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북 대화, ‘긴장완화∙평화 초점’ 가능성”… “북한 도발 대비해야”

판문점 비무장지대(DMZ)에서 만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2019년 6월 30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이후 새로운 미북 정상회담 가능성에 따른 여러 분석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새로운 미북 정상회담이 열린다면, 비핵화 세부 협상보다는 긴장 완화와 평화 정착에 초점이 맞춰질 수 있다는 전망과 함께,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북한의 무력 행동 가능성을 주시하면서 강력한 대비태세를 갖춰야 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새로운 정상회담을 갖는다면 비핵화 등에 대한 세부사안 협상보다는 긴장 완화와 평화 정착 방안에 초점을 맞추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습니다.

“차기 미북 정상회담, ‘싱가포르 합의’ 재확인 예상”

미국의 빅터 차 전략국제문제연구소 CSIS 한국 석좌는 3일 관련 온라인 대담에서 “이번에 회담이 열린다면 싱가포르 1차 미북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원칙들을 재확인하는 보다 큰 틀의 회담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특히 싱가포르 공동성명의 평화 관련 부분에 초점이 맞춰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습니다.

전략국제문제연구소 CSIS가 3일 '트럼프-김정은 2차 정상회담: 관전 포인트는?'이라는 제목의 웨비나를 개최했다. 사진 오른쪽부터 마크 리퍼트 전 주한미국대사, 빈센트 브룩스 전 주한미군사령관, 빅터 차 전략국제문제연구소 CSIS 한국 석좌.

빅터 차/ 전략국제문제연구소 CSIS 한국 석좌
“The North Korean side would certainly like to make peace with the United States as a nuclear weapons state, and you know President Trump wants to end all endless war…”

“북한은 분명히 핵보유국으로서 미국과 평화를 이루기를 원할 것이고, 트럼프 대통령은 모든 ‘끝없는 전쟁(endless war)’을 끝내기를 원하기 때문”이라는 설명입니다.

차 석좌는 그러면서 두 정상 모두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미북 정상회담에서 “세부적인 사안을 직접 협상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몰렸지만 결국 협상을 타결하지 못했다”며 그 때처럼 다시 세부 사안을 협상하길 원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지금은 1, 2차 정상회담 당시와 비교해 상황이 달라졌다며, 트럼프 대통령 곁에는 더 이상 북한과의 외교에 회의적인 사람들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1기 행정부 인사들의 회고록 등에 따르면, 이들은 대통령의 외교적 노력을 적극적으로 저지하려 하거나 현장에서 직접 대통령에게 북한과의 협상이 무의미하다고 맞서기도 했다는 것입니다.

빅터 차/ 전략국제문제연구소 CSIS 한국 석좌
“It's fair to say that that doesn't really exist in the second Trump administration. Everybody is there to facilitate the president's wishes, so in that sense, it really is..”

차 석좌는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는 그런 상황이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다고 봐도 무방하다”며 “현재는 모두가 대통령의 원하는 바를 실행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미국 정부의 북한 담당 실무자는 바로 미국 대통령 자신’이라고 할 수 있다”면서, “다른 누구도 북한 문제에 대해 목소리를 내거나 입장을 밝히고 정책을 설계하려 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결국 대통령이 이 문제를 직접 다루기를 원한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입니다.

차 석좌는 또 트럼프 대통령이 “스스로 일을 처리하며, 동맹국이나 기관, 그 어떤 주체의 도움도 구하지 않는다”는 특징도 함께 지적했습니다.

“북한, 미중 정상회담 전후 도발 가능성…협상력 높일 목적”

이날 대담에 참여한 빈센트 브룩스 전 주한미군사령관은 북한과의 대화 노력을 지지한다면서, 동시에 동맹인 한국과 강력한 억지력을 유지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브룩스 전 사령관은 미북 대화 전 북한의 도발 가능성에 주목했습니다.

빈센트 브룩스 / 전 주한미군사령관
“Stay on the lookout for what it is that North Korea can do to elevate their face before there's any kind of dialog…”

브룩스 전사령관은 “북한이 어떤 형태의 대화에 나서기 전에 자신들의 위상을 끌어올리기 위해 무엇을 할지 주의 깊게 지켜봐야 한다”면서, “현재 상황에서 북한이 더 위험한 존재로 인식되거나, 미국이 북한과 대화해야 할 필요성을 더 크게 느끼도록 상황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무언가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이 모종의 행동에 나설 수 있는 최적의 시점은 9월 하순으로 예정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정상회담 전후라고 예상했습니다.

브룩스 전 사령관은 이어 연합훈련 축소는 미북 대화의 문을 여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면서, 그러나 동시에 군사 대비태세와 미국의 방위공약에 대한 신뢰와 억지력을 약화시킨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한국과 일본에서 핵추진잠수함이나 독자적인 핵억지력 등의 방안이 거론되는 것도 미국 정책의 불확실성이 초래한 결과라면서, 따라서 곧 실시될 예정인 미국과 한국, 일본 3국 훈련 ‘프리덤 에지’가 취소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