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미국 제련소 계획에 투자 ‘청신호’…법원 가처분 기각

고려아연에서 공개한 아연 광석 사진.

고려아연이 미국 정부 측과 함께 추진하는 미 테네시주 제련소 건설이 일단 정상적으로 추진될 전망입니다.

한국 법원이 주요 주주들의 가처분 신청을 기각하면서, 대규모 미국 투자 프로젝트에 사실상 청신호가 켜졌습니다.

한국 서울중앙지법은 24일(현지 시간) MBK파트너스와 영풍이 고려아연의 신주 발행을 막아달라며 제기한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습니다.

이번 소송은 지난 15일 고려아연이 미국 정부와 함께 74억3천200만 달러를 투자해 테네시주에 통합 비철금속 제련소를 설립하겠다고 밝히면서 시작됐습니다. 이 사업은 반도체와 전자제품, 무기 제조 등에 사용되는 핵심 원자재에 대한 미국의 중국 의존도를 낮추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고려아연은 이를 위해 미국 정부와 합작회사인 크루서블 JV를 설립한 뒤, 고려아연 지분 10.59%에 해당하는 신주를 발행해 합작회사에 넘기는 방식을 선택했습니다. 이에 MBK파트너스와 영풍은 기존 주주의 가치 훼손 가능성을 이유로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습니다.

법원은 그러나 이번 신주 발행이 경영상 목적에 따른 것이라고 판단하며 신청을 기각했습니다. 이번 법원 결정으로 고려아연의 미국 제련소 건설 계획을 둘러싼 핵심 법적 쟁점이 해소됐습니다.

계획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약 19억 달러 규모의 신주를 발행해 미국 정부가 주도하는 합작법인에 매각하게 되며, 이 합작법인은 고려아연 지분 약 10%를 확보하게 됩니다.

고려아연은 성명을 통해 법원의 판단에 감사를 표하며, 미국 제련소 프로젝트를 예정대로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고려아연은 이번 미국 제련소 프로젝트가 핵심 광물 공급망을 다변화하려는 미국의 정책 방향과, 세계 최대 핵심 광물 시장인 미국에서 성장 거점을 확보하려는 회사의 전략과 맞닿아 있다고 밝혔습니다.

고려아연은 2026년 중 설계와 조달, 시공 업체 선정과 주요 장비 발주를 진행하고, 2027년 착공할 예정입니다. 이어 2029년 완공 이후 단계적 가동을 거쳐 2030년 본 가동에 들어간다는 목표입니다.

앞서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은 고려아연의 투자와 관련해, 테네시주에 최첨단 핵심 광물 제련·가공 시설이 들어서게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러트닉 장관은 이 시설이 미국 내 방위산업과 첨단 제조업에 필요한 전략 자원을 직접 공급하는 역할을 맡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