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주요 뉴스의 배경과 의미를 살펴보는 ‘쉬운 뉴스 흥미로운 소식: 뉴스 동서남북’입니다. 최원기 기자와 함께합니다. 오늘은 어떤 소식이 있습니까.
기자) 북한에서 40도가 넘는 폭염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는 소식,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북한이 ‘불가마 폭염’을 겪고 있다는 얘기인데, 얼마나 덥나요?
기자) 북한 전역에 습하고 무더운 폭염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북한의 수도 평양은 4일 낮 최고기온이 35도를 기록했고, 일부 지역은 40도에 이르는 폭염을 겪고 있습니다. 북한 기상수문국은 평양과 중부 이남 지역에 '무더위 주의경보'와 '고온 주의경보'를 잇달아 발령했습니다.
진행자) 밤에도 잠을 이룰 수 없는 ‘열대야’ 현상도 계속되고 있다면서요?
기자) 네, 열대야란 해가 지고 밤이 되어도 기온이 25도 아래로 떨어지지 않는 것을 말하는데요. 평양 열대야는 지난달 27일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조선중앙-TV는 평양, 황해도, 자강도에서는 낮 최고기온이 35~40도에 달하는 극한 폭염과 함께 열대야 현상이 8월 중순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보했습니다.
진행자) 이렇게 폭염이 계속되면 열사병, 일사병 같은 온열 질환자가 발생하지 않나요?
기자) 그럴 공산이 큽니다. 북한 언론은 구체적인 온열질환자 숫자는 밝히지 않고, 다만 온열질환 예방법을 안내했는데요. 노동신문은 2일 전문가 인터뷰를 통해 더운 날씨에 건강에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수박·녹두·오이 등 더위 해소에 좋은 식품과 단고기(개고기)국과 어죽, 팥죽 등 영양가가 높은 음식을 섭취하라고 권했습니다. 또 고온다습한 환경에서 과도한 운동이나 야외 활동을 삼가고, 체온이 높아지는 등 이상 증상을 보이는 환자는 서늘한 곳에 옮겨 눕히고 찬물찜질 등으로 안정시키되 심한 경우 병원에 후송하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북한에서는 아직도 여름철에 단고기(개고기)를 먹는군요. 30도 이상의 폭염이 이렇게 계속되면 에어컨 냉방이 된 실내에 있는 것이 최선일 것 같은데, 북한에 에어컨이 많나요?
기자) 북한에서는 에어컨을 ‘냉풍기’ 또는 ‘공기조절기’라고 부르는데요. 탈북민들은 집에 냉풍기를 가진 사람들은 1%가 안 될 것이라고 말합니다. 평안남도 평성에 살다가 2011년 한국에 입국한 탈북민 조충희 씨입니다.
조충희/탈북민
“1만 가구 중의 1가구에 에어컨에 설치돼 있을 수 있고, 특히 평양의 고위층이 사는 아파트를 제외하고는 에어컨이라는 말도 모르는 사람들이 많거든요.”
진행자) 날씨가 이렇게 더우면 에어컨을 사서 집에 설치하면 될 것 같은데요.
기자) 평양 외화상점에 가면 중국산 소형 벽걸이 에어컨을 살 수 있다고 합니다. 다만 그 가격이 700~800달러 정도인데, 현재 환율이 1달러에 6만5천 원입니다. 그렇다면 에어컨 한 대를 사려면 북한 돈으로 4천550만 원 이상이 필요하다는 얘기인데, 일반 주민들에게는 엄청난 돈입니다. 또 에어컨을 장만한다고 해도 전기가 하루에 몇 시간 들어오지 않습니다. 따라서 일반 주민들에게 에어컨은 ‘그림의 떡’이라는 겁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냉풍기, 에어컨이 설치된 곳이 별로 없겠네요.
기자) 그렇다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김정은 위원장 집무실이 있는 평양의 노동당 본부 청사, 주요 정부 부처, 고위 간부 사무실, 고려호텔, 양각도호텔 같은 외국인 전용 시설, 외화상점, 주요 문화 시설 등에는 에어컨이 설치되어 있다고 합니다. 다만 일반 공장과 기업소, 지방 관공서, 학교, 상업 시설 등 대다수 건물은 여전히 에어컨이 없고 선풍기나 자연 환기에 의존하는 실정입니다.
진행자) 참고로 한국의 에어컨 보급률은 어느 정도입니까?
기자) 한국은 사실상 거의 모든 가구에 최소 1대 이상의 에어컨이 설치되어 있어, 냉장고나 세탁기와 같은 수준의 ‘필수 가전’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와 정부 통계에 따르면 한국의 에어컨 보급률은 98%로 일본(91%)과 미국(90%)을 제치고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참고로 유럽의 평균은 약 20% 수준입니다.
진행자) 북한 조선중앙TV는 2일 평양 문수물놀이장과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 해수욕장 모습을 공개했는데, 북한에도 폭염에 물놀이를 즐기는 사람들이 많다고 봐야 할까요?
기자) 탈북민들은 북한 당국이 공개한 사진을 기준으로 북한의 현실을 판단해서는 안 된다고 말합니다. 다시 탈북민 조충희 씨의 말 들어보시죠.
조충희/탈북민
“실질적으로 문수 물놀이장이나 갈마 해수욕장, 송도원 해수욕장 같은 경우는 입장료가 너무 비싸서 돈 없는 일반 주민들은 들어갈 생각도 못 합니다. 그러니까 그 사진은 정확히 선전용 사진으로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진행자) 끝으로 폭염이 언제쯤 물러날까요?
기자) 한국 기상청은 8월 15~20일을 전후로 북태평양고기압이 서서히 약화되면서 40도에 육박하는 폭염은 한풀 꺾일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이어 8월 23일을 전후해 찬 공기 유입이 원활해지면서 열대야가 사라지고,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불기 시작할 것이라고 예보했습니다.
진행자) 지금까지 폭염이 기승을 부리고 있는 북한의 이모저모를 살펴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