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속 아메리카 250] 미국 건국 250주년 맞아 ‘리버티벨’ 주목

필라델피아 인디펜던스 국립역사공원 안에 있는 ‘리버티벨 센터’에 전시돼 있는 '라버티벨'

진행자: 미국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건국 250주년 관련 소식 전해드리는 ‘역사 속 아메리카 250’,
김미옥 기자와 함께합니다.

기자: 올해는 미국 건국 250주년을 맞는 특별한 독립기념일입니다. 얼마 전 미국 독립선언서가 채택된 인디펜던스홀, '독립의 전당'을 소개해 드렸는데요. 오늘은 그 건물 종탑에 걸려 있었던 미국 자유의 상징, '리버티벨', 자유의 종 이야기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건국 250주년 독립기념일이 다가오면서 필라델피아의 자유의 종도 다시 주목받고 있죠?

기자: 네, 미국 독립의 발상지라는 상징성 때문에 필라델피아가 건국 250주년 기념행사의 중심 무대가 됐는데요. 독립기념일이 가까워지면서 자유의 종을 찾는 관광객도 크게 늘고 있습니다.

진행자: 리버티벨이 지금은 독립선언서가 채택된 인디펜던스홀 붉은색 벽돌 건물 바로 맞은편에 전시돼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인디펜던스 국립역사공원 안에 있는 ‘리버티벨 센터’에 전시돼 있습니다. 인디펜던스홀 바로 길 건너편인데요, 남쪽 유리창으로 24시간 종이 보이도록 설계돼서 낮에는 물론 밤에도 자유의 종을 볼 수 있습니다. 무게가 약 943킬로그램입니다. 높이는 약 91센티미터, 종 입구 둘레는 약 3.7미터 정도 됩니다. 가까이 가면 생각보다 크고 묵직하게 보이고요, 종 위쪽 둘레를 한 바퀴 돌며 성경 레위기 25장 10절 내용, ‘온 땅의 모든 주민에게 자유를 선포하라’고 적혀 있습니다.

진행자: 자유의 종이 처음부터 미국 독립을 위해 만든 종은 아니었죠? 미국 독립 훨씬 이전에 만들어졌고요?

기자: 맞습니다. 결과적으로는 미국 자유의 상징이 됐지만, 처음 제작될 때는 미국이라는 나라 자체가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자유의 종은 1751년 펜실베이니아 의회가 윌리엄 펜의 '특권헌장(Charter of Privileges)' 5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주문한 종인데요. 당시 식민지 주민들의 종교의 자유와 정치 참여를 폭넓게 인정한 문서를 기념하기 위해 제작됐습니다. 이때 종에 새긴 문구가 바로 "온 땅의 모든 주민에게 자유를 선포하라"는 성경 구절이었습니다.

진행자: '자유의 종'이라는 이름도 나중에 붙여진 거고요?

기자: 네, 원래 이름은 단순히 주청사의 종(State House Bell)이었습니다. '리버티벨', 즉 ‘자유의 종’은 1830년대 노예제 폐지 운동가들이 붙인 이름입니다. ‘온 땅의 모든 주민에게 자유를 선포하라’는 종에 새겨진 문구를 노예 해방 운동의 상징으로 사용하면서 이름이 바뀌었고요, 미국 역사 속에서 독립과 노예 해방, 여성 참정권 운동에서도 자유와 평등의 상징이 됐습니다.

진행자: 처음 이 종을 매달았던 인디펜던스홀이 식민지 시대 당시 가장 웅장한 공공건물이었다고 하죠?

기자: 그렇습니다. 1750년대 필라델피아는 북미 지역 영국 식민지 가운데 가장 크고 번성한 도시였습니다. 자유의 종은 펜실베이니아 주청사였던 지금의 인디펜던스홀 종탑에 걸렸는데요. 의회 소집이나 중요한 소식을 시민들에게 알리는 역할을 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처음부터 문제가 있었다고요?

김: 그렇습니다. 종이 주문된 곳은 런던에서 유명한 주조소인 ‘화이트채플 벨 파운드리’였고, 1752년 8월에 배에 실려 필라델피아에 도착했습니다. 그런데, 종을 걸고 처음 시험 타종을 하는 순간 금이 가 버렸습니다. 당시 의회 의장이었던 아이작 노리스는 편지에 '굴욕감(mortification)'이라는 표현을 사용할 정도로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진행자: 한 번 쳤는데 종이 금이 갔으니 얼마나 당황스러웠을까요?

기자: 그래서 필라델피아의 주물 장인 존 패스와 존 스토우가 종을 두 차례 다시 주조했습니다. 지금 우리가 보는 종은 1753년에 완성된 세 번째 버전입니다.

진행자: 1776년 7월 4일 독립선언서 발표 당시 자유의 종이 울렸다는 이야기가 사실입니까?

기자: 꼭 그렇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독립선언서가 시민들에게 공개 낭독된 7월 8일, 필라델피아의 여러 종이 울렸다는 기록은 있습니다. 하지만, 자유의 종이 실제로 울렸다는 직접적인 증거는 없습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자유의 종이 실제로 울린 역사적 순간들이 있었나요?

기자: 기록이 있는 건, 1761년 영국 왕 조지 3세 즉위 때, 1765년 인지세 논쟁 집회 등이 열렸을 때 종이 울렸고요, 독립전쟁 주요 전투 소식이 있을 때도 울렸다고 합니다. 마지막으로 울린 건, 1846년 2월 23일, 조지 워싱턴 탄생 기념행사였는데요, 처음에는 맑고 크게 울렸지만, 균열이 크게 벌어지면서 소리를 멈췄고, 이 날을 마지막으로 자유의 종은 지금까지 울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첫 타종 때 금이 가서 여러 번 다시 만들었다고 하셨는데, 자유의 종은 지금도 금이 간 상태죠? 오히려 그 금 때문에 더 유명해졌다고도 하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종에 난 균열이 지금은 오히려 자유의 상징처럼 여겨지고 있는데요, 지금은 종이 울리지 않지만, 독립기념일마다 특별한 기념행사가 열립니다. 매년 7월 4일 오후 2시가 되면 '렛 프리덤 링(Let Freedom Ring)' 행사가 열리는데요, 독립선언서에 서명한 56명의 서명자 후손 어린이들이 자유의 종을 13번 가볍게 두드려 최초의 13개 주를 기념합니다.

진행자: 1846년 이후 더는 소리를 내지 못하지만, 미국인들에게는 지금도 자유와 독립, 그리고 평등의 가치를 상징하는 가장 유명한 종인 리버티벨, 자유의 종 이야기, 김미옥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