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홍콩사태 관련 주영국 중국대사 초치…중국, “미·중 무역협상 타결되려면 모든 관세 취소돼야”

류사오밍 주영 중국대사.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홍콩 시위 사태와 관련해 영국이 주영국 중국대사를 초치하자, 중국은 영국에 엄중한 교섭을 제기했다고 밝히는 등 양국 간 갈등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중국 정부가 미·중 무역협상이 타결되려면 모든 관세가 취소돼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홍콩 시위 사태와 관련해 영국이 주영국 중국대사를 초치하자, 중국은 영국에 엄중한 교섭을 제기했다고 밝히는 등 양국 간 갈등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중국 정부가 미·중 무역 협상이 타결되려면 모든 관세가 취소돼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임란 칸 파키스탄 총리가 이달 중에 회담할 것이라는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영국이 주영국 중국 대사를 초치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홍콩에서 지난 1일 ‘범죄인인도조례’안 철폐를 요구하는 시위대가 입법원 청사를 점거한 것과 관련해 영국과 중국이 설전을 이어가고 있는데요. 영국이 4일 류샤오밍 주영 중국대사를 초치했습니다. 영국 외무부는 류 대사를 불러들여 류 대사의 발언이 부정확하고 또 용납할 수 없다고 항의했습니다.

진행자) 류 대사가 뭐라고 한 겁니까?

기자) 류 대사는 홍콩 사태는 중국 “내부 문제”로, 영국 정부가 중국 내정에 대해 부적절한 발언을 하고 또 범법자들을 두둔하는 편에 섰다고 지적했습니다. 류 대사는 또 제러미 헌트 영국 외무장관과 다른 인사들이 시위대의 행동을 지지하는 발언을 해 양국 관계가 손상됐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헌트 외무 장관 발언은 어떤 내용인가요?

기자) 헌트 장관은 앞서 시위에 나선 홍콩 시민들을 변함없이 지지하겠다고 약속하면서 중국이 1984년 중국 홍콩반환협정에서 규정한 한 국가 두 체제, 즉 일국양제를 준수하라며 촉구했습니다. 헌트 장관은 이를 지키지 않을 경우 심각한 결과를 불러올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진행자) 이렇게 중국에 경고성 메시지를 보낸 사람이 헌트 장관 한 명만 있는 건 아니라고요?

기자) 네, 주요 영국 인사들이 연이어 홍콩 문제를 거론했습니다. 6일 사퇴를 앞둔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는 홍콩 시위와 관련해 중국 정상에 직접 우려를 전했다며 홍콩반환협정에 담긴 홍콩의 자율성과 권리, 자유가 존중돼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유력한 차기 영국 총리 후보인 보리스 존슨 전 외무장관은 홍콩 시위를 지지한다고 밝히고 역시 중국에 일국양제 준수를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일국양제 원칙, 좀 더 자세히 설명해주시죠.

기자) 홍콩은 1841년부터 영국의 식민지였다가 1997년 중국에 반환됐는데요. 1984년 체결한 ‘영국-중국 공동선언’, 즉 홍콩반환협정을 통해 1997년 중국이 반환된 이ㅁ후로도 50년 동안 홍콩의 현행 체계를 기본적으로 유지하도록 하는 ‘일국양제’를 기본 정신으로 담았습니다. 한 나라 두 체제라는 이름처럼, 홍콩은 사법적 독립성을 유지하고요. 자체적인 법률과 경제 체제, 언론과 집회의 자유 등을 보장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중국이 일국양제 원칙을 침해하는 사례들이 늘면서 홍콩의 민주주의와 자유가 훼손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진행자) 영국의 총리와 외무 장관은 물론 유력 차기 총리 후보까지 중국에 대해 강경한 발언을 내어놓고 있는데, 중국은 어떻게 반응했습니까?

기자) 영국이 중국의 내정 간섭을 하고 있다고 반발하고 있습니다.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4일 영국이 식민통치의 환상에 여전히 젖어 있다며, 영국이 언제나 홍콩의 보호자라고 여기는 건 순전히 자기 기만적인 생각이라고 밝혔습니다. 겅 대변인은 이어 헌트 장관에게 묻고 싶다면서, 영국의 식민통치 시기 홍콩에 민주화가 어디에 있었냐며 당시 홍콩인들은 시위를 할 권리마저 없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영국 외무부가 류 대사를 초치해 항의한 것을 언급하며, 중국도 영국 측에 엄중한 교섭을 제기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한편 홍콩 경찰이 지난 1일 있었던 대규모 시위 주도자들을 체포하기 시작했다는 소식도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홍콩 경찰이 ‘범죄인인도조례’ 철폐를 주장하며 대규모 시위를 벌인 주도자 13명을 체포했습니다. 이 가운데 1명은 홍콩 입법원 점거 사태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경찰은 입법회 점거에 참가한 인물의 성이 ‘푼’ 씨라고 밝히고, ‘경찰 공격’과 ‘기물 파손’ 등 혐의로 구금 조사 중이라고 3일 발표했습니다.

진행자) 홍콩 경찰은 입법원을 점거한 사람들에 대한 대규모 검거 작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요?

기자) 네, 현지 언론들이 그렇게 전하고 있습니다. 홍콩 경찰은 점거 사태 다음날인 2일부터 시위 현장에서 가담자 색출을 위한 증거 수집 작업을 벌여왔습니다. 경찰 측은 입법회 청사에서 마스크와 쇠파이프 등 수천 개의 증거물을 확보하고, 지문 수집과 증거물에서 채취한 DNA 검사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는데요. 홍콩 경찰은 가까운 시일 안에 신원이 확인된 시위대에 대한 대규모 검거 작전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가오펑 중국 상무부 대변인.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중국 정부가 미·중 무역 협상과 관련한 입장을 내놓았군요?

기자) 네, 앞으로 미·중 무역 협상이 타결되려면 미국이 중국에 부과한 고율 관세가 모두 취소되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가오펑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4일 주례 브리핑에서 미국의 추가 관세 부과가 무역 마찰의 시작이라며 미·중 간의 합의가 타결되려면 모든 관세가 사라져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미국은 현재 중국산 제품 약 2천500만 달러어치 품목에 25% 관세를 부과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은 바로 얼마 전에 중국에 대한 추가 관세는 유예한다고 밝히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달 29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기간 만나, 무역 문제를 논의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미국은 중국에 대한 3천억 달러 규모의 추가관세 부과를 유예하기로 했고요.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인 ‘화웨이’에 대한 제재를 완화할 뜻도 내비쳤습니다. 또 양측이 무역 협상을 재개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진행자) 실제로 무역 협상 제개를 위한 노력이 진행되고 있습니까?

기자) 가오 대변인은 이날(4일) 미·중 무역 대표단이 현재 계속 소통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도 앞서 양국이 이미 전화로 협상을 시작했다고 밝힌 바 있는데요.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3일 미·중 무역 협상이 곧 재개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곧 재개된다면 구체적으로 언제를 말하는 걸까요?

기자) 커들로 위원장은 다음 주에 무역 협상이 재개될 것이라고 VOA에 밝혔습니다. 또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무역대표부 대표와 스티브 므누신 재무장관이 무역 협상 팀을 이끌게 될 것이라고 말했는데요. 하지만 이번에 미국 협상팀이 중국을 방문하는 건지, 중국 협상팀이 미국에 오는 건지는 아직 모른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커들로 위원장이 협상 재개와 관련해 또 어떤 말을 했습니까?

기자) 협상을 진행하는 동안엔 중국에 대한 기존 관세를 철폐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산 제품 3천억 달러에 대한 추가 관세 부과는 유예하기로 합의했지만, 이미 시행 중인 관세는 계속 징수하겠다는 겁니다.

진행자) 화웨이 규제에 대한 언급도 있었습니까?

기자) 있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시 주석과의 회담에서 화웨이에 대한 제제를 완화하겠다고 밝힌 것과 관련해 수출 허가 신청 대상을 약간만 개방하는 것으로, 국가안보와 관련된 상품은 해당이 안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혹시 중국 측에 기대하는 바도 밝혔을까요?

기자) 네, 커들로 위원장은 중국이 상당 양의 미국 농산물과 공업 제품, 또 에너지를 구매하기로 한 협상을 지키기를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중국의 불공정하고 잦은 불법적인 무역 관행은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만약 협상이 예상대로 재개된다면, 양측 협상팀이 얼마 만에 만나는 겁니까?

기자) 약 두 달 만입니다. 라이트하이저 대표와 류허 중국 부총리는 지난 5월 9~10일, 워싱턴 D.C.에서 만났지만, 최종 합의에 실패했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임란 칸 파키스탄 총리.

진행자) 지구촌 오늘, 마지막 소식입니다. 미국과 파키스탄 정상이 이달 중에 만날 예정이라고요?

기자) 네, 파키스탄 외교부가 4일 임란 칸 파키스탄 총리가 오는 22일 미국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한다고 밝혔습니다. 모하마드 파이살 파키스탄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4일) 주례 브리핑에서 칸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의 초청을 수락했다고 밝혔습니다. 파이살 대변인은 현재 외교 채널을 통해 회담 의제를 구체화하고 있는 중이라며 양국 관계를 재정비하는 데 회담의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두 정상이 전에 만난 일이 있습니까?

기자) 아닙니다. 이번이 처음입니다. 따라서 파키스탄 정부 당국자들과 전문가들은 이번 만남이 때때로 경색 국면을 맞는 미국과 파키스탄의 관계에 변화를 가져오는 기회가 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번 두 정상의 만남이 미국과 아프간 무장세력 간의 평화 협정과 관련이 있다고요?

진행자) 네, 파키스탄이 미국과 아프가니스탄 반군조직 탈레반 간의 대화를 중재하는 역할을 해왔기 때문입니다. 양측의 평화 협정은 약 1년 전에 시작됐는데요. 여러 차례 협상에도 불구하고 교착 상태에 있다가 현재 카타르에서 협상이 재개된 상황입니다. 파이살 대변인은 파키스탄은 아프간 평화 협정을 조성하고 진전을 이루는 데 있어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나라가 파키스탄이라고 강조하면서 파키스탄은 여기에 신념을 갖고 책임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미국과 파키스탄의 관계가 종종 경색국면을 맞았다고 했는데, 현재 양국의 관계가 어떤가요?

기자) 파키스탄은 원칙적으로 미국의 아프간 전쟁을 돕는 우방입니다. 파키스탄은 이를 위해 미국으로부터 수십 억 달러에 달하는 경제적 지원을 받아오고 있는데요. 하지만 파키스탄이 뒤로 미군을 공격하는 아프간 내 탈레반과 또 다른 무장 조직들을 지원한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양국 관계가 껄끄러워졌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새해 첫날, 미국이 15년 동안 수십억 달러를 지원했지만, 파키스탄은 테러 분자들에게 은신처를 제공했다며 비판하기도 했는데요. 파키스탄 정부는 이런 의혹을 부인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아프간 전쟁은 미국이 참전한 전쟁 가운데 가장 긴 전쟁으로 알려졌죠?

기자) 맞습니다. 지난 2001년 10월,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을 침공하면서 아프간 전쟁이 시작됐는데요. 이후 아프간 정부군과 탈레반 간의 내전이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고요.현재 아프간엔 미군 1만4천 명이 주둔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런 아프간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파키스탄은 미군의 전략적 요충지인 거군요?

기자) 네, 하지만 앞서 말씀드린 대로, 반군 조직에 대한 모호한 태도 때문에 미국과 파키스탄의 관계는 종종 삐걱거리고 있습니다. 그래도 파키스탄의 가치와 역할은 매우 중요하게 여겨지고 있는데요. 파키스탄 상원 외교위원회 무사히드 후세인 의원은 VOA에 아프간의 평화를 위해 필요한 것이 바로 미국과 파키스탄의 우호적인 관계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두 정상의 이번 만남에서 아프간 문제 외에 또 어떤 사안이 논의될까요?

기자) 칸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과 이란 문제에 대해서도 논의할 뜻을 내비쳤습니다. 유조선 공격과 무인기 격추 사태 등으로 현재 미국과 이란 간 긴장이 고조돼 있는데요. 사실 이란은 파키스탄의 인접국이기도 합니다. 칸 총리는 미국이 아프간에서 17년 넘게 싸웠지만, 결국엔 분쟁을 해결하기 위해 무력을 사용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미국은 이란 문제를 해결하는 데도 평화적인 방법을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과 칸 총리의 회담 소식에 어떤 반응이 나오고 있습니까?

기자) 파키스탄의 전문가들은 양국의 분위기 전환은 기대하면서도, 구체적인 성과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거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과 칸 총리 모두 사람들의 이목을 신경 쓰지 않는 강한 성격을 가진 지도자들이기 때문에 한 번의 만남으로는 충분하지 않을 거라는 지적입니다. 한편, 미국 측에선 이번 회담과 관련해 아직 공식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김현숙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