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법원, 개성공동연락사무소 폭파 북한에 배상 판결..북 상대 한국 정부 첫 소송

북한이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한 직후 화염이 일어나고 있는 모습 (AFP)

남북한 정상 간 합의로 지난 2018년 문을 열었던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일방적으로 폭파한 북한 정부는 한국 정부에 446억여원(미화 3천290만 달러)을 배상해야 한다는 한국 법원의 판결이 나왔습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 46부는 16일 대한민국 정부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정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 소송에서 이같이 판결했습니다.

이번 소송은 개인이 아닌 한국 정부가 북한 정권을 상대로 낸 첫 소송으로, 소송이 제기된 지 3년 3개월만에 승소 판결이 나왔습니다.

앞서 한국 통일부는 지난 2023년 6월 연락사무소 폭파의 손해배상청구권의 소멸시효(3년)를 중단하고 국가채권을 보전하기 위해 북한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었습니다.

통일부는 국유재산 손해액을 연락사무소 청사에 대해 102억5천만원, 인접한 종합지원센터에 대해 344억5천만원 등 447억원으로 집계했습니다.

재판부는 이번 판결에서 원고인 한국 정부가 청구한 446억2천641만722원 전액을 그대로 인용했지만, 구체적인 판결 이유는 설명하지 않았습니다.

지난 2018년 문재인 당시 한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4·27 판문점 선언에 따라 그 해 9월 개성에 문을 연 남북공동연락사무소는 문재인 정부 대북정책의 상징이었습니다.

연락사무소는 이후 남북 간 교섭 및 연락, 민간교류 지원, 왕래 인원 편의 보장 등의 역할을 수행했지만 2019년 2월 하노이 미북 정상회담이 결렬로 끝난 이후에는 남북 연락사무소장 회의가 중단됐고, 이듬해 1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가 발생하면서 남한 측 인력이 철수했습니다.

북한은 이후 일부 탈북민 단체의 대북 전단 살포를 문제 삼으며 이에 대한 반발 및 대응 차원에서 2020년 6월 16일 연락사무소 건물을 일방적으로 폭파했습니다.

한편 한국 법원은 북한에 소송이 제기된 사실을 알릴 방법이 없어 소장을 공시송달하는 방식으로 재판을 진행했습니다.

공시송달은 소송 서류를 전달할 수 없을 때 법원이 게시판이나 관보 등에 송달할 내용을 게재한 뒤 내용이 전달된 것으로 간주하는 절차입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북한 당국이 한국 법원의 이번 판결을 이행할 가능성은 전혀 없으며, 법원이 이를 강제할 수단 또한 없는 상태입니다.

이런 가운데 한국 통일부는 이날 “법원의 판단을 존중하며, 필요한 조치를 검토해 나가겠다”면서, “남북대화가 재개되어 모든 남북 간 문제가 대화와 협력을 통해 해결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