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언제 어디서든 만날 용의"

문재인 한국 대통령이 18일 청와대에서 신년 기자회견을 했다.

문재인 한국 대통령은 오늘(18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언제, 어디서든 만날 용의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문 대통령은 또 조 바이든 차기 행정부가 북한 문제를 외교문제의 우선순위에 두도록 미국과의 소통을 강화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문재인 한국 대통령은 18일 청와대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한국 답방은 남북간 합의된 사항”이라며 “언젠가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다만 답방이 꼭 먼저여야 한다고 고집하진 않겠다며 김 위원장과 대면, 비대면을 포함해 만남의 형식이나 장소, 시간에 구애받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습니다.

[녹취: 문재인 대통령] “저는 언제 어디서든 김정은 위원장과 만날 용의가 있고 그렇게 남북 정상간 만남이 지속되다 보면 그렇게 해서 더 신뢰가 쌓이게 되면 언젠가 김정은 위원장이 남쪽을 방문하는 답방도 이뤄지게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문 대통령은 또 “김 위원장의 평화에 대한 의지, 대화에 대한 의지, 비핵화에 대한 의지는 분명히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한국 정부 산하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 조한범 박사는 김정은 위원장이 8차 당 대회를 통해 핵무력 증강계획을 밝히면서 대남 경고 메시지를 발신했는데도 불구하고 문 대통령이 추가적인 정상회담에 대한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평가했습니다.

[녹취: 조한범 박사] “어떤 형태로든 비대면, 대면 또 비대면도 형식이 여러 가지가 있다고 말했거든요. 그러니까 추가 정상회담에 대한 의지는 강하게 표현했다. 그러나 여러 가지 대북 제재나 바이든 행정부 출범이나 북한의 이번 전술핵무기라고 하는

새로운 대남 경고성 또는 경우에 따라선 상당히 위험한 발언을 북한이 했기 때문에 파격적인 양보나 이런 것은 없었다고 봐야죠.”

문 대통령은 또 북한 문제를 풀기 위해 출범을 눈앞에 둔 조 바이든 미국 차기 행정부와의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각급의 소통을 통해서 한국 정부의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바이든 새 행정부의 안보라인이 이해할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문재인 대통령] “북한 문제가 충분히 미국의 바이든 정부의 외교정책에 있어서 여전히 우선 순위를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또 그렇게 될 수 있도록 여러가지 미국과의 교류를 강화하면서 미국과 함께 협력해 나가겠습니다.”

문 대통령은 “과거 김대중 정부 시절 미국 민주당 정부와 잘 협력해나갔고, 그 때 남북관계에서도 큰 진전을 이뤘던 경험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민간 연구기관인 한국 국가전략연구원 신범철 외교안보센터장은 북한의 도발을 자제시키려는 의도도 함께 깔린 발언으로 해석했습니다.

[녹취: 신범철 센터장] “바이든 행정부가 국내 문제에 우선순위를 갖고 있다, 모두가 그렇게 평가를 하기 때문에 결국 우선순위를 높이겠다는 것은 북한에도 도발하지 말고 대화할 때까지 기다려라 하는 메시지를 줬다고 봐야죠.”

문 대통령은 이와 함께 북 핵 문제를 푸는 실마리로 2018년 미-북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싱가포르 선언’을 강조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바이든 행정부가 ‘싱가포르 선언’에서 다시 시작해 보다 구체적인 방안을 이루는 대화와 협상을 해 나간다면 좀 더 속도감 있게 미-북 대화와 남북대화를 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종전 선언과 관련해선 “비핵화 대화 과정에 있어서나, 평화구축 대화 과정에 있어서나 굉장히 중요한 모멘텀이 될 수 있다”며 “바이든 정부가 취임하면 다양한 소통을 통해 이 구상을 미국 측에 설명하고, 또 설득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종전 선언을 미-북 대화 재개의 입구로 삼고자 하는 기존 접근법을 지속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겁니다.

박원곤 한동대 국제지역학과 교수입니다.

[녹취: 박원곤 교수] “싱가포르 회담을 강조하는 것은 그 정신으로 돌아가자는 게 가장 큰 틀이고 구체적인 내용으로 보면 북-미 관계 개선, 한반도 평화 개선 상황, 그리고 북한 비핵화 그 세 가지를 같이 논의하면서 이끌어가자 그것을 위한 첫 수순으론 종전 선언과 스몰딜 그런 것들을 행하자는 뜻이 담겨있는 거죠.”

문 대통령은 오는 3월 연례 미-한 연합군사훈련 재개 문제에 대해선 연합훈련이 방어적 성격의 훈련임을 강조하면서도 남북군사공동위원회를 통해 북한과 협의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문재인 대통령] “남북간에는 이런 한-미 합동 군사훈련에 대해서 남북군사공동위원회를 통해서 논의를 하게끔 그렇게 합의가 돼 있습니다. 필요하면 남북군사공동위원회를 통해서 북한과 협의할 수 있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문 대통령의 발언은 김정은 위원장이 8차 당 대회를 통해 남북간 본질적인 문제로 미-한 연합훈련 문제를 거론한 데 대한 반응으로, 2018년 맺은 9·19 남북 군사합의서 제1조 1항을 강조한 것으로 보입니다.

군사합의서는 “남북한이 상대방을 겨냥한 대규모 군사훈련이나 무력증강 문제 등에 대해 ‘남북군사공동위원회’를 가동해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고 명시했지만 이후 협상에서 서로 간의 이견으로 군사공동위원회는 아직 구성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신범철 센터장입니다.

[녹취: 신범철 센터장] “아마 대통령의 이야기 중에는 미국과의 논의를 전제로 하고 북한과 기존에 있는 매커니즘을 활성화하면서 본질적인 문제도 논의할 수 있다는 열린 자세를 의미한 것이다, 이렇게 평가합니다.”

전문가들은 한국 정부로선 이번 미-한 연합훈련이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을 위해 필요하지만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로 정상적으로 치러질지 불투명하다며, 문 대통령의 이 발언은 9〮19 군사합의의 정신을 환기시키는 메시지를 담은 발언으로 보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김환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