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기아 상태 '심각'…세계 21번째로 열악"

지난 2011년 9월 북한 황해남도 속사리에서 수해를 입은 옥수수밭.

북한의 기아 상태가 점차 개선되고 있지만 여전히 심각한 상황이라는 국제 민간단체 보고서가 나왔습니다. 북한 주민 10명 가운데 4명 정도가 영양부족에 시달리는 등 전 세계에서 21번째로 열악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안소영 기자입니다.

북한의 기아 수준이 전 세계 116개국 가운데 21번째로 나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아일랜드의 인도주의 단체 ‘컨선월드와이드’와 독일의 ‘세계기아원조’가 14일 공동 발표한 ‘2021 세계기아지수’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의 기아지수는 25.2점으로‘심각’ 단계로 분류됐습니다.

올해 북한의 기아지수는 지난해의 27.5점보다 2.3점 낮아졌습니다.

지난 2000년 39.5점까지 올라갔던 북한의 기아지수는2006년에는 33.1점, 2012년에는 29.1점 등으로 지속적으로 낮아지고 있습니다.

세계기아지수는 각국 전체 인구의 영양부족 비율과 5세 이하 영유아의 저체중과 발육부진 비율, 사망률 등을 종합해 0점에서 100점까지 점수를 매기는 방식으로 산출됩니다.

보고서는 최악의 기아 수준 100점을 기준으로50점 이상이면 ‘극도로 위험’, 35-49.9점은 ‘위험’, 20- 34.9점은 ‘심각’, 10-19.9점은 ‘보통’, 그리고 10점 미만은 ‘낮음’ 등 5단계로 분류합니다.

이번 보고서에서 지난 2018년에서 2020년 사이 북한의 영양부족 인구는 전체 주민의 42.4%로, 조사대상 116개국 가운데 5번째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영양부족 인구가 가장 많은 나라는 59.5%의 소말리아였고 중앙아프리카공화국이 48.2%, 아이티가 46.8%로 뒤를 이었습니다.

북한 내 5세 이하 어린이 가운데 나이에 비해 키가 작은 발육부진 비율은 5명 가운데 1명 수준인 19.1%로 나타났습니다.

또 북한의 저체중 아동 비율은 2.5%, 5세 이하 아동 사망률은 1.7%로 비교적 낮았습니다.

세계에서 기아가 가장 심각한 나라는 50.8점을 받은 소말리아로, 이번 보고서에서 유일한 ‘극도의 위험’국으로 분류됐습니다.

‘위험’으로 분류된 나라는 차드와 예멘 등 6개였고, 북한과 같이 기아수준이 ‘심각’한 나라는 파키스탄과 케냐, 이라크, 라오스, 네팔, 방글라데시 등 31개였습니다.

한편 보고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유행으로 전 세계 영양부족 상황이 악화됐다며, 유엔 산하 세계식량계획(WFP)이 전 세계 4천 100만 명이 기아에 시달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고 전했습니다.

특히 오는 2030년까지 기아를 없애려고 국제사회의 ‘기아 근절’ (Zero Hunger)캠페인이 목표를 달성하기 어려워졌다고 밝혔습니다.

보고서는 또한 신종 코로나 외에도 분쟁과 기후 변화가 기아를 악화시킨다고 지적하며, 궁극적으로 정치 문제 해결과 사회 변화, 관련 국제법 강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VOA 뉴스 안소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