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캐나다인 대북사업가 정식 체포…“기밀 절도”

캐나다인 사업가 마이클 스페이버 씨가 지난 2012년 북한 라선경제특구의 한 학교를 방문했다. 중국 당국은 스페이버 씨와 또 다른 캐나다인 마이클 코프릭 씨를 기밀 절도 혐의로 체포했다고 16일 밝혔다.

중국이 지난해 구금한 캐나다인 2명을 국가 기밀을 수집하고 절도한 혐의로 정식 체포했습니다. 이들 중 한 명은 외국인들의 북한 관광과 투자를 주선하고 김정은 국무위원장과도 만나는 등 북한 관련 사업에 다수 관여해 주목됩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활발하게 대북 사업을 펼치던 캐나다인이 중국 당국에 정식 체포됐습니다.

루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6일 정례 브리핑에서 대북사업가 마이클 스페이버와 전직 외교관 마이클 코프릭 등 2명의 캐나다인을 체포한 사실을 발표했습니다.

[녹취:루캉 대변인] Chinese: With the approval of the Chinese prosecuratorate, Michael Kovrig was arrested according to law on charge of gathering state secrets and intelligence for other countries. Michael Spavor was arrested on charge illegally stealing and providing state secrets.”

루캉 대변인은 “검찰의 승인을 거쳐 마이클 코프릭은 외국을 위한 국가 기밀과 정보를 수집한 혐의로, 마이클 스페이버는 외국을 위해 불법으로 국가 기밀을 훔치고 제공한 혐의로 법에 따라 체포됐다”고 밝혔습니다.

이들은 지난해 12월 각각 중국에서 구금됐으며, 언론은 캐나다 당국이 멍완저우 화웨이 최고 재무책임자를 체포한 데 대해 중국이 보복성 조치를 한 것으로 풀이하고 있습니다.

체포된 캐나다인 2명 모두 북한과 관련이 있어 주목됩니다.

앞서 미 언론은 국제위기그룹 ICG에서 일하는 전직 외교관 마이클 코프릭은 북한 관련 보고서 작성을 위해 중국을 방문했다가 체포됐다고 보도했습니다.

마이클 스페이버는 ‘백두문화교류사’를 운영하면서 외국인들의 북한 관광과 투자를 주선해왔습니다.

특히 지난 2013년 미국 프로농구 선수 데니스 로드먼의 방북을 주선했으며, 이때 로드먼 일행과 함께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만나기도 했습니다.

당시 로드먼 일행은 3일간 원산시 근처에서 김정은 위원장과 함께 해변에서 시간을 보내고 제트 스키를 탔습니다.

스페이버는 이 밖에도 케임브리지, 하버드, 캐나다 맥길 대학교의 학생들과 교수진의 북한 방문을 주선했고, 평양에서 열리는 ‘가을철 국제상품 전람회’에 외국인 투자자들을 이끌고 참여하기도 했습니다.

스페이버가 중국 당국에 체포된 이후 그의 친구와 가족들은 미국 모금사이트에서 미화 1만 달러 상당의 후원금을 모으기도 했지만, 해당 사이트 측에서 자체적으로 모금을 중단하고 환불했습니다.

지인들은 스페이버가 대북 사업을 했기 때문에 모금활동이 대북 제재 위반에 해당될 것으로 우려해 모금사이트가 자체적으로 중단 결정을 내린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으로 보도됐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