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 제재 위반 등 북한과 관련한 사안에 대해 미국 정부가 형사기소를 하는 경우가 최근 늘고 있습니다. 해외 거주자는 물론 북한 국적자에 대해서도 기소가 이뤄지고 있는데, 이들이 실제 법정에 설 가능성은 극히 적은 상황입니다. 함지하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미국 정부가 최근 북한과 관련해 형사기소를 한 사례는 최소 3건입니다.
VOA가 미 연방법원 자료 등을 분석한 결과 최소 6명이 대북 제재 위반이나 북한과 관련된 범죄 행위로 미 연방 대배심에 기소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가장 최근 기소된 인물은 중국의 단둥훙샹산업개발(단둥훙샹)과 이 회사의 마샤오훙 대표 등 고위 간부 4명입니다.
지난 2016년 대북 제재 위반 문제로 홍역을 치렀던 마샤오훙 등은 당시 미 검찰로부터 자산 몰수 민사소송을 당했는데, 3년 뒤인 지난 7월 형사기소 처분까지 받았습니다.
이들의 혐의는 미 달러를 이용한 대북 제재 위반으로, 최소 45년의 실형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이보다 앞선 지난해 10월엔 싱가포르 국적자 탄위벵의 기소 사실이 공개됐습니다.
탄위벵은 북한 선박에 유류를 공급하는 등 각종 사업을 벌였고, 일부 경우 직접 현금을 전달하기도 했습니다.
현재 미 연방수사국(FBI)은 탄위벵의 수배전단을 공개하고, 그의 행방을 쫓고 있습니다.
미국 정부가 형사기소한 인물 중에는 북한 국적자도 있습니다.
해커로 알려진 박진혁은 북한 국적자로는 유일하게 미 사법당국의 추적을 받고 있습니다.
미 검찰은 박진혁이 기소될 당시 179쪽에 달하는 기소장을 공개해 눈길을 끌었는데, 여기에는 박진혁 등 해커들이 어떤 방식으로 범죄를 저질렀는지 등이 상세히 담겨 있습니다.
미 검찰이 지구 반대편에 있는 이들에 대한 기소를 하긴 했지만, 최대 2년이 넘는 시간 동안 사건은 진전이 없는 상태입니다. 많은 경우 이들의 소재가 파악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마샤오훙 대표 등은 중국 사법당국에 의해 처벌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알려지지 않고 있습니다.
또 설령 이들의 소재를 파악한다고 해도 해당국 정부가 미국 정부에 협조할 가능성은 낮습니다.
미국은 한국 등 전 세계 절반 이상 나라들과 범죄인인도조약을 맺었지만, 중국과 북한, 러시아 등과는 이를 체결하지 않았습니다.
중국 정부가 마샤오훙 등의 신변을 확보하더라도 미 법정으로 인도될 가능성이 낮은 이유입니다.
따라서 이들이 실제로 처벌될 가능성은 적은 상태입니다.
다만 해외에 거주하는 외국인을 미 사법당국이 직접 겨냥했다는 사실은 대북사업체 등 관련 업계에 경종을 울렸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입니다.
실제로 미국은 주로 재무부나 국무부 등이 제재 위반자를 제재 명단에 올리는 방식으로 처벌을 가했지만, 최근에는 사법부가 나서 관련인들에게 몰수 소송을 제기하고, 형사기소를 하는 등 과거와는 뚜렷하게 다른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습니다.
대북 제재를 위반한 해외거주 개인이 미 사법당국의 처벌을 받은 경우가 아예 없었던 건 아닙니다.
지난 2015년 캄보디아에 거주하던 북한인 김성일은 미국에서 군사용 야간투시경을 구입해 중국으로 밀반출하려던 혐의로 체포돼 미 법정에 섰습니다.
당시 김성일은 위장작전을 수행 중이던 미 국토안보부 소속 요원에게 접근해 야간투시경을 구매하려 했으며, 이후 물건을 받기 위해 하와이로 향했다가 체포됐습니다.
미 법원은 이후 김성일에게 3년 4개월의 실형을 선고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