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독립 250주년] '아메리카 타임캡슐' 매설 준비 완료

'아메리카 타임캡슐'과 그 위에 놓일 종 모양의 유리 항아리가 메릴랜드주 게이더스버그에 있는 국립표준기술연구소(NIST)의 기계 작업실에서 공개됐다. (사진 출처: Rich Press/NIST)

진행자: 미국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건국 250주년 관련 소식 전해드리는 ‘역사 속 아메리카 250’, 김미옥 기자와 함께합니다.

기자: 건국 250주년을 기념하는 '아메리카 타임캡슐'이 매설 준비를 마치고 독립 기념일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지금부터 250년 뒤, 그러니까 건국 500주년인 2276년에 다시 열릴 타임캡슐인데요, 지난 6월 15일에 최종 봉인됐고, 안에 담긴 품목도 공개됐습니다. 어떤 기록과 물품이 이 타임캡슐에 담겼는지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이제 매설까지 하루 남았네요. 거의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는데, 이 ‘아메리카 타임캡슐’은 건국 250주년 기념사업 가운데서도 국가 차원의 대형 프로젝트로 추진됐죠?

기자: 그렇습니다. 이 사업은 2016년 미 연방 의회가 제정한 ‘미국 건국 250주년 위원회법’에 근거를 두고 진행됐습니다. 아메리카 250 미국 국립표준기술연구소(NIST)와 연방 의회 도서관, 국립공원관리청(NPS)과 협력해 장기 보존이 가능한 타임캡슐을 제작하고 안에 넣을 물품을 선정해 왔습니다.

진행자: 타임캡슐은 독립기념일인 7월 4일에, 250년 전 미국 건국의 아버지들이 독립선언문을 채택하고 서명했던 도시 필라델피아에 매설되는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1776년 13개 식민주 대표들이 미국의 독립을 선언했던 역사적인 장소인데요, 인디펜던스홀(Independence Hall)과 자유의 종(Liberty Bell)이 있는 필라델피아 ‘독립 국립 역사공원(Independence National Historical Park)’ 지하 약 3미터 깊이에 매설됩니다. 타임캡슐과 함께 1754년 벤저민 프랭클린이 제안했던 ‘Join or Die’ 즉 ‘단결하라, 아니면 파멸한다’를 형상화한 대형 석제 조형물도 설치되는데요, 이 타임캡슐은 250년 뒤인 2276년 7월 4일, 미국 건국 500주년에 다시 열릴 예정입니다.

진행자: 미래로 보낼 선물 꾸러미를 담아야 하는데, 250년 동안 땅속 환경에서 견딜 수 있도록 단단하게 만들었겠죠?

기자: 그렇습니다. 타임캡슐은 무게 약 408킬로그램의 스테인리스 스틸 원통형 용기로 제작됐습니다. 내부 습도는 종이 기록물을 가장 오래 보존할 수 있는 상대습도 35%로 유지했고, 캡슐 바깥에는 덮개를 한 겹 더 씌워 지하수가 스며들지 않도록 설계했습니다.

진행자: 어떤 기록물이 250년 뒤에 세상에 다시 모습을 드러내게 되나요?

기자: 타임캡슐에는 오랫동안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는 물품만 담을 수 있기 때문에 크기와 재질에 엄격한 기준이 적용됐습니다. 먼저 행정부와 입법부, 사법부가 각각 미래 세대에게 보내는 공식 기록을 담았고요, 전국 50개 주와 워싱턴 D.C., 미국령도 지역을 대표하는 물품을 선정했습니다. 북동부 메인주는 세계에서 가장 심각한 멸종위기에 처한 대형 고래 가운데 하나인 ‘북대서양참고래(North Atlantic right whale)’의 뼈를 넣었습니다. 또 아칸소주는 천연 다이아몬드를 수록했는데요, 아칸소에는 미국에서 유일하게 일반인이 직접 다이아몬드를 발견하면 가져갈 수 있는 국립공원이 있는데요, 이 다이아몬드가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기회와 가능성을 상징한다며 선정했습니다.

진행자: 우리 주를 대표하는 걸 뭐로 선정할지, 주마다 고민이 많았을 것 같은데, 다른 주들은 어떤 걸 담았습니까?

기자: 주마다 개성이 뚜렷했습니다. 애리조나주는 첨단 기술을 활용했는데요, 스테인리스 스틸 동전에 나노 식각 기술로 독립선언문과 미국 헌법 전문을 새겨 넣었습니다. 글씨가 워낙 작아서 눈으로는 거의 보이지 않고요, 또 캘리포니아주는 2022년 1월 미 항공우주국(NASA)의 아쿠아 위성이 촬영한 캘리포니아 사진을 담았습니다. 이 사진은 21세기 초 겨울철 캘리포니아의 지형과 자연환경을 보여주는 자료입니다. 또 ‘250년 뒤 캘리포니아는 어떤 모습일까?’라는 질문에 관한 인공지능의 답변도 인쇄해 함께 수록했습니다.

진행자: 250년 전 인공지능이 미래를 어떻게 상상했는지, 미래 세대가 직접 확인하게 되는 거군요. 참 흥미로운 기록이 될 것 같습니다. 그런데 타임캡슐에는 학생들도 참여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아메리카250이 마련한 'America's Field Trip' 공모전에서 선정된 학생들의 글과 그림도 타임캡슐에 담겼습니다. ‘미국은 당신에게 어떤 의미입니까?’라는 질문에 관한 학생들의 생각을 미래 세대가 직접 읽고 볼 수 있도록 한 거죠.

진행자: 또 특히 눈길을 끄는 물건으로 어떤 게 있을까요?

기자: 아메리카 250의 로지 리오스(Rosie Rios) 의장이 타임캡슐에 들어간 대표적인 물품을 직접 소개했는데요, 미국 연방대법원 대법관들의 서명이 들어간 소형 헌법책과 타임스스퀘어 새해맞이 볼 드롭 행사에 사용된 크리스털 조각이 수록됩니다. 또 코카콜라 회사가 미래 세대에게 보내는 '병 속의 편지(Message in a Bottle)'도 포함됐습니다. 여기에 캘리포니아주 패서디나의 새해맞이 전통 행사인 로즈 퍼레이드에서 사용된 성조기도 포함되고요, 미국 프로풋볼리그(NFL)의 플레이오프 기념주화도 들어갑니다.

진행자: 설마, 250년 뒤 사람들이 이 캡슐을 잊어버리지는 않겠죠?

기자: 그 부분도 대비했습니다. 타임캡슐의 매설 위치와 2276년 개봉 계획은 공원의 공식 관리 기록에 남길 예정입니다. 또 매설 장소에는 안내문이 새겨진 석재 표식을 설치해 미래 세대가 위치를 확인하고, 미국 건국 500주년인 2276년에 다시 열 수 있도록 할 계획입니다.

진행자: 7월 4일 필라델피아에서 타임캡슐이 묻히는 순간이 이제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250년 뒤 미래 세대에게 보내는 아메리카 타임캡슐 이야기, 김미옥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