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행자: 미국의 혁신, 문화, 그리고 미국 50개 주 소개까지, 미국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 전해드릴 구석구석 USA, 김미옥 기자와 함께합니다.
기자: 요즘 많이 더워졌죠? 이럴 때 스튜디오에 시원한 딸기 아이스크림 하나 놓고 얘기하면, 생각만으로도 분위기 좋을 것 같죠? 미국에서는 아이스크림이 단순히 달콤한 간식을 넘어 학교나 교회, 지역 사회에서 생활 문화의 매개체로 활용되고 있는데요, 오늘은 미국의 독특한 문화, ‘아이스크림 소셜(Ice Cream Social)’ 에 관해 전해드립니다.
진행자: 아이스크림 소셜, 이름 그대로 아이스크림 먹으면서 서로 만나고 교류하는 행사인거죠?
기자: 네. 미국에서는 학교나 교회, 지역 도서관, 심지어 소방서 앞에서도 테이블을 펼쳐 놓고 ‘아이스크림 소셜~’하고 외치는 모습 쉽게 볼 수 있죠.
진행자: 저는 경찰서에서 아이스크림 소셜을 여는 걸 본 적이 있는데, 특히 여름철에는 수영장이나 공원등 미국 곳곳에서 쉽게 볼 수 있죠. 학교 행사로도 하고 있고요?
기자: 네. 학교에서는 졸업식이나 새 학기 시작 전에 아이스크림 소셜을 열기도 하고요, 지역사회에서는 바닐라, 초콜릿, 딸기 같은 아이스크림을 무료로 나눠주고, 주민들은 직접 구운 쿠키를 가져와 처음 만나는 이웃과도 서로 나누며 쉽게 친해지기도 합니다. 이런 것이 미국의 아이스크림 소셜 모습인데요, 알고보면 아이스크림 자체보다 사람들과의 만남이 더 중요한 행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달콤한 아이스크림 먹으며 서로 친해지는 이 문화는 미국에서 어떻게 시작된건가요?
기자: 19세기 초만 해도 아이스크림이 지금처럼 흔한 음식이 아니었습니다. 냉장고가 없던 시절에는 얼음을 저장하는 아이스하우스에서 얼음을 가져와야 했고, 아이스크림도 손으로 직접 만들어야 했는데요, 얼음을 구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았기 때문에, 부유층이 손님을 초대해 아이스크림을 대접하는 것이 특별한 사교 행사였습니다. 그런데, 1800년대 후반 냉장 기술이 발전하면서 아이스크림이 조금씩 대중화됐습니다. 특히 교회에서 친목 모임이나 모금 행사를 위해 아이스크림 소셜을 열기 시작했는데요, 실제로 1880년대와 1890년대 미국 지역 신문에는 ‘토요일 저녁 아이스크림 소셜 개최’, ‘교회 건축 기금 마련 아이스크림 소셜’ 같은 광고가 자주 등장합니다. 아이스크림 소셜이 미국 전역으로 퍼지기 시작한 것도 이 시기입니다.
진행자: 아이스크림이 귀하던 시절에, 건국 초기 미국 대통령들 가운데 아이스크림 애호가들이 있었죠?
기자: 네. 초대 대통령인 조지 워싱턴은 뉴욕에 머물 때 아이스크림 구입에 상당한 돈을 지출한 기록이 남아 있고요, 토마스 제퍼슨 대통령은 프랑스 체류 시절 접한 바닐라 아이스크림 제조법을 미국에 소개했죠. 토마스 제퍼슨이 직접 적은 아이스크림 제조법이 지금까지 보존돼 있습니다. 또 제임스 매디슨 대통령의 부인인 돌리 매디슨(Dolley Madison)여사는 백악관 행사에서 손님들에게 아이스크림을 자주 대접한 것으로 유명합니다.
진행자: 대통령들까지 즐겼다면 당시에는 정말 특별한 음식이었겠네요. 역사적으로 오랫 동안 이어지는 아이스크림 소셜 행사도 있나요?
기자: 네. 미국 중서부에 100년 가까운 역사를 이어오는 아이스크림 소셜 행사들이 지금도 열리고 있고요, 또 버지니아주 역사 유적지 가운데 하나인 ‘체리힐 농장(Cherry Hill Farmhouse)’에서는 1800년대 방식으로 아이스크림을 만드는 시연과 함께 아이스크림 소셜 행사를 열기도 합니다.
진행자: 전국 아이스크림의 달, 아이스크림의 날도 지정돼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1984년 당시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이 7월을 '전국 아이스크림의 달(National Ice Cream Month)'로 지정했습니다. 또 7월 셋째 주 일요일을 '전국 아이스크림의 날(National Ice Cream Day)'로 정했는데요, 당시 선언문에서 미국인들에게 아이스크림을 즐기며 함께 이 날을 기념하자고 직접 권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미국은 세계 최대 아이스크림 시장 가운데 하나인 것으로 아는데, 미국 사람들이 특별히 좋아하는 아이스크림 맛이 있나요?
기자: 미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아이스크림 맛은 오랫동안 바닐라였습니다. 여러 소비자 조사에서도 바닐라가 꾸준히 1위를 차지하고 있는데요. 초콜릿과 쿠키 앤 크림도 늘 상위권에 오르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민트 초콜릿칩이나 솔티드 캐러멜 같은 다양한 맛을 찾는 소비자들도 늘고 있습니다. 지역에 따라서도 선호하는 맛이 조금 다른데요, 미국 북동부에서는 커피 맛 아이스크림이 인기가 높고, 낙농업이 발달한 중서부에서는 버터 피칸을 즐겨 찾습니다. 또 남부 지역에서는 복숭아를 활용한 아이스크림도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의 독특한 생활문화, 아이스크림 소셜 이야기 들어봤습니다. 김미옥 기자, 수고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