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비오 미 국무장관 “이스라엘·레바논, 항구적 평화 위한 ‘기본 합의’ 도달”…네타냐후 “이스라엘, ‘시범 구역’ 레바논군에 넘길 것”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이 2026년 6월 26일 워싱턴 DC에 있는 미국 국무부에서 예히엘 라이터 주미 이스라엘 대사, 대니얼 홀러 미 국무부 고문, 그리고 나다 하마데 모아와드 주미 레바논 대사가 기본 합의서에 서명하는 것을 참관하고 있다.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미국의 중재 아래 이스라엘과 레바논이 수십 년간 이어진 분쟁을 끝내고 양국의 항구적인 평화와 안보를 구축하기 위한 ‘기본 합의(framework agreement)’에 도달했다고 밝혔습니다.

루비오 장관은 26일 국무부에서 열린 합의 서명식에서 “오늘 우리는 의심할 여지 없이 어렵겠지만, 중요하고 필수적이며 필요한 여정의 첫걸음을 내디뎠다”고 말했습니다.

미 국무부는 지난 4월부터 이스라엘과 레바논 간의 전례 없는 평화 회담을 다섯 차례 개최했습니다. 워싱턴 주재 이스라엘과 레바논 대사가 각각 협상단을 이끌었으며, 국무부 댄 홀러 고문이 협상을 중재했습니다.

미국은 이스라엘이 레바논의 테러 단체 헤즈볼라를 상대로 대규모 공세를 벌이는 가운데 협상을 시작했습니다. 헤즈볼라는 이란 정권과의 연대를 내세워 지난 3월부터 로켓과 드론으로 이스라엘 북부의 인구 밀집 지역을 공격해 왔습니다. 이란 역시 자국의 핵무기 개발 야심과 기타 악의적인 활동을 저지하기 위해 2월 28일 개시된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동 공세에 대한 보복으로 이스라엘을 향해 미사일을 발사해 왔습니다.

루비오 장관은 26일에 발표한 성명에서 이란의 “가장 위험한 대리세력”인 헤즈볼라가 “자국 정부와 국민의 의사에 반해 레바논을 반복적으로 파괴적인 전쟁으로 끌어들였으며, 가장 최근에는 지난 3월에도 그랬다”고 밝혔습니다.

루비오 장관은 “이번 합의는 레바논의 주권을 회복하고, 헤즈볼라를 무장해제하며, 테러 기반시설을 해체하고, 이스라엘 국민에 대한 위협이 제거되면 이스라엘이 자국 국경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하는 명확하고 체계적인 절차를 마련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루비오 장관의 성명에 따르면, 이번 합의에 따라 미국의 주도로 레바논을 위한 3자 군사협조그룹(MCG4L)이 출범하게 됩니다. 성명은 “이번 합의는 레바논에 오랜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는 실질적인 출구를 제공하고, 이스라엘에는 북부 국경의 지속적인 위협을 제거할 수 있는 검증 가능한 경로를 제공한다”고 밝혔습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합의 서명 직후 영상 메시지를 통해 이번 합의를 “위대한 성과”라고 평가했습니다. 또 이번 합의에 따라 이스라엘이 두 곳의 ‘시범 구역(pilot zones)’에 대해 레바논군이 통제권을 넘겨받을 준비를 시작하도록 허용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스라엘은 최근 레바논 남부의 일부 지역을 점령한 후 헤즈볼라 세력을 몰아냈습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스라엘방위군(IDF)의 권고에 따라 두 개의 시범 구역을 조성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헤즈볼라가 무장해제되지 않고 이스라엘 북부 주민들에게 계속 위협이 되는 한, 이스라엘은 레바논 남부의 자국이 설정한 안보지대 대부분을 계속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번 합의를 이란 정권에 대한 “중대한 타격”으로 평가했습니다. 이란은 미국과의 분쟁에서 휴전 기간을 연장하는 대가로 미국의 핵심 동맹국인 이스라엘의 군사행동을 억제해 달라고 압박하면서, 이스라엘의 헤즈볼라 소탕 작전을 막으려 해왔습니다.

이달 초 미국과 이란 정권이 체결한 양해각서(MOU)는 “레바논을 포함한 모든 전선에서 전쟁을 영구적으로 종식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이스라엘은 레바논 남부의 자국군과 이스라엘 북부 지역을 겨냥한 헤즈볼라의 지속적인 공격에 맞서 자위권을 유지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나다 하마데 모아와드 미국 주재 레바논 대사는 26일 서명식에서 이번 합의를 “레바논의 주권과 영토 보전을 회복하고, 영구적이고 최종적인 적대행위 중단을 확보하며, 국민이 고향으로 돌아가고 모든 레바논 국민이 평화와 안보, 번영 속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길의 첫걸음”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또 합의에 앞서 미국의 중재 아래 이스라엘과 진행된 수일간의 협상이 “길고 어려운 과정이었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헤즈볼라 지도자인 나임 카셈은 26일 남부 베이루트의 헤즈볼라 거점에서 행한 연설에서 레바논 정부의 이스라엘과의 협상을 거듭 거부했습니다. 또 레바논에서 모든 이스라엘 군인을 몰아낼 때까지 계속 싸우겠다고 다짐했습니다.

VOA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