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표현의 자유, 모든 인간이 누릴 권리...국가안보 위해 규제할 수도”

북한이 탈북민 단체의 대북전단 살포와 남한 정부의 대응을 강하게 비난하는 가운데, 노동계급과 직맹원들의 항의군중집회가 지난 7일 개성시문화회관 앞마당에서 진행됐다.

탈북민들의 대북 전단 살포를 둘러싸고 한국 내에서 논란이 커지면서 `표현의 자유권’이 새삼 주목받고 있습니다. 유엔 인권법은 의사 표현의 자유는 모든 인간이 누릴 권리라고 강조하면서도, 국가안보와 공공질서 등 매우 제한적 상황에서는 이를 규제할 수 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통일부가 10일 북한 주민들에게 전단을 통해 외부 정보를 보내온 탈북 단체 2곳을 남북교류협력법 위반 혐의로 고발하면서 정부 조치와 별개로 표현의 자유 침해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가 지역 주민의 안전과 남북 합의 등을 고발의 이유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국제 인권단체들과 탈북민들은 전단 논란이 커진 근본 이유는 북한 당국이 주민의 표현의 자유를 존중하지 않기 때문이라며, 이 사안의 개선이 먼저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표현의 자유는 유엔총회가 1948년 채택한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권리를 보장하는 세계인권선언 19조에 명시된 것으로, ‘모든 사람은 의사 표현의 자유를 누릴 권리가 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유엔인권기구(OHCHR)는 시민적·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 19조에 근거해 모든 사람이 간섭없이 자신의 의견을 지닐 권리가 있고, 국경에 관계없이 모든 매체를 통해 정보와 사상을 구하고 받아들이고 전파할 권리가 있다고 강조합니다.

2016년 3월 천안함 피격 6주기를 맞아 탈북자들이 날린 풍선 안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비난하는 전단지들이 보인다. (자료사진)

아울러 유엔의 9개 국제규약이 표현의 자유권을 명시하고 있고, 모든 나라는 의견과 표현의 자유를 보호하고 증진할 의무가 있으며, 이에 대한 권리는 절대적이며 제한될 수 없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유엔 인권기구] “States have a duty to promote and protect the free exercise of the right to freedom of opinion and expression. The right to freedom of opinion is absolute and cannot be restricted.”

데이비드 케이 유엔 표현의 자유 담당 특별보고관은 올해 세계 언론자유의 날을 맞아 연 화상회견에서 개인의 자유로운 정보 접근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습니다.

[녹취: 케이 특별보고관] “we should be asking, in my view is, what are government's doing to provide information to the public. To what extent are governments, making it easy for people to gain access to information, not just about politics, and other matters of public interest

우리는 정부가 대중에게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질문해야 하고, 국민이 정치뿐 아니라 다른 공익 정보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정부가 어떤 범위의 노력을 하는지 물어야 한다는 겁니다.

유엔은 전 세계 모든 개인이 이런 표현의 자유를 누릴 때 개인은 물론 국가의 지속적인 발전도 가능하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유엔은 동시에 시민적·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협약 19조 3항에 따라 매우 제한적 환경을 전제로 정부가 표현의 자유를 제한할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유엔 인권기구] “However, States may restrict the right to freedom of expression under very limited circumstances. According to article 19(3) of the ICCPR, any restriction must be: • provided by law;”

2010년 북한자유주간 행사의 일환으로 서울역에서 열린 '북한자유주간 국민집회'에서 참가자들이 북한 주민의 자유와 인권 보장을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타인의 권리나 신용의 존중, 국가안보, 공공질서, 공중보건 또는 도덕적 보호 목적에 한정해 법률로 규정한 경우 표현의 권리를 제한할 수 있다는 겁니다.

한국 정부가 탈북 단체들의 대북 전단 살포를 규제하며 국내 공공복지와 지역주민 안전 등을 위해 필요한 경우 전단 살포를 제한할 수 있다는 대법원의 판례를 제시한 것도 이 조항에 근거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한국 헌법도 모든 국민이 언론, 출판, 집회, 결사 등 표현의 자유를 가진다고 명시하면서도, 이런 자유와 권리는 국가안전보장·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를 위해 필요한 경우 법률로 제한될 수 있다고 37조 2항에서 지적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유엔 북한인권 조사위원회(COI)가 최종보고서에서 북한 당국이 주민의 언론과 표현, 정보, 결사의 자유를 완전히 부정하고 있다며 대응 조치를 촉구한 상황에서, 한국 정부가 민간단체의 대북 정보 유입 활동을 막는 데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북한인권위원회의 그레그 스칼라튜 사무총장은 VOA에, 한국 정부는 남북관계 발전을 위해 대북 정보 유입을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스칼라튜 총장] “우리가 밖에서 북한 주민들을 지원하려면 정보 유입보다 더 중요한 게 없습니다. 대한민국 정부가 그런 작업을 중단하면 앞으로 한반도의 평화로운 통일, 남북한 주민들의 화해는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