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한국 SLBM, 북한 탄도미사일 억제...남북간 군비경쟁 촉발 가능성"

한국의 첫 3천t급 잠수함 '도산 안창호함'이 지난 8월13일 해군에 인도돼 임무 수행에 들어갔다.

한국이 개발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이 북한의 탄도미사일 억제에 사용될 것이라고 미 전문가가 말했습니다. 또한 향후 중국의 잠재적 공격을 억제하는 용도로 사용될 수 있다는 견해와 함께 남북간 군비 경쟁을 촉발시킬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습니다. 박동정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민주주의수호재단(FDD)의 데이비드 맥스웰 선임연구원은 8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한국이 최근 시험 발사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이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를 억제하는데 사용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녹취: 맥스웰 선임연구원] “Well, it will give a new capability, I think that South Korea wants to deploy as part of its kill chain concept and use it to target North Korean ballistic missiles on the launch pad. I think it will be able to be effectively employed if they develop a sufficient submarine capability…”

SLBM이 한국에 새로운 역량을 부여할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맥스웰 선임연구원은 한국은 이 미사일을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하기 전에 원점을 탐지해 선제 타격하는 이른바 킬 체인 개념의 일환으로 배치해 발사대에 있는 북한의 탄도미사일을 겨냥하기를 원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한국이 앞으로 충분한 잠수함 능력을 개발한다면 효과적으로 사용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앞서 한국 연합뉴스는 지난 7일 군 소식통을 인용해 해군 잠수함 도산안창호함에서 SLBM을 발사하는 비공개 수중 사출 시험이 진행됐다고 보도했습니다.

연합뉴스는 국방과학연구소(ADD) 주관으로 지난 1일 처음 시험발사가 진행됐다며, 잘 진행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한국군은 1~2차례 비공개 시험 발사를 더 진행한 뒤 SLBM을 지난달 13일 취역한 도산안창호함에 탑재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맥스웰 선임연구원은 한국의 SLBM 개발 소식은 한국이 군사적, 기술적으로 북한보다 우월하다는 점을 보여주는 또 다른 증거라고 말했습니다.

북한의 SLBM은 아직 완전한 능력을 보여주지 못했으며 여전히 시험과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는 겁니다.

이언 윌리엄스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미사일 방어프로젝트 부국장은 8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한국의 SLBM이 단순히 북한을 겨냥한 것만은 아닌 거 같다고 말했습니다.

한국이 지상발사 탄도미사일 등을 보유하고 있는 등 이미 육지에서 북한에 대한 억지 역량을 가지고 있다는 겁니다.

윌리엄스 부국장은 한국의 SLBM 개발이 향후 중국의 잠재적 공격을 억제하기 위한 것일 수도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녹취: 윌리엄스 부국장] “That's why I think that there are other motivations for South Korea to be deployed as a capability. One of wishes. Generally, increasing its strike capability against China to deter potential aggression in China down the road.”

윌리엄스 부국장은 SLBM 개발은 비용이 많이 드는 복잡한 군사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전 세계에서 한국을 포함해 8개 나라만 갖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한국은 미국, 러시아, 영국, 프랑스, 인도, 중국, 북한에 이어 8번째 SLBM 보유국이 됐습니다.

앞서 북한은 지난 2015년 북극성-1형, 2017년 북극성- 2형, 2019년 북극성- 3형 시험발사에 성공했습니다.

이어 지난해 10월 당 창건 75주년 열병식에서 북극성-4형을 공개했으며, 올해 1월 평양에서 열린 노동당 8차 당 대회 열병식에서는 북극성-5형 미사일을 공개했습니다.

북한이 지난 1월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노동당 제8차 대회 기념 열병식에서 ‘북극성-5ㅅ(시옷)’이라고 적힌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공개했다.

제프리 루이스 미들베리 국제학연구소 동아시아 비확산센터 소장은 8일 VOA에 한국의 SLBM 개발을 남북한 사이에 심화되는 군비 경쟁의 일부로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루이스 소장]“Well, I think that this is generally just part of a deepening arms race between North and South Korea. I think in the past we've seen that North Korea feels compelled to match whatever capabilities South Korea has.”

과거에 북한은 한국이 어떤 역량을 갖추든 거기에 대응하는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다고 느낀 것을 본 적이 있다는 겁니다.

루이스 소장은 북한이 SLBM에 대해 많은 야심을 가지고 있는 것을 알고 있지만 아직은 역량이 매우 제한적이라며, 현재 알려진 북한의 잠수함은 단 한 척뿐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또한 루이스 소장은 한국의 잠수함이 북한보다 더 인상적이라며 한국의 군사기술이 훨씬 더 우월하다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고체 추진체 미사일에 있어선 양측의 전력이 꽤 비슷하다고 생각하지만 전반적으로 한국 미사일이 더 정확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미 국방부는 8일 한국의 SLBM 개발에 대한 VOA의 서면질의에 언급할 내용이 없다며 한국 정부에 문의하라고 밝혔습니다.

VOA 뉴스 박동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