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 설문조사 “최악의 적 1위 중국, 2위 러시아, 3위 북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해 6월 주요 20개국 정상회의가 열린 일본 오사카에서 회담했다.

미국의 한 여론조사에서 미국인들이 생각하는 `최악의 적’은 중국인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러시아와 북한이 그 뒤를 이었습니다. 코로나 팬데믹 국면에서 실시된 다른 여론조사에서도 중국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높아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오택성 기자입니다.

미국인들이 꼽은 최악의 적은 중국으로 나타났습니다.

미 ‘폭스 뉴스’가 지난 21일 미국 유권자 약 1천200명을 상대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오늘날 미국의 최악의 적은 어느 나라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36%가 중국을 꼽았습니다.

러시아와 북한은 각각 18%와 16%로 그 뒤를 이었고, 이란은 7%로 4위에 올랐습니다.

중국을 최악의 적으로 밝힌 비율은 특히 공화당 지지 성향 응답자들 사이에서 높았습니다.

공화당 지지자들의 54%가 중국을 최악의 적으로 꼽은 반면, 민주당 지지자들은 20%에 그쳤습니다.

북한에 대해서는 공화당과 민주당 지지자들이 각각 13%와 15% 비율로 최악의 적으로 꼽았습니다.

북한을 최악의 적으로 선택한 응답자는 대학 이상을 졸업한 백인 여성이 21%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습니다.

지난해 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2차 정상회담이 열렸다.

이밖에 최근 다른 여론조사들에서도 `폭스 뉴스’의 조사와 비슷한 결과가 나타나고 있는데,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갈수록 고조되고 있는 미국과 중국의 갈등과 대립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폭스 뉴스’ 보다 며칠 앞서 발표된 ‘이코노미스트’ 여론 조사에서는 코로나 국면에서 미국인들의 중국에 대한 신뢰도가 얼마나 낮은 상태인지가 드러났습니다.

미국인 1천 500 명이 참여한 이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64%가 중국의 (잘못된) 대응 때문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세계적 대유행으로 이어졌다고 응답했습니다. 그렇지 않다고 응답한 사람은 15%에 그쳤습니다.

비슷한 시기 나온 정치전문 매체인 ‘폴리티코’ 여론조사에서는 48%가 코로나 사태의 책임이 중국에 있다고 대답한 반면, 미국에 책임이 있다고 답한 응답자는 38%로 10%포인트 낮았습니다.

지난 4월 실시된 ‘퓨리서치센터’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인들의 중국에 대한 부정적 견해는 최근 들어 더욱 두드러졌습니다.

이 여론조사에서는 응답자의 66%가 중국에 비판적인 견해를 갖고 있다고 밝혔는데, 이는 지난 2018년 같은 조사에서 나타난 47% 보다 크게 증가한 수치입니다.

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 대해서도 응답자의 71%가 “신뢰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코로나 사태 초기인 지난 2월 실시된 갤럽 여론조사에서도 중국에 대해 부정적 견해를 밝힌 응답자는 67%로, 전년에 비해 10%포인트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VOA뉴스 오택성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