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우크라이나 점령지 마리우폴 전격 방문...'특별군사작전' 통합사령관과도 회동

블라디미르 푸틴(오른쪽) 러시아 대통령이 18일 크름반도(크림반도) 어린이 예술센터를 둘러보며 웃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남부 점령지 마리우폴을 전격 방문했습니다.

크렘린궁은 19일 성명을 통해 "푸틴 대통령이 마리우폴을 실무 방문했다"고 밝히고 "시내 여러 곳을 시찰하며 주민들과 이야기를 나눴다"고 덧붙였습니다.

전날(18일) 심야에 헬리콥터를 타고 현지에 도착한 푸틴 대통령은 직접 차량을 운전해 시내를 돌아봤다고 러시아 매체들이 일제히 전했습니다.

우크라이나 도네츠크주 최남단 도시인 마리우폴은 지난 2014년 러시아가 강제 병합한 크름반도(크림반도)와 격전지 돈바스 일대를 연결하는 요충지입니다.

우크라이나 주요 도시

러시아는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직후부터 마리우폴을 포위 공격해 함락시켰습니다.

이 과정에서 같은해 3월, 폭격으로 마리우폴 시내 극장이 무너지면서 어린이와 여성 등 민간인 최소 600명이 숨지는 참사가 일어나기도 했습니다.

같이 보기: 러시아 국방부 '마리우폴 저항군 항복' 발표...우크라이나 "북부 전선 국경 도달"

■ 군 사령부 찾아 총참모장 회동

푸틴 대통령은 마리우폴 방문에 이어, 러시아 남부 로스토프나도누에 있는 군 사령부도 찾았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발레리 게라시모프 총참모장의 보고를 청취했다고 크렘린궁이 전했습니다.

게라시모프 총참모장은 지난 1월 '특별군사작전' 통합사령관으로 임명돼 우크라이나 침공을 총괄 지휘하는 인물입니다.

'특별군사작전'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을 가리키는 용어입니다.

푸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게리시모프 총참모장 이외 군 수뇌부 인사 다수의 보고를 들었다고 크렘린궁은 설명했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해 12월에도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과 함께 사령부를 방문한 바 있습니다.

블라디미르 푸틴(가운데) 러시아 대통령과 발레리 게라시모프(오른쪽) 총참모장. 왼쪽은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 (자료사진)

■ 전날엔 직접 차 몰고 크름반도 방문

푸틴 대통령은 이같은 일정에 앞서, 18일 크름반도 서남부 항구도시 세바스토폴을 방문했습니다.

이날 일정은 우크라이나 크름반도 강제 병합 9주년을 맞아 이뤄진 것이라고 러시아 매체들이 해설했습니다.

세바스토폴에도 직접 차를 몰아 도착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러시아 측 인사인 미하일 라즈보자예프 세바스토폴 시장은 이날 "화상 회의로 대통령에게 보고할 준비를 하고 있는데, 대통령이 직접 왔다"고 소셜미디어를 통해 밝혔습니다.

이어서 "우리나라에는 놀라운 지도자가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 체포영장 발부 직후 광폭 행보

푸틴 대통령의 이틀에 걸친 크름반도와 마리우폴, 군 사령부 방문은 국제형사재판소(ICC)의 체포 영장 발부 직후 이뤄져 주목됩니다.

이같은 상황에 관해, '국제 전범 재판을 위한 체포 대상자인 푸틴 대통령이 보란 듯이 우크라이나 점령지를 찾았다'고 유럽 주요 매체들은 평가하고 있습니다.

같이 보기: 바이든 "푸틴 체포영장 정당하고 전쟁범죄 확실"...ICC 검사장, 나치전범처럼 "푸틴 재판대 세우겠다"

ICC는 지난 17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자행한 전쟁범죄의 책임을 묻기 위해 푸틴 대통령을 상대로 체포 영장을 발부했습니다.

카림 칸 ICC 검사장은 나치 전범과 슬로보단 밀로셰비치 전 유고슬라비아 대통령, 찰스 테일러 전 라이베리아 대통령 등 사례를 들면서,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결국 법정에 세울 것이라는 의지를 밝혔습니다.

VOA 뉴스 오종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