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전 세계 사형 집행 건수가 4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북한, 중국 등 일부 국가들이 공포를 조장하고 반대 의견을 억압하기 위해 사형제도를 무기화하고 있다고 국제 인권 단체 국제앰네스티가 비판했습니다.
국제앰네스티는 18일 발표한 '2025년 사형 선고 및 집행' 보고서에서, 지난해 17개국에서 2천707명에 대한 사형이 집행됐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앰네스티가 집계를 시작한 1981년 이래 가장 높은 수치로, 2024년의 1천518건에 비해 78% 증가한 것입니다.
보고서는 특히 북한을 지난 5년간 매년 사형을 집행한 것으로 확인된 10개국 가운데 하나로 분류하면서, 국가의 극심한 정보 통제와 독립적인 언론 매체의 부재로 인해 신뢰할 수 있는 최소 수치조차 산정하기 어려운 국가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북한의 이러한 불투명성이 아시아-태평양 지역 및 전 세계 사형 집행 수치가 실제보다 크게 과소평가되는 주요 원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보고서는 또 외신 보도를 인용해, 북한이 국제법상 사형 적용이 허용되는 '가장 중대한 범죄' 기준에 미달하거나 국제 인권법상 범죄로 인정되지 않는 행위에 대해서도 사형을 집행하고 있다고 기술했습니다.
구체적으로 이른바 '반사회주의 문화' 단속과 관련해 특정 표현을 사용한 것만으로도 사형에 처할 수 있다는 보도와, 군함 진수 실패에 연루된 관리들이 처형 위기에 처했다는 보도를 인용했으며, 북한의 주된 사형 집행 방식은 총살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아울러 보고서는 올해 2월 15일 북한 최고재판소가 사회안전성과 국가보위성에 사형 집행에 대한 사법적 감독을 강화하도록 지시했다면서, 이는 사형 집행에 대한 중앙 통제력을 더욱 강화하기 위한 조치라고 비판했습니다.
앰네스티는 북한을 사형 존치국으로 분류하는 한편, 유엔 193개 회원국 가운데 지난해 사형을 집행한 것으로 확인된 16개국 중 하나로 명시했습니다. 사형수 규모는 중국, 이란 등과 함께 추산 자체가 불가능한 국가로 분류됐습니다.
아녜스 칼라마르 앰네스티 사무총장도 이날(18일) 기자회견을 통해 "소수의 폐쇄적인 국가들이 공포를 조장하고, 반대 의견을 억압하며, 소외 계층을 처벌하기 위해 사형제도를 무기화하고 있다"며, 중국·이란·북한·사우디아라비아·예멘·쿠웨이트·싱가포르 등을 그 대표 사례로 거론했습니다.
한편, 지난해 사형 집행 건수 급증의 주된 요인은 이란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란은 지난해 최소 2천159건의 사형을 집행해 2024년 수치의 두 배를 넘어섰으며, 이는 1981년 이후 최고 기록입니다.
앰네스티는 또 중국을 세계 최다 사형 집행국으로 지목했습니다. 다만 중국은 관련 정보를 국가 기밀로 분류하고 있어 집계에서 제외됐으며, 지난해에도 수천 건의 사형이 집행됐을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한편, 보고서는 사형제 폐지를 향한 진전도 함께 기록했습니다. 베트남은 마약 운반, 뇌물, 횡령 등 8개 범죄에 대한 사형을 폐지했고, 감비아는 살인과 반역죄 등에 대한 사형을 없앴습니다.
앰네스티가 1977년 사형 폐지 운동을 시작했을 당시 16개국에 불과하던 폐지국 수는 현재 113개국으로 늘었습니다.
칼라마르 사무총장은 "우리는 모든 나라가 교수대의 그늘에서 완전히 벗어날 때까지 사형제 폐지를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VOA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