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속 아메리카 250] 미합중국 제8대 마틴 밴 뷰런 대통령

마틴 밴 뷰런 미합중국 제8대 대통령

진행자: 미국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건국 250주년 소식 전해드리는 ‘역사 속 아메리카 250’, 김미옥 기자와 함께합니다.

기자: 미국 역대 대통령들을 만나보는 시간이죠. 오늘은 미합중국 제8대 대통령, 마틴 밴 뷰런 대통령 만나보겠습니다. 지금은 미국 정치에서 민주당과 공화당이 경쟁하는 양당제가 너무나 익숙한데요, 밴 뷰런 대통령은 미국 최초로 전국 규모의 정당 조직을 만들었습니다. 뛰어난 정치 감각으로 별명이 ‘작은 마법사’, ‘리틀 매지션(Little Magician)이고, 지금의 미국 정당 정치의 토대를 만든 대통령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진행자: 마틴 밴 뷰런 대통령은 정치 감각이 뛰어나 '리틀 매지션'이라는 별명까지 얻었다는데, 다른 초기 대통령들에 비해선 이름이 덜 알려진 것 같습니다.

기자: 맞습니다. 마틴 밴 뷰런 대통령은 건국 초기 대통령들처럼 독립선언서를 쓰거나 전쟁 영웅도 아니었죠. 그래서 상대적으로 이름이 덜 알려졌는데요, 하지만 전국 규모의 정당 조직을 만들고 미국 정당 정치의 토대를 마련한 뛰어난 정치 전략가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진행자: 건국 초기 대통령들과는 세대가 완전히 바뀐 시대의 대통령이죠? 어떤 성장 과정을 거쳤습니까?

기자: 밴 뷰런 대통령은 1782년 뉴욕주 킨더훅이라는 작은 마을에서 태어났습니다. 미국 독립 이후 태어난 첫 대통령이죠. 농장과 여관을 운영하는 네덜란드계 가정에서 자랐는데요, 어린 시절에는 영어보다 네덜란드어를 먼저 배웠습니다.

진행자: 일단 언어부터가 이전 대통령들과는 자라온 배경이 좀 다르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아버지가 운영하던 여관은 당시 지역 정치인들이 자주 모이는 장소였습니다. 어린 밴 뷰런은 이곳에서 자연스럽게 정치 이야기를 들으며 성장했는데요, 정규 대학 교육은 받지 않았지만 법률을 공부해 1803년 변호사가 됐습니다. 또 어린 시절 친구인 해나 호스와 결혼했지만 1819년 아내를 결핵으로 잃은 뒤 평생 재혼하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정치인으로서는 어떤 길을 걸었습니까?

기자: 밴 뷰런은 뉴욕주 정치에서 빠르게 두각을 나타냈습니다. 뉴욕주 상원의원과 주지사, 연방 상원의원을 거치며 정치 경력을 쌓았고, 앤드루 잭슨 대통령 행정부에서 국무장관과 부통령을 지냈습니다. 앤드루 잭슨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1836년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해 미합중국 제8대 대통령이 됐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밴 뷰런 대통령은 임기 내내 쉽지 않은 시기를 보냈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대통령에 취임 석 달 만에 미국 역사상 최악의 경제 위기 가운데 하나인 ‘1837년 경제공황(Panic of 1837)’이 발생했습니다. 은행들이 잇따라 문을 닫고 기업이 파산하면서 실업자가 크게 늘었는데요, 밴 뷰런은 연방정부가 민간 경제에 과도하게 개입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유지했습니다. 하지만, 경기 침체가 길어지면서 국민들의 불만이 커졌고, 결국 재선에 실패했습니다.

진행자: 대통령으로서 대표적인 업적을 꼽는다면 어떤 게 있습니까?

기자: 앞서 말씀드렸듯이, 밴 뷰런은 현대 미국 정당 정치의 토대를 마련한 인물로 평가받습니다. 또 연방정부 자금을 민간 은행과 분리해 관리하는 '독립 재무제도(Independent Treasury System)'를 강력히 추진했는데요, 비록 정권이 바뀌면서 곧바로 폐지되는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미국 국가 재정 시스템의 중요한 발판이 됐습니다. 비록 대통령으로서는 대중에게 덜 알려져 있어도, 미국의 정치 조직과 선거 문화를 한 단계 발전시킨 공로는 지금도 높이 평가받고 있습니다.

진행자: 마틴 밴 뷰런과 관련된 역사 유적지도 남아 있죠?

기자: 네. 뉴욕주 킨더훅에 있는 ‘린든왈드(Lindenwald)’가 대표적입니다. 대통령직에서 물러난 뒤 살았던 저택인데요. 지금은 ‘마틴 밴 뷰런 국립역사유적지’로 지정돼 당시 생활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미국 초기 정당 정치의 역사를 소개하는 장소로도 유명합니다.

진행자: 그런데 아주 흥미로운 사실이 있던데, 우리가 ‘알았다’ ‘좋다’고 할 때 쓰는 ‘OK’가 밴 뷰런 대통령과 관련돼 있다고 하죠?

기자: 그렇습니다. 마틴 밴 뷰런의 고향이 뉴욕주 킨더훅인데요, 1840년 재선 운동 당시 밴 뷰런의 별명이 ‘올드 킨더훅(Old Kinderhook)’이었습니다. 지지자들은 ‘Old’의 ‘O’, ‘Kinderhook’의 ‘K’ 이니셜을 따 ‘O.K.클럽’을 만들고 선거 구호로 O.K.를 사용했는데요, 오늘날 전 세계인이 사용하는 'OK'의 유래 가운데 하나로 자주 언급됩니다. 또 밴 뷰런은 늘 단정한 옷차림과 세련된 매너로 유명했습니다. 당시 정치인들이 시골 개척자 이미지를 강조하던 것과 달리, 밴 뷰런은 고급 양복과 정교한 헤어스타일을 고집해 ‘젠틀맨 정치인’이라는 별명도 얻었습니다.

진행자: 미국 제8대 대통령, 마틴 밴 뷰런 이야기 잘 들었습니다. 김미옥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