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한국의 정례 연합 연습인 을지프리덤쉴드(UFS)에 맞춰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잇따라 발사했습니다. 미한 훈련 시기에 북한은 이같은 무력시위를 벌여왔는데, 이번 경우에는 그 배경이 좀 더 다른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미국 국무부 동아태담당 부차관보를 역임했던 에반스 리비어 전 부차관보는 밀착된 북러 군사관계를 지적했는데, 어떤 분석인지 리비어 전 부차관보를 화상으로 만나 들어봤습니다.
앵커) 미·한 양국이 8월 17일부터 연례 을지자유의 방패 연합연습을 시작한다고 공식 발표한 지 이틀 만에, 북한이 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감행했습니다. 6일전 발사 후 두번째인데요. 이번 발사를 미한 연합훈련에 대한 북한의 일상적 대응으로 보시나요, 아니면 훈련이 종료되는 이달 말까지 북한이 도발 국면을 고조시킬 것을 예고하는 신호로 보시나요?
에반스 리비어 전 국무부 동아태 담당 수석부차관보.
리비어 전 부차관보) 제 경험상 북한은 상대국의 행동과 수사에 반응하면서, 특히 미·한·일의 군사적 능력 및 대비태세 훈련에 대응해 무력 시위나 군사적 태세 취하기, 그리고 위협적인 수사를 자주 활용합니다. 따라서 북한이 얼마전 감행한 미사일 발사 역시 그런 맥락에서 보는 것이 가장 타당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심화되고 있는 북러 간의 강력한 군사적 유대 관계, 눈에 띄게 개선된 북중 관계, 그리고 중동 분쟁으로 인해 미국이 겪고 있는 미사일과 무기 체계 부족 현상 등이 모두 북한 정권으로 하여금 최근 자만심과 자신감을 갖게 만들고 있다고 봅니다. 또 그들은 이를 행동으로 옮기고 있는 것이죠. 그럼에도 북한의 미사일 및 핵 능력이 증대되고 있는 상황인 만큼, 향후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우리는 다양한 시나리오에 대해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봅니다.
지난 5월 개최된 미래국방전략위원회에서 핵추진잠수함 개발 기본계획을 보고받은 이재명 한국 대통령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앵커) 북한 외무성은 한국의 원자력 추진 잠수함 사업을 강력히 비난하며 '적국의 생존이 불가능한 보복공격 능력'으로 대응할 것이라 위협하고, 한국이 미국의 묵인 아래 자체 핵무장의 길을 모색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한국이 고도화된 장기 해군 능력을 지속적으로 구축해 나가는 상황에서 미국과 한국은 북한의 이러한 반응을 어떻게 관리해야 할까요?
리비어 전 부차관보) 대한민국의 원자력 추진 잠수함 사업은 개발에 수년이 걸릴 것입니다. 북한은 이런 것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한국이 결국 이러한 새로운 능력을 보유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을 결코 반가워할 리 없습니다. 따라서 특히 이 사업이 언젠가 한반도의 남북한 재래식 군사 균형에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기 때문에, 북한은 한국의 계획을 계속 비난할 것으로 예상해야 합니다.
따라서 지금 미국과 한국 양국이 할 수 있는 최선의 대응은 이 사업의 이행과 계획을 매우 의연하고 꾸준한 방식으로 계속 추진해 나가는 것이며, 상황을 흔들어 사람들을 불안하게 만들려는 목적으로 의도된 북한의 수사에 과도하게 반응하지 않는 것입니다. 북한은 늘 그런 식이니까요.
장도영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사진 왼쪽)과 라이언 도날드 주한미군사 공보실장이 10일 국방부에서 2026 '을지 프리덤 실드' 연합훈련에 대해 브리핑하고있다.
앵커) 지휘구조 검증과 전시작전통제권(OPCON) 2단계 전환을 평가하는 이번 을지자유의방패 연습을 앞두고, 미한동맹은 북한의 예측 가능한 무기 도발 주기를 파악하면서 강력한 억제력을 유지할 준비가 잘 돼 있을까요?
리비어 전 부차관보) 저는 미한동맹은 여전히 매우 유능하고 강하며, 군사적으로 그 어느 때보다 정교하고 잘 훈련되어 있다고 봅니다. 하지만 현실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미국의 억제 역량은 중동전쟁으로 인해 부담을 받고 있습니다. 또 북한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지원을 위한 신규 배치는 북한에게 매우 유용한 현대전 전술과 전투중 드론 활용법 등을 배울 수 있는 효과적인 훈련을 제공하고 있다고 봅니다.
솔직히 말해 이런 문제는 한국에서 당연히 주목해야 하지만 그렇지 못하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에 방어용 또 공격용 무기 체계를 제공하지 않으려는 한국의 기조는 지금 시점에 상당히 좋지 않은 메시지를 전달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는 평양에게 북한의 러시아 전쟁 개입이 어떠한 정치적, 외교적, 군사적 불이익도 수반하지 않을 것이라는 메시지를 주는 셈입니다. 이는 지금 상황에서 좋은 메시지가 아닙니다. 북한이 개발하고 있는 이러한 역량들은 결국 북한이 한국을 상대로 일으킬 수 있는 어떠한 행동에도 적용될 것이기 때문에, 한국 정부는 미국의 권고를 받아들여 이 접근법을 다시 검토하길 바랍니다. 북한의 이런 역량은 결국 한반도 상황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게 될 것입니다.
앵커) 동맹의 전반적인 건강성을 볼 때, 수십 년간 미한동맹을 지켜봐 오신 전문가로서 한국이 격화되는 미중 경쟁과 장기적인 전략적 입지를 둘러싼 국내 정치적 논쟁을 헤쳐 나가고 있는 현시점에서, 미한동맹 파트너십의 지속가능성을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리비어 전 부차관보) 조금 전에 말씀드렸다시피, 미한동맹은 강력하고 유능하며, 억제 및 전쟁 수행 임무를 완수할 준비가 그 어느 때보다 잘 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미한 양국 관계와 동맹 전반의 단기적 앞날에 몇 가지 어려움이 있음을 느끼고 있습니다.
미국과 대한민국 양국이 매우 신중하게 다뤄야 할, 한동안 수면 아래에서 이어져 온 몇 가지 이슈들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 문제를 두고 미한 간에 흥미로우면서도 심각한 의견 차이가 존재합니다. 또한 주한미군의 한반도 외(Off-Peninsula) 작전, 즉 대한민국 방어 임무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작전에 대해서도 시각차가 있습니다.
중국에 대한 정책을 둘러싼 의견 차이도 존재합니다. 한국에 적용되고 있는 새로운 관세 조치에 대해 한국에서 우려가 나오고 있고, 주한미군 전력 수준이 안정적으로 유지될지 여부에 대한 우려도 있습니다. 여전히 매듭지어지지 않은 쿠팡 관련 분쟁도 남아 있습니다.
또 미국이 언제, 어떤 방식으로 북한의 핵무기 보유를 받아들이거나 용인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한국 내에 존재합니다. 이러한 의제들을 모아놓고 보면, 솔직히 말해 양국 앞에 놓인 과제들이 매우 버거운 것이 사실입니다.
이러한 이슈 중 어느 하나, 혹은 이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서 양국 간 협력의 질을 약화시키는 일이 없도록 하려면 상당한 지혜와 노력, 그리고 리더십이 필요할 것입니다.
앵커) 중국 문제로 넘어가 보겠습니다. 전통적으로 중국은 북한을 전략적 완충지대로 여겨왔지만, 북한과 러시아의 심화되는 군사 파트너십은 김정은에게 새로운 레버리지를 제공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중국이 북러 밀착에 대해 실제로 불안해하고 있는지, 그리고 미국이 이것을 활용해 한반도 안보 문제에서 중국의 참여를 다시 이끌어낼 수 있을까요?
리비어 전 부차관보) 중요한 질문입니다. 러시아와의 활발하고 증대되는 협력 덕분에 북한 김정은의 레버리지가 실제로 커진 것은 사실입니다. 그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탄도미사일과 핵 능력을 강화하려는 북한의 집요한 노력, 그리고 실질적인 핵보유국으로 남겠다는 강한 의지입니다. 이 모든 요소들이 북한 위협의 본질과, 한반도 또 역내에서 북한이 맡은 역할을 변화시켰다고 봅니다.
과거에는 중국이 북한의 핵무장을 원치 않았던 때가 있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할 것입니다. 하지만 중국은 제가 말씀드린 이 새로운 현실을 받아들인 것으로 보입니다. 아시다시피 중국은 이제 북한에 대한 접근법을 설명할 때 더 이상 '비핵화'라는 수사를 사용하지 않습니다.
동시에 중국은 러시아와 북한의 새로운 밀착에 대응해, 자신들 역시 북한과의 관계를 크게 개선하는 방식으로 반응했습니다. 이러한 새로운 맥락에서 볼 때, 미국이 현재 중국의 대북 접근법을 바꿀 수 있도록 떼어놓을 수 있는 여지는 거의 없다고 봅니다.
오히려 미·중 관계라는 전체적인 구도 속에서, 중국은 이제 북한의 강력한 핵, 탄도미사일, 그리고 재래식 전력을 미국을 견제하고 워싱턴의 역내 군사적 계산을 복잡하게 만드는 유용한 수단으로 바라보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앵커) 지난 몇 년간 워싱턴, 서울, 도쿄 간의 3국 안보 협력은 상당히 제도화되었습니다. 동아시아 외교 현장에서의 경험에 비추어 볼 때, 3국에서 이러한 모멘텀을 유지하는 데 가장 큰 위협 요인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리비어 전 부차관보) 그것은 제가 수십 년 동안 이 지역에서 목격한 가장 긍정적인 발전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한국과 일본에서 수년간 근무했던 사람으로서, 이런 협력을 증진하는 것은 항상 저와 국무부 상사들의 주요 의제였습니다.
하지만 이 모멘텀을 약화시키고 위협할 수 있는 요소에 대해 말씀드리면, 한국과 일본의 국내 정치, 그리고 역사에 대한 잔재와 역사적 기억이 있습니다. 특히 한국이 오랜 세월 동안 일본과 겪었던 비극적인 역사와 그로 인해 많은 한국인들이 느끼는 잔류된 앙금이 때로는 느닷없이 터져 나와 양국 관계에 영향을 미치곤 합니다.
따라서 지금 필요한 것은 한국과 일본 모두의 현명하고 미래지향적인 리더십입니다. 양국의 지도자들은 역사적 차이점을 관리할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역사를 잊거나 지울 수는 없지만, 관리할 수는 있습니다.
그리고 양국 모두에서 정치적 목적을 위한 국내용 포퓰리즘을 지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한국과 일본 모두가 서로 간의 관계, 그리고 미국과의 관계가 얼마나 중요한지 전략적으로 생각하고, 그 전략적 사고에 기반하여 적절한 판단과 결정을 내리는 것입니다.
앵커) 마지막 질문입니다. 타이완 해협에서 위기가 발생할 경우 미한동맹이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가 지속되고 있습니다. 외교적 관점에서 미국과 한국은 한반도 억제력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한국의 역할에 대한 기대를 어떻게 관리해야 할까요?
리비어 전 부차관보) 한 단어로 말씀드리면, '조용히' 해야 합니다. 역내 다양한 시나리오에 대해 미국과 한국 간에 이루어지고 있는 대화가 계속 이어지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이런 대화가 신문 지상이나 방송 매체를 통해서가 아니라, 이 사안의 중요성과 해결 방식을 잘 이해하는 사람들 사이의 조용한 회의실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미국은 현재 한국이 처한 특수한 위치와 그 이유를 존중할 필요가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 역시 이것이 당장은 아닐지라도 언젠가 타이완 해협에서 위기가 발생할 수 있는 실질적인 위협임을 이해해야 합니다. 한국은 미국과 매우 긴밀히 협력해 대처 가능한 부분과 불가능한 부분에 대해 함께 깊이 고민해야 할 특별한 책임이 있습니다.
좋은 파트너이자 동맹으로서 우리가 이러한 솔직한 논의를 조용히 이어나간다면, 앞으로 나아갈 길을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VOA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