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TF "북한, 디파이 해킹으로 ‘확산자금’ 조달"…‘규제 강화’ 권고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 (자료사진)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가 북한 연계 해커 조직이 탈중앙화 금융(디파이∙DeFi) 플랫폼 공격을 통해 대량살상무기 확산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 올해 북한의 해킹 범죄를 대표적인 확산자금조달 위험 사례로 제시하면서, 관련 규제와 감독 강화를 권고했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는 21일 발표한 '탈중앙화 금융(디파이∙DeFi) 규제 과제에 관한 보고서'에서 디파이가 빠르게 성장하면서, 자금세탁과 테러자금조달, 대량살상무기 확산 자금조달에 악용될 위험도 커지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디파이는 은행 등 금융기관을 거치지 않고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해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체계입니다.

FATF는 규제와 감독 강화 필요성을 지적하며 북한 연계 해커들의 디파이 해킹을 ‘확산자금조달’ 위험 사례로 제시했습니다.

보고서는 “북한 연계 국가 해킹 조직들은 디파이를 겨냥한 사이버 공격을 점점 더 많이 감행하고 있으며, 디파이 생태계 내에서 복잡하고 다층적인 자금세탁 기법을 활용해 대량살상무기 확산 자금 조달에 필요한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지난 4월 북한 연계 세력의 소행으로 지목된 디파이 플랫폼에 대한 2건의 대규모 공격을 언급하면서, 이들 공격이 “올해 가상자산 관련 해킹 사고 전체 피해액의 약 76%를 차지했다”고 지적했습니다.

보고서가 언급한 두 건의 공격은 솔라나 기반 디파이 거래소인 드리프트 프로토콜(Drift Protocol)과 켈프다오(KelpDAO)를 겨냥한 해킹입니다.

FATF는 북한 연계 세력이 드리프트 프로토콜을 공격해 약 12분 만에 약 2억8천500만 달러 상당의 자산을 탈취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이번 사건은 디파이 운영 체계와 보안상의 취약점을 드러내고, 관련 공격이 갈수록 고도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평가했습니다.

또 다른 사례인 켈프다오 공격은 북한 연계 해커들이 블록체인 설계 결함을 악용해 약 2억9천200만 달러를 탈취한 사건입니다. FATF는 피해 자금 가운데 일부만 동결됐을 뿐 나머지는 자금세탁됐다면서, 이는 블록체인 브리지의 취약성과 불법 자금 추적의 어려움을 보여준다고 지적했습니다.

보고서는 이어 북한 연계 해커들의 자금 세탁 수법도 명시했습니다.

이는 자금세탁방지와 테러자금조달방지 조치가 없거나 미흡한 디파이 서비스를 집중적으로 노리고, 소액 거래를 빈번하고 자동화된 방식으로 반복 수행하는 행위 등입니다.

또 불법 자금을 합법적인 자산과 혼합해 자금의 출처를 더욱 은폐하는 행위도 북한 해커들의 수법으로 소개됐습니다.

FATF는 디파이의 국경을 넘나드는 특성과 복잡한 지배구조로 인해 각국이 규제와 감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위험 기반 접근에 따라 관련 서비스에 대한 규제와 감독을 강화해야 한다고 권고했습니다.

또 디파이 서비스와 이를 이용하는 금융기관, 가상자산사업자들에게는 자금세탁과 테러자금, 대량살상무기 확산자금 조달 위험을 평가하고, 이를 관리하기 위한 조치를 마련하도록 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