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발언 엇갈린 분석..."대미 강경, ICBM 발사" vs '톤 다운, 대화 여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5차 전원회의를 주재했다며,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1일 사진을 공개했다.

한국의 전문가들은 2020년 신년사를 대체한 김정은 위원장의 당 전원회의 보고에 대해 엇갈린 분석을 내놓았습니다. 대미 강경 메시지로 핵실험이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를 재개할 것이라는 주장과, 미국과의 대화판을 깨지 않기 위해 도발 수위를 조절할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서울에서 한상미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정부는 북한이 노동당 전원회의 결과 보고에서 언급한 ‘새로운 전략무기’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습니다.

이상민 통일부 대변인은 1일 논평을 통해, 이를 행동으로 옮길 경우 비핵화 협상과 한반도 평화 정착 노력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 대변인은 미국과 한국은 미-북 비핵화 협상이 진행되는 동안 사실상 대규모 연합훈련 실시를 자제해 왔다면서, 남북 간 군사적 신뢰 구축을 위한 합의사항을 철저히 이행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북한이 미국과의 대화 중단을 선언하지 않은 것으로 평가한다며, 미-북 대화가 조기에 개최돼 싱가포르 공동선언의 동시적, 병행적 이행 원칙에 따라 실질적 진전이 이뤄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이 대변인은 아울러 한국 정부는 미-북 비핵화 협상의 실질적 진전과 함께 남북관계 진전을 위해 계속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날 북한은 김 위원장 집권 이후 처음으로 신년사를 전원회의 결과로 대체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한국의 전문가들은 북한이 앞으로 다탄두 미사일이나 ICBM, SLBM 발사를 강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사실상 미국과의 협상 포기를 담고 있다는 겁니다.

세종연구소 정성장 북한연구센터장입니다.

[녹취: 정성장 센터장] “기본적으로 북-미 적대관계의 장기화, 대북 제재 장기화를 기정사실화 하면서 어떻게 내부의 힘을 강화할 것인가, 자강력을 강화할 것인가, 여기에 초점을 맞춰서 정책 방향을 지시했기 때문에 미국과의 협상에 대해 더 이상 기대를 갖고 있지 않다, 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정 센터장은 북한이 충격적인 행동을 예고하고 국제사회의 제재를 정면으로 돌파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낸 만큼 올해 미-북 관계는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습니다.

아산정책연구원 신범철 안보통일센터장도 북한이 대미 강경노선을 발표한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김 위원장이 언급한 ‘충격적인 조치’는 결국 ICBM 발사를 시사하는 것으로, 미국을 향해 시간을 끌지 말라는 경고성 발언이라는 겁니다.

[녹취: 신범철 센터장] “전반적인 내용 자체는 대미 강경노선이다, 왜냐하면 결국 신년사라는 것은 연속성과 변화를 살펴봐야 하거든요. 이번엔 신년사는 아니지만 당 전원회의 결정으로 내보내는 신년사와 유사한 내용의 메시지인데, 작년과 비교해볼 때 작년엔 대화 기조가 반영되어 있었지만 이번엔 미국과의 대결 구도가 핵심이다, 그리고 북한이 경고한 새로운 전략무기의 시험 가능성이 3월을 전후해서 높아진다, 그렇게 평가합니다.”

신 센터장은 북한의 메시지는 현 상황에서 비핵화 선행 조치보다는 미국이 제재 완화 등 양보를 해야 협상에 응할 것이다, 그렇지 않을 경우 도발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와는 달리 북한이 미국과의 대화 가능성을 남겨두었다는 평가도 이어졌습니다. 협상 판을 엎기에는 북한도 부담스러운 상황으로, 도발 수위를 조절할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고려대 북한학과 임재천 교수입니다.

[녹취: 임재천 교수] “대화 가능성은 좀 열어놓은 것 같고 그 다음에 도발 강도는 좀 조절하겠죠. 북한 입장에서도 아직까지는 판을 엎기에는 부담스럽죠. 트럼프 대통령과의 개인관계를 발전시켜 놨잖아요. 그것을 완전히 무산시키기에는 부담이 될 거고 그 다음에 지금 중국하고 러시아가 북한을 두둔하면서 유엔 제재 해제하라고 주장하고 있잖아요. 그런 상황에서 ICBM을 쏜다든가 그러기엔 북한도 좀 부담스러운 것 같아요.”

임재천 교수는 다만, 보고 내용을 볼 때 북한이 미국에 그렇게 큰 기대를 하지는 않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임을출 교수는 우려했던 것보다 ‘톤 다운’된 메시지라고 평가했습니다. 극단적인 단어들이 언급됐지만 우회적 표현으로, 미국과의 협상을 포기한 게 아니라는 설명입니다.

[녹취: 임을출 교수]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기들이 전략무기를 고도화시키는 의도도 결국은 미국의 대북정책을 전환시키겠다는 목표니까 그러니까 이 기대는 미국과의 관계 개선은 완전히 접을 수가 없는 거예요, 북한 입장에서는. 그러니까 기대감은 접었다고 이야기 하지만 그래도 지속적으로 미국을 압박해서 정책 전환을 이끌어내겠다는 의도가 포함돼 있기 때문에 완전히 기대를 접었다, 미국과 더 이상 상종 안 한다고 이야기할 수가 없죠.”

임을출 교수는 아울러 전원회의 결과 보도 내용의 방점은 ‘경제’에 주어져 있고 기본적인 내용은 사실상 ‘병진노선’이라며, 미국과의 협상 의지를 열어놓았다는 측면에서 이전과는 다른 ‘병진노선’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조한범 선임연구위원] “김 위원장으로서도 그런 고강도의 도발을 하기는 어려운 상황이고 다만 그 카드는 남겨둔 거죠. 미국의 태도 변화가 없으면 새로운 전략무기를 개발하겠다, 핵실험을 하겠다는 간접적인 화법을 쓴 것이지만 당장은 협상의 가능성을 열어둔 거라고 봐야겠죠.”

조 선임연구위원은 또 북한이 경제개발 5개년 계획 마지막 해인 올해 신년사를 통해 발표할 성과가 미비했던 게 사실이라며, 따라서 당 전원회의 비상회의 성격을 빌어 신년사를 생략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한상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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