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지금] 논란 속 개정 정보통신망법 7일 시행…표현의 자유 위축 우려 제기

  • 윤국한

휴대폰 화면 속 소셜미디어 로고들 (자료사진)

진행자) 한국 내 주요 뉴스를 소개해 드리는 `한국은 지금’ 시간입니다. 윤국한 기자와 함께합니다. 안녕하세요.

기자) 안녕하세요.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 준비하셨나요?

기자) 한국에서 새로 개정된 `정보통신망법’이 7일부터 시행에 들어갔습니다. 이날 국무회의를 통과한 개정법은 야당과 시민단체 등의 강한 우려와 반대에도 불구하고 지난 12월 국회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이 단독으로 의결했습니다. 한성숙 국무총리는 7일 국무회의에서 이 법안을 의결하면서 “현대사회에서 온라인 플랫폼은 민주주의 발전의 중요한 광장”이라며, “온라인의 영역이 커질수록 허위와 조작정보 유통과 같은 불법행위로 인한 부작용도 커지고 있는 바, 이번 개정안은 이런 부작용을 최소화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법 시행 취지를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온라인상에서 유통되는 허위조작 정보로 인한 피해 사례가 상당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요?

기자) 맞습니다. 특히 인공지능(AI)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확산으로 허위 이미지와 조작 영상 등이 빠르게 퍼질 수 있는 만큼 피해를 줄이기 위한 장치가 필요하다는 게 한국 정부의 입장입니다. 새 법은 일정 규모 이상의 정보 게재자가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허위조작 정보를 유통해 타인에게 손해를 입힌 경우 손해액의 최대 5배까지 배상책임을 지도록 했습니다.

진행자) 일정 규모 이상의 정보 게재자란 게 누구를 말하는 건가요.

기자) 기본적으로 일정 매출액 기준을 만족하고 하루 평균 이용자 수가 100만 명 이상인 언론사, 소셜미디어, 온라인 커뮤니티, 동영상 공유 서비스 등의 사업자들을 말합니다. 이들 사업자들에 의무적으로 허위조작 정보 신고 접수와 처리 절차를 갖추도록 했는데요, 유튜브와 인스타그램, X, 페이스북, 네이버, 카카오 등 대형 플랫폼이 대상이 됩니다. 대형 사업자의 플랫폼을 이용해 콘텐츠를 올리고 공유하는 일반 이용자와 크리에이터 등도 영향을 받게 됩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어떤 게 허위조작 정보나 혐오 표현에 해당하는지, 그리고 그 것을 누가 판단하고 규제하는지가 중요하지 않을까요?

기자) 바로 이 부분에 대한 논란이 큽니다. 가령 새 법은 처벌 대상으로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현저히 훼손하는 정보’ 또는 `타인의 인격권이나 재산권 또는 공공의 이익을 침해하는 정보’ 등을 꼽고 있는데요, `현저히 훼손’ `공공의 이익’ 등은 표현 자체가 모호합니다. 게다가 조정에 대해 이의신청이 있을 경우 정부 기구인 방송미디어통신심의위원회(방미심위)가 합의 조정에 나서는데요, 이 기구가 공정성을 유지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도 큽니다.

진행자) 특정 매체나 개인의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키거나 괴롭힐 목적으로 악의적으로 신고를 되풀이하는 경우도 있지 않을까요?

기자) 네, 새 법은 신고할 때 해당 정보의 위치와 허위 또는 조작으로 지목한 표현, 허위조작 정보라고 보는 구체적 이유와 객관적 근거 자료 등을 제시하도록 했습니다. 신고자가 `가짜뉴스’라고 주장하는 것만으로 관련 게시물이 허위조작 정보가 되는 것도 아닙니다. 아울러 게시물 작성자나 신고자는 조치 결과에 이의신청을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경우에도 콘텐츠 제작자나 일반 이용자가 법적 처벌이나 게시물 삭제를 우려해 자기 검열을 하는 등 표현의 자유가 위축되거나 침해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정부여당이 주도한 이 법에 대해 야당과 시민단체들의 반발이 거센 것으로 아는데요.

기자) 맞습니다. 제1야당인 국민의힘은 개정안 발의 때부터 이 법안에 반대하면서 정부에 대한 공격을 막기 위한 `입틀막법’이라고 비판했습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7일 새 법의 “핵심은 허위조작과 불법 행위를 누가 판단하느냐”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집권자의 입맛에 맞지 않으면 허위조작이 되고 집권자를 비판하면 불법 행위가 될 것이며, 정권의 SNS 겁박에 언론들이 알아서 기사를 내리는 판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이 법은 “악법이고 위헌”이라며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시민사회의 입장은 어떤가요?

기자) 언론 보도에 따르면 시민사회는 개정법이 언론과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키는 부작용을 해소하지 못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불법, 허위 정보에 대한 규정이 모호해 제재 근거가 되는 정보 내용의 상당 부분이 개별 플랫폼 업체와 방미심위의 자의적 판단에 내맡겨졌다는 겁니다. 특히 업체는 문제의 소지를 줄이기 위해 삭제 조처에 적극 나설 가능성이 크고, 정부 기구인 방미심위 개입은 정부의 시민기본권 침해란 비판을 받을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진행자) `한국은 지금’ 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