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낙원'이라는 선전에 속아 북한으로 갔다가 탈북한 재일교포들에게 북한이 배상해야 한다는 일본 법원의 첫 판결이 나왔습니다.
유엔인권사무소 서울사무소에 따르면 도쿄지방재판소는 26일 가와사키 에이코 씨 등 북송 재일교포 원고들이 북한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리고 북한 정부에 생존 원고 4명에게 8천800만 엔(미화 약 57만 달러)을 배상하라고 명령했습니다.
칸노 타이이치 재판장은 이날 판결에서 "북한 정부는 사실과 다른 정보로 원고를 속여 북송시켰으며, 이후 이들에게 자유로운 출국을 허락하지 않고 가혹한 상황 하에서 장기간 생활하는 것을 강요했다"며 "원고는 인생의 대부분을 빼앗겼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며 정신적, 육체적인 고통은 엄청나다"고 지적했습니다.
북송 사업은 1959년부터 1984년 사이 재일 한국·조선인과 일본인 배우자 등 약 9만3천 명이 북한으로 건너가 정착하도록 한 것으로, 원고들은 2018년 북한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으나 1심에서 패소했습니다.
그러나 2023년 도쿄고등재판소가 "북한의 불법 행위로 발생한 침해 전체의 관할권은 일본 재판소에 있다"며 사건을 파기환송했고, 이번에 처음으로 배상 판결이 나왔습니다.
17세 때 북한으로 건너가 43년간 살다가 탈북한 가와사키 씨는 26일 기자회견에서 "북한이 불법 행위를 한 것이 인정됐다"며 "배상금을 어떻게 회수할지, 오늘이 시작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NHK 등 일본 언론들은 전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원고측 변호인은 일본 내 북한 재산에 대한 강제 집행을 검토하겠다고 밝혔으며, 북한 측이 2주일 내 항소하지 않으면 판결은 확정됩니다.
이번 판결에 대해 제임스 히난 유엔인권사무소 서울사무소장은 "북한이 자행한 인권 침해에 대한 정의를 실현하고자 하는 노력이 유의미하게 인정받은 결정"이라고 평가했습니다.
한국내 북한인권 단체들도 이날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한국 법원에서도 북한을 상대로 승소한 탈북 귀환 국군포로들의 추심금 소송 상고심 판결이 신속히 내려져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VOA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