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미국 필리조선소에서 미군 핵잠수함 건조 준비 착수"

한화오션그룹이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 위치한 최첨단 시설인 필리 조선소에 대형 선박이 건조 중 정박해 있다. = 한화 오션 그룹 제공

미국 정부가 해군 전력 확충과 조선업 재건을 핵심 과제로 제시한 가운데, 한국의 방위산업기업인 한화가 미국 필라델피아 조선소에서 미 해군 함정, 특히 핵추진 잠수함 건조를 위한 준비 작업에 착수했다고 밝혔습니다.

한화디펜스USA에서 조선사업부문을 총괄하는 톰 앤더슨 사장은 지난 22일 필라델피아 한화 필리조선소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해당 조선소가 “미 해군에 필요한 핵추진 잠수함 건조를 지원하기 위한 준비를 이미 시작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인력 확충과 생산 효율 개선, 시설 투자, 한국 조선소의 기술과 운영 모범 사례 이전 작업이 진행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버지니아급 잠수함 설계와 건조, 운용 경험을 보유한 인력을 중심으로 미국 내 조선 전문 인력도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필리조선소가 특정 잠수함 모델에 국한되지 않고, 핵추진 잠수함을 건조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다만 실제 생산 시점과 방식은 향후 미·한 양국 정부의 협력 결정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 1기에서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 부대표를 역임하기도 했던 한화그룹 글로벌 최고전략책임자 알렉스 웡도 이날 간담회에서 미국 정부와 의회 내에서 동맹국과의 협력을 통해 조선 산업 기반을 확대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미한 양국 정부가 필리조선소에서 잠수함을 건조하기로 결정한다면, 한화는 그 결정에 맞춰 대응할 준비가 충분히 돼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한화 측의 이번 발언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미 해군의 ‘골든 플릿’ 구상을 발표하며 미국 내 조선 역량 강화를 천명한 가운데 나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과정에서 필라델피아 조선소와 한국 기업 한화를 협력 사례로 직접 언급한 바 있습니다.

한화는 앞서 지난해 필라델피아 조선소를 인수했으며, 이후 미국 조선업 강화를 목표로 수십억 달러 규모의 추가 투자를 발표한 바 있습니다.

한화 측은 현재 필리조선소가 민·군 겸용 조선소로 운영되고 있으며, 미 정부의 관련 승인과 인증 절차를 관계 기관과 협력해 진행 중이라고 밝혔었습니다.

미국 정부는 해군 전력 확충과 함께 자국 내 조선 역량을 회복하는 것을 국가 안보 차원의 과제로 보고 있으며, 한화 필리조선소는 이 전략의 한 축으로 거론되고 있습니다.

한편, 한화의 이번 발표와 관련해 VOA는 미국 전쟁부에 입장을 문의했으며, 현재 답변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VOA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