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총회, 미북 대화 재개 계기 될까… “북한의 판단이 관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19년 6월 30일 판문점에서 만나 악수를 나누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대화 재개 의지를 거듭 밝힌 가운데, 제81차 유엔총회 고위급 회기가 22일부터 시작됩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김 위원장이 자신의 대화 요청에 “매우 긍정적으로 응답했다”고 밝힌 데 이어, 올해 김 위원장을 다시 만날 의향을 공개적으로 밝혔습니다.

이어 미국 고위 당국자는 지난 18일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 전화 통화나 대면 회담 모두에 응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 당국자는 특히 “대통령의 메시지는 이미 상당히 공개적으로 전달돼 왔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과 전화로든 직접 만나서든 대화할 준비가 돼 있으며, 이제 공은 상당히 북한 쪽에 넘어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트럼프, 대화 의지 밝힐 것” vs “연락할 다른 방법 있어”

프레드 플라이츠 미국우선주의연구소 부소장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비서실장을 지낸 프레드 플라이츠 미국우선주의정책연구소(AFPI) 부소장은 VOA에 트럼프 대통령이 유엔총회 연설에서 김 위원장과의 개인 외교를 재개하고 싶다는 뜻을 밝힐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ACT1)프레드 플라이츠/ 미국우선주의정책연구소(AFPI) 부소장

“I think it's certain that the president will mention his interest in resuming his personal diplomacy with North Korean leader Kim Jong-un during his UN General Assembly speech. This has been a significant priority for the president for the last few months…”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개인 외교를 재개하는 것은 “지난 몇 달 동안 트럼프 대통령에게 중요한 우선순위였다”는 것입니다.

플라이츠 부소장은 이어 “대화 재개 제안에 북한 정부가 호응하도록 하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어려움을 겪어 왔다”며 “전제조건 없는 대화를 원한다는 점을 분명히 하려고 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에반스 리비어 전 국무부 동아태 담당 수석부차관보.

반면 에반스 리비어 전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수석부차관보는 트럼프 대통령이나 북한이 유엔총회 연설을 활용해 신호를 보낼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전망했습니다.

(ACT2) 에반스 리비어/ 전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수석부차관보

“It's hard for me to see this particular venue, this particular meeting at this moment being the thing that leads to any kind of a breakthrough right now, especially since there's so much experience of the United States and North Korea communicating directly and quietly in the background...”

리비어 전 수석부차관보는 “현 시점에서 이번 유엔총회라는 무대와 이번 회기가 어떤 돌파구를 만들어내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며, “특히 미국과 북한은 그동안 물밑에서 직접적이고 조용하게 소통해 온 경험이 상당히 많기 때문에, 유엔총회라는 무대가 5년, 10년, 또는 15년 전에 했을 법한 역할을 지금도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습니다.

시드니 사일러 전 미국 국가정보위원회 북한 담당 국가정보분석관도 북한이 통상 유엔총회 연설을 미국과의 외교를 시작하거나 미국의 제안에 공식적으로 답변하는 주요 통로로 활용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의 대미 어조 완화 여부 주시해야”

시드니 사일러 전 미 국가정보위원회 북한 담당 국가정보분석관

사일러 전 분석관은 다만, 올해 북한 연설에서 주목할 부분은 미국에 대한 표현이 이전보다 완화되는지 여부라고 지적했습니다.

(ACT3) 시드니 사일러/ 전 미국 국가정보위원회 북한 담당 국가정보분석관

“We might look for a softening of tone in terms of their characterization of the United States. If you look at last year's speech by Vice Foreign Minister Kim Sunkyung, Some criticism, of course, of US ROK exercises, criticism of trilateral cooperation between the United States, Japan, and South Korea. It kind of sets a standard by which to look at this year's language to see if there's any shift in tone..”

사일러 전 분석관은 “지난해 김선경 외무성 부상의 유엔총회 연설을 보면, 미한 연합훈련에 대한 비판과 미국과 한국, 일본의 3국 협력에 대한 비판이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그 연설이 일종의 기준점이 될 수 있다”며 “올해 북한이 사용하는 표현을 지난해와 비교해, 어조에 어떤 변화가 있는지 살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북한은 김선경 외무성 국제기구 담당 부상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 유엔총회에도 참석합니다.

한국의 ‘평화체제 구상’… “북한 호응 가능성 낮아”

한국 정부는 이번 유엔총회를 한반도 평화체제 논의를 시작하는 계기로 활용한다는 구상입니다.

한국 통일부는 하반기 업무계획에서 9월 유엔총회를 계기로 한반도 평화체제 논의 착수를 제안하고, 미북 정상회담을 촉진하면서 4자회담의 동력을 확보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통일부는 정전체제를 평화체제로 전환하기 위한 논의를 시작한다는 방침도 공식화했습니다.

플라이츠 부소장은 “한국이 어떤 형태로든 대화가 이뤄질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해야 한다”며 “그런 노력이 미북 정상회담을 성사시키는 데 도움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ACT4) 프레드 플라이츠/ 미국우선주의정책연구소(AFPI) 부소장
“The problem is that Pyongyang hasn't been interested engaging with Seoul, but Seoul should keep raising and hopefully eventually we'll have some progress. But right now, it doesn't appear as if there's any interest in the North and engaging and things like that.”

플라이츠 부소장은 그러면서 “문제는 북한이 한국과의 대화에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는 것”이라면서, “그렇더라도 한국은 계속 이런 제안을 해야 하며, 그러다 보면 언젠가는 진전이 있기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사일러 전 분석관도 한국의 평화체제 구상이 현재 북한의 태도를 바꾸거나 미북 대화를 촉진할 가능성을 낮다고 평가했습니다.

리비어 전 수석부차관보도 현재 남북관계를 고려하면 평화체제 논의는 실질적인 외교 돌파구가 되기에는 시기상조라고 진단했습니다.

(ACT5) 에반스 리비어/ 전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수석부차관보

“If the United States were to propose that, it might get an interesting reception in Pyongyang, but I still think it's a bit too early for discussions along those lines.”

리비어 전 수석부차관보는 이어 “미국이 평화체제 논의를 직접 제안한다면 평양에서 다른 반응이 나올 가능성은 있지만, 관련 논의를 하기에는 여전히 이르다”고 분석했습니다.

전문가들은 결국 미북 대화 재개의 핵심 변수는 유엔총회라는 외교 무대 자체보다 북한의 전략적 판단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사일러 전 분석관은 미국과 북한이 대화를 원한다면 비공개 채널을 통해 이를 추진하는 데 실질적인 장애물이 없다면서, 북한은 현재 미국의 대화 제의에 호응할 동기가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습니다.

(ACT6) 시드니 사일러/ 전 미국 국가정보위원회 북한 담당 국가정보분석관

“It does not appear for now that, given all of the things that are going on in the world, and in particular, DPRK's newfound lifeline and its relationship with Russia and their efforts at this time to try to restore more robust DPRK-PRC ties, there seems to be little motivation right now for Kim Jong-un to rush to respond to Donald Trump's overtures.”

사일러 전 분석관은 “현재로서는 세계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여러 상황을 고려할 때, 특히 북한이 러시아와의 관계를 통해 새로운 생명줄을 확보한 상황과 북중 관계를 더욱 공고히 복원하려는 움직임 등을 감안하면, 김정은 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화 제의에 서둘러 호응할 동기는 거의 없어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미국 중간선거 이후에는 북한이 호응할 가능성이 조금 더 커질 수도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리비어 전 부차관보는 그러나 유엔총회가 당장 외교적 돌파구를 만들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겠지만, 예상치 못한 발언이 유엔총회 연단에서 나올 가능성까지 배제할 수는 없다며 외교적 가능성을 완전히 닫아두지는 않았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