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전문가들, 미-북 협상 결렬에 엇갈린 반응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7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김정은 국무위원장과의 만찬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하노이 정상회담이 결렬된 데 대해 엇갈린 반응을 보였습니다. 나쁜 협상에 합의하지 않은 게 적절했다는 반응과, 끔찍하다는 평가가 엇갈렸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빅터 차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는 28일 “2차 미-북 정상회담은 완전한 실패”라고 평가했습니다.

차 석좌는 인터넷 사회연결망인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회담이 실패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바른 결단을 내렸다고 말했습니다. 나쁜 합의를 타결짓고 최소한의 조치를 하는 것보다 합의하지 않은 게 더 나았다는 겁니다.

차 석좌는 그러면서 두 정상이 합의할 수 없는 현 시점에서 앞으로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는 불투명하다며, 3차 미-북 정상회담은 한동안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패트릭 크로닌 허드슨연구소 아시아태평양담당 석좌도 ‘트위터’에 트럼프 대통령이 바른 결정을 했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면서 두 정상이 공동성명 합의에 실패했지만, 이는 왜 대부분의 정상회담에 (톱 다운-하향식이 아닌) 사전 실무 협상이 필요한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카네기국제평화재단의 이정민 선임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기자회견이 굴곡이 심하고, 방향을 틀 수 있는 모순된 답변이 많았다고 평가했습니다.

이어 한국의 문재인 정부는 한동안 전쟁 후유증같은 충격에 빠질 것으로 보인다며, 정상적인 세계 지도자가 되려는 김정은 위원장의 시도는 아주 단 시간에 무산됐다고 지적했습니다,

조셉 시린치오니 미 플라우웨어기금 대표는 협상 결렬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끔찍하고 지독하며, 좋지 않은 날” 이라고 평가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협상 실패로 자신의 유일한 외교정책 승리 기회를 날렸다는 겁니다.

스콧 스나이더 미국외교협회(CFR) 선임연구원은 2차 미-북 정상회담을 대대적으로 선전했던 북한의 ‘조선중앙통신’이 협상 실패를 어떻게 전할지 궁금하다고 말했습니다.

동아시아 전문가인 시나 그라이튼스 미주리대학 교수는 대북 제재가 미국에서 법제화돼 있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제재를 해제할 수 없었을 것이란 배경을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제재 해제가 비핵화 협상의 쟁점이라면 미국 의회가 협상 과정에 참여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