까?

기자) 우선 북한의 최현급 구축함은 약 5천 톤급, 길이 145미터 정도로 북한 해군으로서는 상당히 큰 군함입니다.

하지만 한국이나 미국의 구축함과 단순히 숫자로 비교하기는 어렵습니다. 예를 들어, 미국의 알레이 버크급 이지스 구축함은 1만 톤에 가까운 규모이고, 한국 해군의 KDX-III급(세종대왕급) 구축함도 약 1만 톤급입니다. 무엇보다 한국과 미국 구축함은 이지스 레이더와 통합전투체계, 대공·대잠전 능력, 장거리 미사일 운용 능력, 그리고 오랜 기간 축적된 실전 운용 경험을 갖고 있습니다. 북한의 최현급 구축함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는 얘기입니다. 따라서 현재 최현호, 강건호 두 척이 한국이나 미국의 이지스 구축함과 동급이라고 보기는 어렵지만, 북한 해군의 전력이 과거와는 질적으로 달라지고 있다는 점은 분명합니다.

진행자) 조금 다른 얘기인데요. 북한 TV를 보니까 김정은 위원장이 취역식이 열리는 원산항에 배를 타고 가던데, 개인용 요트일까요?

기자) 공개된 북한 TV를 보면 김정은 위원장이 부인 리설주, 딸 김주애와 함께 요트를 타고 원산항에 도착하는 모습이 나오는데요. 원산 근처에는 김 씨 일가의 별장인 ‘원산 특각’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자주 이용하는 원산 특각 주변에는 요트와 수상스포츠 시설, 선착장 등이 마련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따라서 김정은 위원장이 원산의 특각에서 머물다가 요트를 타고 취역식장으로 이동했을 가능성은 충분히 있습니다.

진행자) 북한의 신형 구축함 강건호가 취역했다는 소식의 배경과 의미를 살펴봤습니다. 최원기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