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행자) 북한 주요 뉴스의 배경과 의미를 살펴보는 '쉬운 뉴스 흥미로운 소식: 뉴스 동서남북'입니다. 조상진 기자와 함께합니다. 오늘은 어떤 소식 있습니까?
기자) 오늘은 북한의 군수산업, 즉 무기 만드는 공장들이 실제로 얼마나 돌아가고 있는지에 대한 분석을 전해드리겠습니다. 한국개발연구원(KDI)가 발표한 '북한경제리뷰' 7월호에 실린 연구입니다.
진행자) 북한 무기 공장들이 얼마나 활발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건가요?
기자) 보고서에 따르면 김정은 집권 이후 북한 군수산업 가동률이 30% 안팎이라고 추정했습니다. 가동률은 역대 최대 무기 생산 시점을 기준으로 지금 얼마나 돌리고 있는지를 나타내는데, 현재가 그 정도 수준이라는 겁니다.
진행자) 30%면 어떻게 봐야 하는 수치인가요?
기자) 역사적으로 보면 낮지 않은 편입니다. 1990년대 초반이 40% 안팎이었고, 대규모 아사가 있었던 '고난의 행군' 시기엔 20%대 초반까지 떨어졌습니다. 열악한 경제 사정을 감안하면 지금 30%는 북한이 어려운 상황 속에서 오히려 상당한 군사적 노력을 쏟아붓고 있다는 게 보고서의 분석입니다.
진행자) 이 수치는 어떻게 계산된 건가요?
기자) 물론 북한의 군수 공장들을 직접 들여다볼 수 없기 때문에 간접 추정 방식으로 계산된 수치입니다. 북한의 전력 가동률이 과거 무기 생산액 증감과 비슷하게 움직인다는 점에 착안해서 전력 데이터로 군수산업 가동률을 역산한 건데요. 그래서 30%라는 숫자는 확정된 사실이 아니라 추정치로 볼 수 있는 것입니다.
진행자) 그런데 최근 북한이 러시아에 무기를 대량으로 제공해주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지 않습니까? 그런 상황이라면 가동률이 30% 정도밖에 안 된다는 게 좀 의아하긴 한데요.
기자) 그렇게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여기서 두 가지를 좀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는데요. 가동률은 '최대 능력 대비 몇 %를 돌리느냐'이고, 실제 생산량은 별개입니다. 미국의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지난 3월 갱신한 ‘북-러 협력 추적 자료’에 따르면, 북한과 러시아는 2024년 포괄적 전략 동반자 조약 이후 사실상 안보 동맹으로 묶이면서 북한이 러시아에 탄약과 미사일을 대량 공급해 왔다고 분석했습니다. KDI 보고서도 북한이 러시아에 지원한 무기와 물자를 다시 채워 넣는 보충 생산 부담이 상당했을 것으로 봤는데요. 절대 생산량은 크게 늘었지만, 그래도 전체 설비 기준으로 볼 때는 30% 수준이라는 평가인 겁니다.
진행자) 그런데 실제로 북한이 러시아에 넘긴 무기 규모는 어느 정도로 파악됩니까?
기자) 우크라이나 군 정보당국(HUR)의 추정을 미국기업연구소(AEI)가 정리한 자료를 보면, 북한은 지난해 7월까지 약 1천200만 발, 올해 3월까지는 약 1천500만 발의 포탄을 러시아에 넘긴 것으로 추정됩니다. 우크라이나 정보당국은 북한의 연간 포탄 생산능력을 100만에서 200만 발 수준으로 보고 있습니다.
진행자) 가동률은 30%인데 수출은 그렇게 많다는 게, 여전히 잘 이해가 안 되는데요?
기자) 두 숫자는 서로 다른 걸 재는 겁니다. 가동률은 최대 능력 대비 몇 %를 돌리느냐이고, 수출량은 실제로 얼마나 만들어 내보냈느냐입니다. 그러니까 북한은 전체 설비의 30% 정도만 돌리면서도, 그 물량 상당 부분을 러시아로 보내고 있는 셈입니다. 바꿔 말하면, 지금 북한 군수공장은 내수보다 러시아 수출에 우선순위를 두고 돌아가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합니다.
진행자) 그럼 앞으로 이 가동률은 어떻게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까?
기자) KDI는 가동률이 오히려 더 떨어져 2050년에는 21%까지 내려갈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핵심 원인은 전력인데요. 북한은 전력의 약 60%를 수력발전에 의존하는데, 시설이 낡아 발전 효율이 계속 떨어지고 있습니다. 전기가 부족하면 무기 공장도 제대로 돌리지 못하기 때문에 가동률이 떨어지는 것은 불가피하다는 지적입니다.
진행자) 설비를 고치면 가동률이 올라가지 않을까요?
기자) 북한의 경우는 그것이 어렵다는 게 중론입니다. 노후 시설을 개보수하려면 외부의 자본과 기술이 필요한데, 국제사회의 제재 때문에 이 같은 통로가 사실상 막혀 있다는 겁니다. 제재가 북한의 장기적인 군수 생산 능력을 조여오고 있다는 얘깁니다.
진행자) 이 분석이 안보 측면에서 시사하는 바는 뭡니까?
기자) 보고서는 북한이 전력 문제 때문에 우크라이나 전쟁처럼 여러 해 이어지는 장기전에는 취약할 것이라고 봤습니다. 따라서 만약 전쟁이 벌어진다면, 북한은 장기전을 감당하기 어려운 만큼 초반에 화력을 집중해 전쟁의 주도권을 빠르게 쥐려 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길게 끌기보다 짧고 강하게 끝내려 할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와 한국 정부는 북한의 군수 산업 현황, 또 북러 군사협력에 대해 어떤 입장입니까?
기자) 미국은 북러 군사협력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2024년, 유엔 대북제재 전문가패널이 러시아의 거부권으로 해체되자, 한국·일본 등 11개국과 함께 '다국적 제재 모니터링팀(MSMT)’를 만들었습니다. 이 팀이 지난해 5월 낸 첫 보고서는 북한의 대러시아 무기 이전과, 그 대가로 이뤄진 러시아의 대북 군사기술 이전을 유엔 제재 위반으로 지목했습니다. 올해 1월에는 미국 국무부 당국자가 유엔에서, 2023년 이후 북한이 러시아에 탄도미사일 수십 발을 불법으로 넘겼고, 러시아가 이를 우크라이나 민간 지역 공격에 사용했다고 밝혔습니다. 한국 외교부는 지난 3월, 북한과 러시아의 군사협력을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자 한국 안보에 대한 위협으로 규정하고, 그 추이를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한국 국방부 국방정보본부는 북한이 나진항을 통해 러시아로 보낸 컨테이너가 약 2만 개에 이르며 152mm 포탄으로 가득 찼다면 최대 940만 발 분량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지금까지 북한 군수산업 가동률 분석과 그 함의를 짚어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