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의 사이버보안 당국과 경찰이 북한 IT 노동자들이 가짜 신원과 인공지능 AI 기술 등을 이용해 뉴질랜드 기업에 취업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습니다. 이들은 해외에서 원격으로 근무하면서 북한 정권의 외화 수익을 창출하고, 기업의 민감한 내부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위험이 있는 것으로 지적됐습니다. 조진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뉴질랜드 국가사이버보안센터(NCSC)와 경찰은 1일 북한의 정보기술 IT 노동자들의 위장 취업 수법과 기업들의 대응 방안을 담은 공동 권고문을 발표했습니다.
뉴질랜드 당국은 북한이 전 세계에 수천 명의 숙련된 IT 노동자를 파견해 활동시키고 있으며, 이들은 주로 소프트웨어 개발과 웹사이트 디자인, 그래픽 디자인 등의 분야에서 일자리를 구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이들이 벌어들이는 수익은 북한 정권의 핵무기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에 사용될 수 있으며, 유엔 제재를 회피하는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권고문에 따르면 북한 IT 노동자들은 주로 중국과 라오스, 러시아 등에서 활동하면서, 가상사설망(VPN)과 원격 데스크톱 프로그램 등을 이용해 자신의 실제 위치를 숨기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또한 도난당하거나 구매한 신원을 이용해 가짜 이력서와 추천서를 만들고, 인공지능(AI)를 활용해 면접 과정에서 신원을 속이는 사례도 확인됐습니다.
특히 북한 IT 노동자들은 뉴질랜드 현지인을 포섭해 자신의 신원과 위치를 숨기기도 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현지인의 주소로 회사 노트북을 대신 수령하게 한 뒤 해당 장비에 원격으로 접속해 뉴질랜드 내에서 근무하는 것처럼 위장하는 방식입니다.
또 급여는 뉴질랜드 현지인의 은행 계좌로 받은 뒤 이를 북한 IT 노동자에게 전달하도록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고 당국은 밝혔습니다.
뉴질랜드 당국은 여러 개의 온라인 계정을 사용하거나, 화상 면접을 거부하고 AI를 이용해 얼굴을 가리는 경우 등을 의심 신호로 제시했습니다.
또 신분증과 이력서의 정보가 일치하지 않거나, 다른 주소로 회사 장비를 보내달라고 요구하고 암호화폐나 제3자 계좌를 통한 급여 지급을 요구하는 경우에도 주의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뉴질랜드 당국은 기업들에게 채용 과정에서 신원과 근무 위치를 철저히 확인하고, 원격 근무자의 장비와 민감정보 접근 권한도 관리할 것을 권고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 IT 노동자의 활동으로 의심되는 사례를 발견할 경우 관계 당국에 신고할 것을 당부했습니다.
실제로 뉴질랜드에서는 지난 9월24일 한 대기업에 위장 취업한 북한 IT 노동자가 회사의 민감한 정보를 확보한 뒤 돈을 요구한 사례가 공개된 바 있습니다.
해당 노동자는 가짜 신원정보를 사용하고 현지인의 도움을 받아 회사 노트북에 원격으로 접속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앞서 미국에서도 북한 IT 노동자의 신원 도용 사례가 잇따라 적발됐습니다.
미국 법무부는 지난 4월 북한 IT 노동자들이 미국 기업 100곳 이상에 취업하도록 도운 사건과 관련해, 최소 80명의 미국인 신원이 도용됐고 북한 측에 500만 달러 이상의 불법 수익이 전달됐다고 밝혔습니다.
미국과 한국 등 11개국이 참여하는 다자제재모니터링팀(MSMT)도 지난 7월 북한의 해외 IT 노동자를 통한 제재 회피에 대한 경계를 촉구했습니다.
VOA뉴스 조진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