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항공, 원산갈마 정기 운항 정황…최선희 방러엔 47년 기체 투입

지난 27일 평양에서 원산갈마로 향하는 고려항공 JS6101편이 비행하는 모습. 자료=Flightradar24

북한 고려항공이 원산갈마 관광지구를 오가는 국내선을 정기적으로 운항하는 정황이 포착됐습니다. 오래 전 중단된 북한 국내선이 복원되는 것인지 주목되는 가운데 최선희 외무상의 최근 러시아 방문에는 기령 47년의 노후 항공기가 투입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고려항공 여객기가 최근 원산갈마 공항을 오가는 국내선에 잇따라 투입된 정황이 확인됐습니다.

VOA가 항공기 추적 웹사이트 '플라이트레이더24(Flightradar24)' 자료를 분석한 결과, 고려항공은 지난 23일 평양에서 원산갈마 공항으로 향하는 JS6101편을 운항했습니다.

항공기는 이날 오후 4시 58분경 평양을 출발해 약 40분 만에 원산에 도착했으며, 같은 날 오후 6시 30분경 편명을 JS6102로 바꿔 다시 평양으로 향했습니다.

고려항공은 같은 편명을 이용해 27일에도 동일한 노선을 운항했고, 30일에도 같은 항공편이 다시 포착됐습니다.

현재까지 확인된 운항 기록으로는 월요일과 목요일 같은 시간대에 항공편이 운항된 것입니다.

고려항공 홈페이지에는 현재 국제선 취항지인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와 중국 베이징, 선양만 안내돼 있을 뿐 원산 국내선은 포함돼 있지 않습니다. 따라서 이번 운항이 임시편인지, 아니면 정기 노선이 새로 개설된 것인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만약 정기 노선이라면 북한이 약 10년 만에 국내 여객 노선을 사실상 복원한 사례가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북한은 과거 평양과 삼지연 등을 연결하는 국내선을 운영했지만, 대부분 중단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번 노선은 지난해 완공된 원산갈마 해안관광지구와 관련이 있을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북한은 길이 4km의 해변을 중심으로 대규모 관광단지를 조성했으며, 최근에는 러시아 관광객들이 방문했다는 보도도 나온 바 있습니다.

따라서 여름 관광 성수기를 맞아 관광객 수송을 위해 국내선을 운항하기 시작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이번 국내선에는 우크라이나 안토노프사가 제작한 AN-148 여객기가 투입됐습니다.

약 80명의 승객을 태울 수 있는 이 항공기는 기령이 약 12년으로, 고려항공이 운용하는 항공기 가운데 비교적 신형 기종에 속합니다.

실제로 고려항공의 나머지 항공기는 대부분 제작된 지 수십 년이 지난 노후 기체입니다.

이 때문에 중국 당국은 고려항공의 기체 10여 대 중 4대에 대해서만 운항 허가를 내린 바 있습니다.

반면 러시아는 이 같은 제한을 두지 않고 있어 고려항공은 기령이 오래된 항공기를 러시아 노선에 주로 투입하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 18일엔 평양에서 러시아 모스크바로 향한 고려항공 특별편도 기령 47년의 일류신의 IL-62M 기종이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 항공기는 북한 최선희 외무상의 러시아 방문 시기에 운항된 만큼, 당시 최 외무상이 47년 된 노후 항공기를 이용했을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북한 최고위급 인사의 해외 순방에도 기령이 50년 가까이 된 노후 항공기가 동원된 셈입니다.

이 항공기는 중간 기착 없이 평양에서 모스크바까지 비행했습니다.

고려항공은 2015년까지만 해도 중국과 러시아 외에도 파키스탄, 쿠웨이트, 태국, 말레이시아 등 최대 6개국 10여 개 도시를 운항했습니다.

하지만 2017년을 전후해 핵·미사일 개발에 따른 국제사회의 제재와 각국의 운항 제한 조치로 중국과 러시아를 제외한 대부분의 국제 노선이 중단되면서 현재는 취항지가 크게 축소된 상태입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