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전문가패널 위원 "북한, 가상화폐 해킹 계속할 것…IT분야 해외 노동자 활동 주목"

지난 2018년 6월 해킹 공격을 받은 한국 가상화폐거래소 빗썸. 유엔 보고서 등은 공격의 배후로 북한을 지목했다.

북한의 가상화폐 해킹 활동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 소속 위원이 밝혔습니다. 또 대북제재위원회가 특히 중국과 러시아 등에서 활동하는 정보통신 IT 관련 전문가들의 활동을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오택성 기자입니다.

최근 활발해진 북한의 가상화폐 해킹 활동이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에서 금융과 경제 분야를 담당하고 있는 애런 아놀드 위원은 8일 영국 합동군사연구소 RUSI가 주최한 웨비나에서 이같이 밝혔습니다.

지난달 말 공개된 안보리 전문가패널 보고서에 대해 설명하기 위해 마련된 이날 웨비나에서 아놀드 위원은 보고서에 담긴 가상화폐 해킹은 석탄 수출 등 북한의 전통적인 활동과 비교할 때 상당한 수입원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아놀드 위원] "It's a substantial revenue stream relative to their tradition. I guess we could say that cryptocurrency is a significant component of that."

애런 아놀드 유엔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 위원.

아놀드 위원은 가상화폐는 가격과 세탁 능력 등의 다양한 변수가 포함된다면서, 특히 이런 변수는 북한이 계속해서 관련 해킹을 추구할 동기를 제공한다고 분석했습니다.

가상화폐를 해킹한 뒤 이를 세탁하는 북한의 역량은 계속 정교화하고 있으며, 북한은 현재 자신들의 활동을 성공적인 것으로 보고 있다는 겁니다.

따라서 북한은 가상화폐 해킹 활동을 계속 이어갈 것이라고, 아놀드 위원은 밝혔습니다.

[녹취: 아놀드 위원] "I think that a key takeaway is that we see an increased sophistication, and we now know a little bit more about the laundering mechanism, so I suspect that they see this as a success. So I suspect that this will this activity will likely continue."

가상화폐 가격 역시 북한의 활동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로, 최근 비트코인 등의 가격이 가파르게 오르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은 가상화폐를 더 좋은 공격 대상으로 노릴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아놀드 위원은 또 가상화페 자체가 중개자가 없는 탈중개화로 설계돼 있어 규제 당국의 활동에 주요 장애가 된다고 말했습니다.

아놀드 위원은 북한 정권이 확산 금융과 관련해 가상화폐뿐 아니라 기존 활동을 통해서도 계속 수입을 창출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 가운데 하나가 '해외노동자'로, 아놀드 위원은 이번 보고서에는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에 대한 내용이 담겼지만 전문가패널은 정보통신 IT 분야 노동자들의 활동에도 주목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아놀드 위원] "DPRK continue to have significant overseas labor networks. IT labor is another sort of significant area. And a lot of that the IT labor is predominant again in China, East Asia, Russia and Eastern Europe, where we see these are these are not hackers."

많은 IT 관련 북한 노동자들이 중국과 러시아, 동아시아, 동유럽에 진출해 있으며 이들은 해커가 아닌 웹 스크래핑과 앱 개발자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아놀드 위원은 이들이 해커와 달리 많은 자금을 벌어들이는 것은 아니어도 시간이 지날수록 더 큰 네트워크를 만들어 많은 수익을 만들어낸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더해 해산물과 섬유 수출을 비롯해 조업권 판매 등 북한의 다양한 수익 창출 활동이 계속되고 있다고, 아놀드 위원은 밝혔습니다.

아울러 각국의 제재 이행에도 허점이 많다며 세네갈을 예로 들었습니다. 세네갈의 경우 자국 내 추방해야 할 북한 노동자들이 없다고 주장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는 겁니다.

아놀드 위원은 제재 대상에 오른 '만수대해외프로젝트 그룹'(MOP)이 세네갈에서 활동하면서 '콜만 건설'로 이름만 바꿨을 뿐 기존 도메인을 바꾸지 않고 계약서에 기존 이메일 주소와 은행계좌를 사용하면서도 활동에 제약을 받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아놀드 위원] "They've switched to a new trading name, but they haven't quite switched the domain yet, and so they'll use their old email address on a contract or bank account."

따라서 금융기관들이 이 같은 관행에 주의를 기울이고 비슷한 사례에 대해 경고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아놀드 위원은 덧붙였습니다.

아놀드 위원은 현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에 따른 이동 제한 등의 조치로 대북 인도주의 지원이 중단된 상황도 언급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인도주의 지원단체들이 제재로 인해 활동에 필요한 자금을 반입하지 못하는 부분에 대해 제재위 차원에서 해결 방안을 찾기 위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아놀드 위원] "I had in the back of my mind by third quarter of this year, I suspect we may be very much on track. I think that financial institutions that have customers and clients in this space do take appropriate steps to ensure that they are able to finance their humanitarian operations."

아놀드 위원은 올 3분기 안에 대북 인도주의 지원단체들이 활동 자금을 활용할 수 있도록 금융기관들이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VOA뉴스 오택성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