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속 아메리카 250] 미 우정국 역사 251년

미국 우정국에서 제공한 이 사진은 벤자민 프랭클린과 조지 워싱턴이 그려진 1847년에 발행된 5센트와 10센트짜리 최초의 미국 우표들을 보여준다.

진행자: 미국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건국 250주년 관련 소식 전해드리는 ‘역사 속 아메리카 250’, 김미옥 기자와 함께합니다.

기자: 요즘 워싱턴 D.C. 건물 곳곳에서 건국 250주년이라고 적힌 글들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미국 건국보다 한 살 많은 '251년'이라는 숫자를 내건 기관도 있는데요, 바로 미국 우정국(USPS∙United States Postal Service)입니다. 오늘은 미국보다 먼저 탄생한 USPS의 251년 역사 이야기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우리가 흔히 우체국이라고 부르는 미국 우정국(USPS)가 미국보다 나이가 1살 더 많네요. USPS에서도 건국 250주년을 다양한 방식으로 기념하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USPS는 창설 250주년이었던 지난해에 우편배달 250년을 기념하는(250 Years of Delivering) 기념우표와 특별 기념책자를 발행했고, 올해는 건국 250주년을 맞아 독립혁명과 미국 역사, 상징을 담은 기념우표를 잇달아 선보였습니다. 지난 7월 4일에는 독립선언문 채택 250주년 기념우표도 발행했는데요, '1776' 숫자를 독립선언서 서명에 사용된 깃펜 모양으로 디자인한 것이 특징입니다.

진행자: 미국이 독립하기 전인 식민지 시대에도 우편제도가 있었던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당시에는 영국이 운영하는 식민지 우편제도가 있었습니다. 그러다 독립전쟁이 시작된 뒤인 1775년 7월 26일, 제2차 대륙회의가 영국과는 별도의 독립 우편제도를 만들고, 벤저민 프랭클린을 초대 우정국장, ‘포스트마스터 제너럴(Postmaster General)’로 임명했습니다. USPS는 이날을 공식 창설일로 삼고 있으며, 올해가 251주년입니다.

진행자: 미국 우편 서비스의 초기 역사에서도 정치가이자 발명가였던 벤저민 프랭클린의 활약이 컸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벤저민 프랭클린은 1737년 필라델피아 우체국장으로 임명됐고, 1753년에는 북미 식민지 담당 우정국 부국장이 돼 여러 식민지의 우편망을 관리했습니다. 우편도로와 우체국을 직접 점검하고 우체국의 업무와 회계 상태를 조사했는데요. 이러한 활동은 오늘날 미국 우편검사국, ‘유에스 포스털 인스펙션 서비스(U.S. Postal Inspection Service)’로 이어진 우편 점검 제도의 초기 전통이 됐습니다. 독립전쟁이 시작된 뒤 대륙회의는 영국의 통제를 받지 않는 자체 우편망을 구축했습니다. 당시 우편망은 대륙회의와 각 식민지 정부, 조지 워싱턴이 지휘하는 대륙군이 군사 명령과 전황을 신속하게 주고받는 중요한 통신망이었고요. 신문과 정치 문서를 식민지 곳곳에 전달하며 독립운동을 확산시키는 역할도 했습니다.

진행자: 우편제도가 독립전쟁을 수행하는 통신망이었네요. 그런데, 지금과 같은 우표와 무료 배달 서비스는 언제 시작됐습니까?

기자: 미 연방정부가 발행한 최초의 일반 우표는 1847년 7월 1일 판매되기 시작했습니다. 5센트 우표에는 벤저민 프랭클린, 10센트 우표에는 조지 워싱턴의 초상이 들어갔습니다.

무료 우편배달은 도시에서 먼저 시작됐습니다. 1863년 7월 1일, 49개 도시에서 집배원들이 우체국에 보관돼 있던 편지를 가정과 사업장까지 무료로 가져다주기 시작했는데요. 이를 계기로 우편물에 거리 주소를 적고, 도시가 거리 이름과 집 번호를 체계적으로 표시하는 제도도 확산됐습니다. 농촌에서는 1896년 웨스트버지니아주의 찰스타운과 홀타운, 유빌라 등 세 곳에서 ‘농촌 무료배달(Rural Free Delivery)’가 시험적으로 시작된 뒤 전국으로 확대됐습니다.

또 1913년에는 ‘파슬 포스트(Parcel Post)’, 즉 소포 우편 서비스가 시작돼 일반 가정과 농촌 주민들도 우체국을 통해 소포를 전국으로 보낼 수 있게 됐는데요. 첫 5일 동안 400만 개가 넘는 소포가 처리됐고, 첫 6개월 동안에는 약 3억 개가 발송될 정도로 큰 호응을 얻었습니다.

진행자: 우편번호와 지금의 USPS 체제는 언제 만들어졌습니까?

기자: 지금 미국에서 쓰는 다섯 자리 우편번호, ‘집코드(ZIP Code)’는 1963년 7월 1일 도입됐습니다. ‘ZIP’은 ‘우편 구역 개선 계획’이라는 뜻인데요, 늘어나는 우편물을 더 빠르고 정확하게 분류하기 위해 만든 번호 체계입니다. 당시에는 달리는 집배원 모습의 홍보 캐릭터 ‘미스터 ZIP(Mr. ZIP)’까지 등장해 미국인들에게 우편번호를 꼭 사용해 달라고 권했습니다. 미국의 우편제도는 1789년 연방 우편제도로 재편됐고, 1792년 전국적인 공공 우편망의 법적 기반이 마련됐습니다. 그리고 1970년 제정된 우편재편법에 따라 1971년 7월 1일 지금의 미국 우정국(USPS) 체제를 갖추게 됐습니다.

진행자: 디지털 시대지만, 여전히 사람들이 우체국을 많이 이용하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2025 회계연도 기준 USPS는 약 1억7천40만 개의 배달 지점에 우편과 소포를 배달했고, 한 해 동안 약 1천87억 개의 우편물을 처리했습니다. 소포는 하루 평균 약 2천270만 개를 배달했습니다. 미국에는 아직도 자전거와 배, 노새를 이용해서 우편을 배달하는 곳도 있는데요, 애리조나주 그랜드캐니언의 하바수파이 마을은 지금도 노새가 우편을 배달하고 있고, 앨라배마주 매그놀리아강에는 배를 타고 우편함을 도는 ‘선착장 간 우편배달’ 노선이 있습니다. 또 워싱턴주의 포인트 로버츠는 미국 땅이지만 자동차로 우체국에 가려면 캐나다를 거쳐야 하는 독특한 지역입니다.

진행자: 미국 역사보다 먼저 시작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USPS 251년 역사, 김미옥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