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에 단 3대뿐인 미 공군 특수 정찰기 ‘코브라볼’이 북한 동해 인근 해상에서 장시간 비행했습니다. 탄도미사일 표적 정보를 수집하는 정찰기라는 점에서, 최근 북한의 잇따른 탄도미사일 발사와 맞물려 북한의 미사일 활동을 감시했을 가능성이 주목됩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 공군 RC-135S ‘코브라볼’이 북한과 가까운 동해 해상에서 장시간 비행한 항적이 포착됐습니다.
항공기 추적 서비스 ‘플라이트레이더24’에 따르면 코브라볼은 한반도 시각 27일 오전 6시 15분쯤 일본 홋카이도 인근을 거쳐 동해 해상으로 진입했습니다.
이후 이 일대에서 수차례 선회비행하던 코브라볼은 오전 9시 30분쯤 미 공군 공중급유기 KC-135R ‘스트래토탱커’와 함께 비행하는 모습이 포착됐습니다.
미 공군 특수 정찰기 RC-135S ‘코브라볼’이 현지시각 27일 공중급유기 KC-135R ‘스트래토탱커’와 함께 북한과 가까운 동해 해상을 비행하고 있다. 자료=Flightradar24
항적만으로 자세한 내용은 알 수 없지만 코브라볼이 장시간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공중급유를 받았을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코브라볼은 이후에도 약 2시간 동안 이 해상에서 비행을 이어갔으며, 진입한 지 약 5시간 15분 만인 오전 11시 30분쯤 해당 공역을 빠져나갔습니다.
코브라볼은 미 공군이 전 세계에 단 3대만 운용하는 특수 정찰기입니다.
미 공군에 따르면 코브라볼은 국가 차원의 중요 임무를 수행하며, 탄도미사일 표적에 대한 광학·전자 정보를 수집하도록 설계됐습니다. 미 공군은 이 기체를 다른 수단으로는 얻기 어려운 정보를 제공하는 ‘국가적 자산’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코브라볼이 비행한 지점은 북한 동부 해안에서 약 700km, 북한이 최근 잇따라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원산에서는 약 875km 떨어진 해상입니다.
북한은 지난 6일과 12일 원산 일대에서 동해를 향해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했고, 지난 20일에는 평양 일대에서 동해를 향해 단거리 탄도미사일 여러 발을 발사했습니다.
이런 점에서 이번 코브라볼의 비행이 북한의 최근 탄도미사일 활동과 관련된 것인지 주목됩니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전후로 미군 정찰자산의 활동이 포착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지난 6일 북한이 원산 일대에서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했을 당시에는 미군 정찰·전자전 항공기 ‘아레스’가 동해 상공에 모습을 드러냈고, 지난 12일 북한이 원산에서 탄도미사일을 발사했을 때는 미군의 MQ-9B ‘씨가디언’ 무인기가 일본 인근 해상에서 비행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또 지난 20일 북한이 평양 일대에서 단거리 탄도미사일 여러 발을 발사하기 수 시간 전에는 ‘아레스’와 ‘씨가디언’ 등 미군 정찰자산의 항적이 동해 인근에서 포착됐습니다.
코브라볼도 과거 북한의 미사일 발사 가능성이 제기될 때 한반도 주변에 전개된 바 있습니다.
지난해에는 북한의 극초음속 미사일 시험발사 직전 동해 상공에서 비행 항적을 남겼습니다.
또 2024년에는 중국 칭다오 동쪽과 한국 신안 서쪽 해상에서 장시간 선회 비행했는데, 당시 해당 해역은 북한이 군사정찰위성 '만리경-1-1호' 발사체의 1단 추진체 낙하 예상 구역과 겹쳐 주목을 받았습니다.
미군 정찰기들은 종종 항공기의 신호를 지상의 레이더에 전송해 식별을 돕는 장치인 트랜스폰더를 작동해 위치 정보를 공개하며, 이를 통해 민간 항공기 추적 서비스에도 항적이 포착됩니다.
일부 군사 전문가들은 이처럼 미군이 트랜스폰더를 작동해 정찰기의 위치를 공개하는 것이 북한에 감시 능력을 과시하는 전략적 메시지의 성격도 가질 수 있다고 분석해 왔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