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르도안 "푸틴은 빨리 전쟁 끝내고 싶어 해"...백악관 "미 의회 우크라이나 지원 여론 매우 강력"

블라디미르 푸틴(가운데 오른쪽) 러시아 대통령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가운데 왼쪽) 튀르키예 대통령이 지난 4일 러시아 휴양도시 소치에서 회동하고 있다. (자료사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가능한 한 빨리 끝내고 싶어 한다고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이 18일 주장했습니다.

유엔총회 일정 참석을 위해 미국을 방문한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날 미 공영방송 PBS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가능성에 관한 질문에 이같이 답했습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친분이 깊은 푸틴 대통령과 우크라이나전 상황에 관한 얘기를 나눈 적이 있는지에 관한 물음에 "얘기한 적 없다"고 답했습니다.

하지만 이어 "우리는 전쟁이 하루빨리 끝나길 바라고 있으며, 푸틴 대통령도 실제로 이 전쟁을 가능한 한 빨리 끝내려는 편에 서 있다"고 말했습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이 전쟁을 끝내고 싶어 한다고 믿는 이유가 무어냐'는 질문에 "푸틴 대통령은 이 전쟁을 가능한 한 빨리 끝내고 싶어 한다고 말했으며, 그의 말을 믿는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우크라이나전이 언제, 어떻게 끝날 것인지에 대한 질문에는 "전쟁이 언제 끝날지, 얼마나 오래 갈지에 관해 내가 일정을 제공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면서 "양국(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지도자들만이 얘기해줄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그러면서도 "하지만 아주 분명하고 솔직히 말해 이 전쟁이 오랫동안 지속될 것은 자명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지난 4일 러시아 휴양도시 소치에서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회담한 바 있습니다.

■ "서구 만큼 러시아도 신뢰"

아울러 에르도안 대통령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인 튀르키예가 다른 나토 동맹국이나 유럽연합(EU) 회원국들과 비슷한 수준으로 대러시아 제재에 참여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도 해명했습니다.

"러시아는 튀르키예의 가까운 이웃 중 하나이며, 우리는 공통의 역사가 있다"고 강조하면서 "우리가 EU 회원국들과 같은 일을 해야 하는가"라고 반문했습니다.

이어서 "튀르키예에 공급되는 천연가스의 절반이 러시아에서 오며, 양국은 방위산업 분야에서도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우리는 서구를 신뢰할 수 있는 만큼 러시아도 신뢰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과의 개인적 우호 관계를 바탕으로, 지난해 개전 초기 평화 협상을 중재한 바 있습니다.

같은해 7월에는 전쟁 중 곡물 수출을 재개할 수 있게 한 흑해 곡물 협정 체결을 유엔과 함께 중재해 성사시킨 바 있습니다.

이 협정은 러시아가 4차 연장을 거부하면서 지난 7월 종료됐으나, 다시 살리려는 물밑 작업이 곳곳에서 진행 중입니다.

■ 크름반도 탈환 부정적

에르도안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가 크름반도(크림반도)를 되찾을 가능성에 관해 부정적 견해를 밝혔습니다.

크름반도는 러시아가 지난 2014년 불법 병합했고, 우크라이나가 탈환을 다짐하며 최근 공세를 강화하고 있는 곳입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2014년에 푸틴 대통령과 크름반도 문제에 관해 대화를 나눴지만, 러시아가 철수하도록 하지 못했다"면서 "이 일은 당분간은 불가능해 보이고 시간이 해결해 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 백악관 "미 의회 우크라이나 지원 여론 강력"

우크라이나 지원에 대한 미국 의회 내 지지 여론이 여전히 매우 강력하다고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이 강조했습니다.

커비 조정관은 지난 17일 공개된 텔레그래프와의 인터뷰에서 "매우 목소리가 큰 극우파 공화당 의원들 소그룹만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추가 지원을 반대하고 있다"며 "상하 양원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계속할 준비가 돼있다"고 말했습니다.

커비 조정관은 "특히 하원 공화당원들 가운데 우크라이나에 대한 향후 지출과 지원을 비판하는 사람이 더 많아지고 있다는 것을 목도했다"면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의회의 지지는 여전히 매우 강력하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이런 추세가 “초당파적 관점을 형성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앞서 미 의회전문매체 더힐은 일부 공화당 의원들이 우크라이나 지원을 위한 행정부의 추가 자금 요청에 반발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21일 미 의회를 방문할 예정입니다.

이어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백악관에서 회담합니다.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전면 침공한 이후 우크라이나를 전폭적으로 지원해왔습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지난 6일 우크라이나 수도 크이우(러시아명 키예프)를 방문해 젤렌스키 대통령과 회동하고, 10억 달러 넘는 규모의 추가 지원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같이 보기: 미, 우크라이나에 집속탄 이어 열화우라늄탄 지원...'더러운 폭탄' 국제적 유해성 논란

이로써, 전쟁 발발 이후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제공하는 지원 규모 총액은 432억 달러를 넘어서게 됩니다.

VOA 뉴스 오종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