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정부, 난민 추방 조치…인권단체들 항의

태국은 북한주민들의 제3국 행 경로로 자주 이용되고 있는데요. 인접국인 버마와 라오스에서도 많은 난민들이 입국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태국의 새 정부가 라오스 몽 족 난민에 대해 본국 송환 결정을 내린 데 이어, 최근 배를 타고 입국한 버마 난민에 대해서도 강제송환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인권단체들의 거센 항의를 받고 있습니다. 김근삼 기자와 함께 자세한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문: 최근 버마에서 배를 타고 태국에 입국한 난민들이 늘고 있는데, 이들이 송환될 처지에 있다고요?

답: 그렇습니다. 앞서 지난해 말, 태국 해군이 배를 타고 입국하려던 버마 난민 수 백 명을 공해에서 추방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충격을 준 바 있는데요. 지난 27일에도 78명의 버마인이 태국 남부 해안에 상륙했습니다. 그런데 이들에 대해서도 태국 정부가 강제송환을 추진하는 듯한 입장을 밝혀서 인권단체들의 비난을 사고 있습니다.

문: 배를 타고 나온다는 것은 목숨을 건 탈출인데. 어떤 사람들이 태국으로 탈출을 시도하고 있습니까?

답: 이번에 태국으로 간 난민들은 버마의 이슬람계 소수민족인 로힝야 족 출신들입니다. 이들은 탈출 과정에서 버마 해군으로부터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는데요. 로힝야 족은 대부분 버마 남부 아라칸 주에 살고 있고, 매년 수 백 명이 태국으로 탈출합니다. 이들의 최종 목적지는 주로 이슬람 국가인 말레이시아 인데요. 하지만 태국에서 불법이민자로 체류하는 경우도 상당수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태국 정부는 현재 2만 명 가량의 로힝야 족이 자국에 불법체류하고 있다는 입장입니다.

문: 그런데, 태국 정부는 이들을 버마로 송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요?

답: 아직 송환을 공식 발표하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태국 외무부는 로힝야 족 주민들이 버마 정부의 탄압을 피해 태국에 왔다고 믿을만한 타당한 이유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는데요. 따라서 이번에 태국으로 간 78명의 난민도 송환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 것입니다.

문: 그런데 이들 외에도 최근 라오스에서 태국으로 간 난민들에 대해서도 송환이 추진되고 있다구요?

답: 그렇습니다. 라오스의 소수계인 몽 족인데요. 라오스 몽 족이 태국으로 대량 탈출하기 시작한 것은 1970년대 후반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공산화 움직임에 반대하던 몽 족은 공산정권이 수립된 뒤 인근 태국으로 탈출하기 시작했는데요. 많은 사람들이 난민촌을 거쳐 미국 등 제 3국으로 망명했고요, 아직도 수 천 명의 몽 족 난민이 태국 내 난민촌에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태국 정부가 이들을 송환 조치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역시 인권단체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문: 그러니까 몽 족에 대해서는 태국 정부의 송환 입장이 공식화된 것이군요?

답: 이미 몽 족에 대해 몇 차례 소규모 송환 조치가 있었고요, 또 최근 라오스를 방문한 아피시트 웨차치야 태국 총리가 남아있는 몽 족을 송환시키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습니다. 인권단체들은 몽 족 난민들이 송환될 경우 라오스 정부의 탄압을 받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문: 그렇군요.

답: 또 지난 해에는 태국 내 몽 족 난민촌에서 송환을 거부하는 시위가 일어나기도 했는데요. 이제 대규모 송환이 기정사실화 되면서 난민촌에서 좀 더 강력한 시위나 폭력 사태가 일어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문: 태국 정부의 송환 움직임에 대해 인권단체들이 우려하고 있다고 했는데, 유엔의 입장은 어떤지 궁금합니다. 난민 문제를 담당하는 유엔난민고등판무관실은 이번 일에 대해 어떤 입장입니까?

답: 유엔난민고등판무관실의 아시아 지역 담당인 키티 맥킨지 대변인은 어떠한 경우에도 강제송환이 이뤄져서는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태국은 난민에 대한 국제협약 가입국으로서, 본국에서 탄압을 받을 수 있는 난민에 대해 절대로 송환 조치를 취해서는 안 된다고 맥킨지 대변인은 강조했습니다.

OUTRO: 지금까지 태국 정부의 버마, 라오스 소수계 난민 추방 움직임과 이에 대한 국제 인권단체들의 우려에 대해 알아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