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행자: 미국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건국 250주년 미국 소식 전해드리는 ‘역사 속 아메리카 250’, 김미옥 기자와 함께합니다.
기자: 예전부터 운동선수들이 경기가 끝나고 근육 회복을 위해 얼음물 목욕, '아이스 배스(Ice Bath)'를 하죠. 그런데 요즘 실리콘밸리 최고경영자(CEO)들이나 유명 연예인들이 찬물에 들아가 있는 모습이 소셜 미디어에 자주 등장하는데요, 오늘은 찬물에 몸을 담그고 정신과 건강을 동시에 관리하는, 요즘 미국에서 유행하는 '콜드 플런지(Cold Plunge) 문화’ 소개합니다.
진행자: 콜드 플런지가 우리가 아는 사우나 온탕, 냉탕과는 다른 건가요? SNS에 올라온 사진을 보면 얼음물에 들어가 있는 모습이던데요.
기자: 차가운 물에 몸을 담그는 기본 원리는 비슷합니다. ‘콜드’ 차가운 물에 ‘플런지’ 풍덩 뛰어든다는 표현 현인데요, 그런데, 요즘 미국에서 유행하는 콜드 플런지는 단순히 냉탕에 들어가 몸을 식히는 수준이 아닙니다. 보통 섭씨 4도에서 10도 정도의 물에, 섭씨 4도면 손을 잠깐 담가도 ‘어우 차갑다’ 소리가 나오는 수준인데요, 이 차가운 물에서 3분에서 5분 정도 머물면서 호흡을 조절하고 정신을 집중합니다.
진행자: 손만 담가도 차가운 물에서 몇 분을 버티는 거, 저는 생각만 해도 힘들 것 같은데, 유명인들이 콜드 플런지로 건강 챙긴다고 소셜미디어에 사진이나 동영상 많이 올리더군요.
기자: 예전 트위터 공동 창업자 잭 도시가 얼음물에 입수하는 아침 루틴을 공개해 화제가 됐죠. 메타의 마크 저커버그도 격렬한 주짓수 훈련 뒤 회복을 위해 냉수 요법을 하는 모습을 공개했고, 배우 마크 월버그도 관련 게시물을 올렸는데요, IT 기업가들부터 유명 연예인들, 일반인들까지 미국인들이 콜드 플런지를 즐기는 게 요즘 하나의 문화가 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영화에서 무술 고수들이 폭포 아래나 찬물에서 정신수련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찬물에 들어가는 게 정말 건강에 효과가 있나요?
기자: 과학적으로 입증된 ‘신체적, 정신적 리셋 효과’가 있습니다. 우리 몸이 극단적인 추위에 노출되면 생존 본능 때문에 신진대사가 크게 증가합니다. 특히 스트레스를 완화하고 행복감을 느끼게 하는 신경 물질인 ‘도파민’ 수치가 크게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들이 나오면서, 최고의 ‘멘탈 관리 스포츠’로 대접받기 시작한 거죠.
진행자: 찬물에 들어가면 딴 생각할 틈이 없어서 머릿속을 완전히 비울 수 있을 것 같긴 하네요. 어떻게든 몇 분은 버텨야 효과가 있는 거죠?
기자: 네, 콜드 플런지를 즐기는 사람들은 처음 10초가 가장 힘들다고 합니다. 일단 물에 들어가는 순간 몸이 깜짝 놀라면서, 숨을 크게 들이마시게 됩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1~2분 정도 지나면 몸이 적응하기 시작합니다. 바로 그 순간 정신이 맑아지는 느낌을 받는다고 말합니다. 실제로 콜드 플런지를 즐기는 많은 미국인이 ‘얼음물 속 3분이 오랫동안 명상하는 것보다 집중력 향상에 더 좋다’고 합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게 단순한 유행이 아니라 경제 산업으로 성장하고 있죠?
기자:그렇습니다. 콜드 플런지 열풍으로 새로운 ‘가정용 가전 시장’이 형성됐습니다. 단순히 집 욕조에 얼음을 채우는 게 아니라, 집에 설치하는 전용 ‘스마트 얼음 욕조’가 등장했습니다. 정수 시스템과 자동 냉각 장치가 들어가 있고, 스마트폰 앱으로 온도를 조절할 수 있는데, 가격이 만만치 않습니다. 브랜드마다 다르지만, 보급형이 2천 달러 정도고, 인테리어 가구처럼 보이는 고급형은 1만 달러가 넘습니다. 미국 시장조사 기관들에 따르면, 콜드 플런지 시장 규모가 매년 5% 이상씩 빠르게 성장해서 곧 수억 달러 규모에 달할 거라고 전망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혼자 집에서도 할 수 있지만, 헬스장 회원권 끊듯이 회원제로 운영하는 곳을 찾아가기도 하죠? 요즘 실제로 그런 공간들이 많이 생기고 있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콜드 플런지가 미국에서 건강 산업으로 발전하고 있는데요, 요즘 뉴욕이나 LA 중심가에 술집이나 카페 대신 ‘소셜 콜드 플런지 클럽’이라는 간판이 늘고 있습니다. 회원제로 운영되는 고급 사교 클럽인데요, 예전에는 퇴근하고 간단히 술을 마실 수 있는 곳으로 갔다면, 요즘은 얼음 욕조가 있는 웰니스 클럽으로 가는 문화인 거죠. 실리콘밸리의 테크 기업이나 뉴욕의 금융 스타트업 가운데는 회사에 스마트 얼음 욕조를 설치해 두는 곳이 있고요, 심지어 아침 7시에 전 직원이 모여 얼음물에 차례로 입수하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하는 기업도 등장했습니다. 또, 물속에서 3분을 버티도록 지도하는 전문 ‘플런지 코치(Plunge Coach)'라는 새로운 직업도 생겼습니다.
진행자: 요즘 미국에서 유행하는 '콜드 플런지(Cold Plunge) 문화’ 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