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시진핑 정상회담 의제는? (3) 이란: 미·중 마찰에도 양자관계 유지 전망

2026년 5월 8일 오만 무산담에서 호르무즈 해협의 선박들이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14일~15일 베이징에서 중국 지도자 시진핑 국가주석을 만날 예정입니다. 정상회담에 앞서 미국과 중국은 이란 문제를 두고 여러 차례 충돌해 왔습니다. 트럼프 행정부 관계자들은 이번 회담에서 이란 문제가 반드시 논의될 것이지만, 이것이 "광범위한 양자 관계를 훼손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번 회담 기간 중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의 대이란 정책에 대해 압박을 가할 것이라는 보도들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이란 문제에 대해 미국과 중국은 어떤 입장은 가지고 있을까요?

미국과 중국, 이란 문제로 수차례 충돌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방문을 일주일도 채 남겨두지 않은 지난 8일, 미 국무부는 이란에 위성 영상을 제공한 중국 기업 3곳을 포함해 이란 관련 단체 4곳에 대한 제재를 발표했습니다. 제재 대상 중국 기업은 항저우 미엔트로피 테크놀로지(또는 미자르 비전), 베이징 무메이 스타 테크놀로지(어스 아이), 창광 위성 기술입니다. 미 국무부는 이들 기업이 이란에 위성 영상을 제공함으로써 이란이 중동 내 미군을 공격할 수 있게 했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궈자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1일 정례 브리핑에서 미국의 제재에 대해 "국제법적 근거가 없고 유엔 안보리의 승인도 없는 불법적인 독자 제재"라며 중국은 이를 강력히 반대한다고 밝혔습니다. 궈자쿤 대변인은 또한 미국이 "전쟁을 이용해 다른 나라를 악의적으로 연관짓고 비방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주목할 점은 미국의 제재 발표 이후인 11일에도 미엔트로피 테크놀로지 웹사이트에는 중동 내 "주요 군사 장비 배치의 실시간 추적" 섹션이 여전히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해당 웹사이트에는 "2026년 이란 상황 초기 단계에서 미엔트로피는 중동 내 무기 및 장비 배치 위치를 신속하게 발견하고 전체 과정의 배치 변화를 추적했다"고 명시돼 있습니다.

이보다 앞선 2일, 중국 상무부는 이란 석유 거래에 연루된 혐의로 5개 중국 석유화학 기업에 가해진 미국의 제재를 "인정하지 말고, 이행하지 말며, 준수하지 말라"고 자국 기업들에 명시적으로 지시하는 금지령을 내렸습니다.

미국은 지난해 3월부터 이란과 원유 거래를 하는 중국의 독립 소형 정유업체들을 최소 5곳 이상 제재해 왔으며, 최근에는 중국 석유화학(다롄) 정유 공사에 대해서도 소송 및 제재를 가했습니다.

또한 미국은 중국의 독립 정유사들과 거래하는 금융 기관들에 제재 위험을 경고해 왔습니다. 스콧 베센트 미 재무장관은 이들 정유사와 계속 거래하는 것으로 확인될 경우 세컨더리 제재에 직면할 것이라는 경고 서한을 중국 은행 2곳에 보냈다고 밝혔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중국이 공개적으로는 자국 기업에 미국의 제재를 따르지 말라고 요구하면서도, 비밀리에 최대 국유 은행들에게 제재 대상 기업에 대한 신규 대출을 중단하라고 요청했다는 최근 보고가 있다는 것입니다.

분석가들은 양국이 이란 문제로 이토록 대립하면서도 정상회담이 열리는 것은 "이란이 중요하기는 하지만 이번 회담의 핵심은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고 지적합니다.

미 싱크탱크 민주주의수호재단(FDD)의 크레이그 싱글턴 중국 담당 선임연구원은 7일 열린 미중 정상회담 관련 재단 브리핑에서 "이란 문제는 트럼프 대통령이 원래 계획했던 무역 및 안정 중심의 회담을 중국이 위기 대처를 도울 수 있는지 확인하는 시험대로 바꿀 수 있기 때문에 정상회담이 빛일 잃게 만들 수도 있다”며 “하지만 그것이 워싱턴이 진정으로 원하는 바는 아닐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미국은 이란과 관련해 무엇을 논의하고 싶은가?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6일 '블룸버그 TV'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시진핑 주석을 만날 때 중국의 이란산 원유 구매 문제를 반드시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리어 대표는 "이란은 세계 최대의 테러 지원국이며, 이란의 석유를 사는 누구든 테러에 자금을 대는 것"이라며, 따라서 재무부가 과거 수십 년간 이란과 거래하는 정유업체들을 상대로 취했던 조치와 유사한 조치를 취할 때, 한 국가가 이를 거부하거나 이를 따르지 말라고 지시한다면 이 주제는 당연히 논의의 대상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리어 대표는 미국이 실무자 차원에서 이 문제를 중국에 제기를 했다고 말하고, 그렇지만 미국이 이 사건으로 인해 더 넓은 양자 관계가 훼손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는 "우리는 중국과 안정적인 관계를 유지하기를 원하며, 이것이 베이징 회담에서 도달할 수 있는 합의에 영향을 미치기를 원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5일 시진핑 주석과의 회담에서 이란 문제를 중국과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또한 중국 석유 수송량의 60%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아울러 시진핑 주석의 태도가 "항상 매우 정중했으며" 미국에 도전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고 평가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초기에 방중 일정을 연기하면서 중국이 이 핵심 수로를 여는 데 도움을 주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으나, 정부 관계자들은 곧바로 연기 사유가 중국을 압박하고자 한 게 아니라 물류 문제를 고려한 것이었다고 정정한 바 있습니다.

마르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과 스콧 베센트 미 재무장관은 최근 미중 정상회담과 이란과의 연관성에 관해 언급한 바 있습니다.

4일, 베센트 장관은 중국에 외교적 중재를 강화하고 이란이 세계 주요 에너지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다시 개방하도록 촉구할 것을 공개적으로 요구했습니다.

베센트 장관은 '폭스뉴스'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중국이 이란을 설득해 해협을 다시 열도록 외교적 노력을 할 수 있는지 지켜보자”고 말했습니다. 베센트 장관은 중국이 이란 에너지의 약 90%를 구매하고 있다며, “이는 세계 최대 규모의 국가 차원 테러 지원국을 재정적으로 지원하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베이징이 해상 운송 안보를 보장하기 위한 미국 주도의 국제적 행동에 동참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이란의 압바스 아락치 외무장관이 지난6일 중국을 방문했습니다. 하루 전인 5일 백악관 브리핑에서 이 방문에 대한 질문을 받은 마르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중국이 이란에 반드시 전달해야 할 메시지를 전해주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루비오 장관은 “즉, 당신들이 해협에서 벌이고 있는 행동으로 전 세계적으로 고립을 자초하고 있다. 이 사안에서 당신들은 명백히 잘못된 쪽이다. 선박을 폭파하거나, 기뢰를 설치하거나, 세계 경제를 인질로 잡으려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중국이 이 메시지를 비공식적으로든 공개적으로든 이란에 전달하길 바라며, 궁극적으로는 우리가 이란에 직접 전달하길 희망한다”고 덧붙였습니다.

11일, 중국 외교부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정책과 관련해 중국에 압박을 가할 의도가 있다는 보도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을 받았습니다. 이에 대해 궈자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중국은 이란 정세에 대해 일관된 입장을 유지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평화회담을 촉진하고 분쟁을 종식시키는 데 긍정적인 역할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중국은 이란을 압박해 호르무즈 해협을 열게 할까?

분석가들은 호르무즈 해협 문제에서 미국과 중국의 이해관계가 수렴하고 있는 만큼, 중국이 이란에 해협 개방을 촉구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7일, 워싱턴의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서 열린 미중 정상회담 관련 브리핑에서, 필립 럭CSIS 경제 프로그램 국장은 이란 문제가 미국과 중국 모두에게 막대한 경제적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럭 국장은 “미국 정부가 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 더 큰 정치적 압박을 느끼고 있을 수는 있지만, 이는 양국 모두에게 매우 큰 문제다. 그리고 어떤 면에서는 경제적 관점에서 중국에게 더 큰 문제일 수 있다”고 말하고 “단순히 해협을 통한 화석연료 접근 문제뿐 아니라, 더 광범위한 글로벌 공급망에 미치는 영향도 크다”고 설명했습니다.

럭 국장은 미국이 주로 내수와 소비 중심의 경제에 의존하는 것과 달리, 중국 경제는 공급망의 순환과 세계로의 수출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이란 문제가 지속될 경우 세계 경기 침체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며, 현재 중국 국내 경제가 부동산 시장에 대한 지속적인 압박 등 여러 문제를 안고 있는 상황에서 글로벌 경기 침체가 발생하면 중국 경제에 가해지는 충격은 매우 클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럭 국장은 “중국은 외부 수요에 더욱 의존하고 있다. 유가 변동, 구리·알루미늄의 과잉 공급 등으로 외부 수요에 변동이 생기면 중국 경제에 매우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6일, 중국 외교부는 왕이 외교부장과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 간 회담 후 발표한 성명에서 호르무즈 해협 문제에 대해 언급했습니다. 성명을 통해 중국 외교부는 “해협 문제와 관련해 국제사회는 정상적이고 안전한 항행의 조속한 회복에 대해 공동의 우려를 갖고 있으며, 중국은 관련 당사자들이 국제사회의 강력한 요구에 가능한 한 빨리 응답하길 희망한다”고 밝혔습니다.

중국은 이란 핵 문제에서 미국을 도울 수 있을까?

중국 외교부의 성명은 이란의 핵 문제도 다뤘습니다. 성명은 “핵 문제와 관련해 중국은 이란이 핵무기를 개발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높이 평가하며, 이란이 핵 에너지를 평화적으로 이용할 정당한 권리를 갖고 있다고 믿는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대해 보니 린 CSIS 중국파워프로그램 국장은 같은 브리핑에서, 중국이 테헤란 정권을 설득해 우라늄 농축과 신흥 핵무기 프로그램을 포기하도록 도울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우라늄 농축과 핵무기 프로그램의 포기는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에 요구하는 핵심 조건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10일 중동 분쟁을 종식시키기 위한 이란의 최신 제안을 거부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11일 기자들에게 이 제안을 거부한 이유는 이란이 핵무기를 포기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밝혔습니다.

워싱턴 싱크탱크 민주주의수호재단(FDD)의 크레이그 싱글턴 중국 담당 선임연구원은 7일 열린 재단 브리핑에서, 중국은 중동 전쟁이 확산되지 않기를 바라며 호르무즈 해협 재개와 해상 운송 안정 회복을 원하고 있지만, 미국이 중국 기업들에 부과한 제재로 인해 중국은 이를 “단순한 이란 정책이 아니라 중국의 에너지 안보에 대한 압박으로 보이기 시작했다”고 느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싱글턴 연구원은 따라서 “중국이 이란에 대해 계속해서 자제와 추가적인 긴장 완화를 촉구하는 수준에 머물 것”이라며, “중국이 스스로 촉발하지도, 통제하지도 않는 전쟁을 해결하기 위해 위험을 감수할 것이라고는 보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