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 '미중 무역전쟁' 해소 관심...미러 정상회담 취소

주요 20개국(G20) 정상들이 30일 아르헨티나 부에노스 아이레스 코스타 살게로 센터 내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가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시작됐습니다. 미국과 러시아의 정상회담이 취소된 소식, 이어서 지난해 전 세계적으로 홍역발생건수가 전년대비 30% 이상 급증했다고 세계보건기구(WHO)가 경고했는데요. 이 소식 함께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세계 주요 20개국 정상들이 30일 부에노스아이레스에 모였군요.

기자) 네.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가 아르헨티나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30일부터 이틀 일정으로 진행되고 있는데요. G20 회의 자체도 중요하지만, 각국 정상 간의 개별 회담이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어떤 이야기가 나올지 세계의 관심이 현지로 쏠리고 있습니다.

진행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바쁜 일정을 소화하겠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비롯해, 일본, 인도 등 주요 정상들과의 회담이 있고요. 문재인 한국 대통령과도 만납니다. 이 중에 가장 관심을 끄는 게 1일 있을 시 주석과의 회담인데요. 올해 초부터 고조된 미-중 ‘무역전쟁’을 해소하는, 정상 간 담판이 이뤄질지 주목됩니다.

진행자) 전망이 어떻습니까?

기자) 중국과의 합의에 “매우 근접해 있다”고 트럼프 대통령이 29일 아르헨티나로 출국하면서 말했습니다. 하지만, “내가 그러기를 원하는지 모르겠다”고도 말했습니다. 협상에서 원하는 결론을 얻을 때까지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는 모호함을 유지하는 트럼프 대통령 특유의 화법인데요. 그래서, 어떤 결론이 나올지는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이 만찬 회동을 마무리할 때까지 지켜봐야겠습니다.

진행자) 시 주석과 회담 외에, 중요한 트럼프 대통령의 일정은 어떤 건가요?

기자) 멕시코, 캐나다 정상과 3자 회동이 30일 진행됐습니다.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나프타)를 대체할 새로운 무역협정(USMCA)에 서명했는데요. 미-중 정상회담보다 오히려, 이 행사가 이번 G20 정상회의 기간 중 가장 의미 있는 일정이라고 백악관 관계자가 CNN방송에 설명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이날,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3자 공동 회담을 갖고 국제 정세와 3국 협력 방안 등을 논의했습니다.

진행자) 경제가 주요 화두인데, 다른 국제 현안은 어떤 게 있을까요?

기자) 중동 문제도 중요합니다. 반체제 언론인 자말 카쇼기 씨 피살 사건으로 최근 유럽국가들을 중심으로 사우디에 대한 제재 움직임이 고조됐는데요.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사우디는 여전한 동맹” 이라며, 사우디 당국과 빈살만 왕세자를 옹호해왔습니다. 백악관은 30일 트럼프 대통령이 사우디아라비아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와 만나 가벼운 대화를 나눴다고 전했습니다. 이밖에 트럼프 대통령은, 문재인 한국 대통령과도 만나서 한반도 비핵화 과정을 둘러싼 여러 현안들을 논의합니다.

진행자) 빈살만 왕세자는 카쇼기 씨 사건 이후 처음 국제사회에 모습을 나타냈는데요. 빈살만 왕세자에 대한 현장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기자) 빈살만 왕세자는 이날 정상들의 기념 사진 순서에서 제일 끝에 서 있다 다른 정상들과 악수도 하지 않고 얼른 퇴장했습니다. 하지만 앞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크게 웃으며 담소를 나눴습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빈살만 왕세자와 잠시 이야기를 나눴는데요. 마크롱 대통령이 카쇼기 씨 사건에 대한 명백한 조사를 요구했다고 엘리제 궁이 전했습니다.

진행자) 이 밖에 G20 기간에 주목할, 다른 나라 정상 간의 회담은 어떤 거죠?

기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 간의 러·일 정상회담을 주목할 만합니다. 쿠릴열도 남쪽 4개섬, 일본에서 ‘북방영토’라고 부르는 곳을 러시아가 일본에 반환하는 문제에 진전이 있을지 양국 언론이 신경을 쏟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번에 진전이 있을까요?

기자) 최근 두 나라가 절충하는 분위기라서, 일본 쪽에서는 상당히 기대가 높습니다. 아베 일본 총리는 이달 싱가포르에서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회담한 뒤 “1956년 일본과 소련이 맺은 공동선언을 기초로 한 평화조약 교섭을 가속화하는데 합의했다”고 말했는데요. 소-일 공동선언은 평화조약 체결과 함께, 쿠릴 4개섬 중 가장 작은 ‘하보마이’와 ‘시코탄’ 두 곳을 일본에 넘긴다는 내용을 담았습니다.

진행자) 4개 중에 2개만 반환하는 쪽으로 절충하는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러시아 외교부는, 이 2개섬에 주일 미군이 기지를 짓지 않는다면 반환할 의향이 있다는 뜻을 지난 주 밝혔는데요. 양국간의 가장 큰 외교 쟁점인 쿠릴 열도 반환 문제를 매듭짓고, 2차대전 상대방이었던 일본과 러시아가, 공식적으로 적대관계를 청산하는 ‘평화조약’을 체결하는데 한발 나아갈지 관심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30일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리는 아르헨티나 부에노스 아이레스 코스타 살게로 센터에서 기념촬영을 준비하고 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듣고 계십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G20 기간에 많은 정상을 만나는데, 앞서 예정했던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회담은 취소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29일 인터넷 ‘트위터’에 올린 글을 통해 미-러 정상회담 취소 결정을 알렸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이 며칠전 워싱턴포스트 인터뷰에서 “회담을 안 할 수도 있다”고는 했지만, 이날(29일) 러시아 크렘린궁은 회담이 예정대로 열린다고 했기 때문에, 러시아 측은 당혹스러워하는 분위기입니다.

진행자) 취소한 이유는 뭡니까?

기자) 이번 주 들어 크게 고조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의 긴장 때문입니다. 러시아 해안경비대가 지난 25일, 흑해상 케르치해협에서 우크라이나 해군 함정 2척과 예인선 1척에 발포한 뒤, 이 배들을 나포하고 승조원들을 억류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함정과 승조원들이 돌아오지 못하고 있는 사실을 볼 때, 예정된 회담을 취소하는 게 모든 당사자들에 좋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우크라이나아에 대한 러시아의 공격에 항의하는 의미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상황이 해결되는 대로 다시 의미 있는 회담을 하기를 고대한다”고 트럼프 대통령은 밝혔는데요. 하지만, 국제사회에서는 상황이 더 악화될 것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상황이 중대한 것 같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2014년 인근 크림반도를 강제 병합하는 과정에 러시아군이 침공한 이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공개적으로 군사력을 동원한 것은 이번이 처음인데요. 사건 이후 러시아가 추가 군사활동을 할 징후가 여러 곳에서 나타나고 있습니다. 인근 크림반도에 S-400 방공 미사일을 추가 배치하는 한편, 우크라이나 접경에 탱크 부대가 진주하고 있는 정황이 파악됐습니다.

진행자) 우크라이나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러시아의 추가 군사활동에 대비해 계엄령을 선포하고, 후속 조치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페트로 포로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28일 러시아와의 전면전으로 치달을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진행자) 우크라이나가 진행하고 있는 후속 조치는 어떤 것들인가요?

기자) 러시아 남성들의 입국을 전면 차단했습니다. “16세부터 60세까지 러시아 국적 남성의 입국을 금지하고, 이에 따른 국경통제를 개시했다”고 페트로 치키칼 우크라이나 국경청장이 30일 발표했는데요. 이 밖에 우크라이나 당국은 러시아와 맺은 갖가지 조약이나 협정들을 파기할 방침입니다. 파블로 클림킨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29일 텔레비전 방송을 통해 “러시아와 체결한 양자 조약 48건을 파기했고, 조만간 40건에 추가 조치할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와의 정상회담을 취소한 미국은, 이 상황에 어떻게 대응하고 있나요?

기자) 마이크 폼페오 미 국무장관은 최근 성명을 통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두 정상이 직접 대화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하지만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포로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아직까지 접촉하지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인도네시아 군눙킨둘에서 어린이들이 홍역 예방 접정을 맞고 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지난해 전 세계적으로 홍역 발생 건수가 급증했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네, 2017년, 전 세계 홍역 발생 건수가 2016년보다 30% 이상 급증해, 17만3천 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와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공동 조사한 보고서 내용인데요. 이같은 수치는 공식 보고된 것으로서 지난해 실제 발생 건수는 약 670만 건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고 WHO는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홍역으로 인한 사망자는 어느 정도나 됩니까?

기자) 지난해 홍역과 관련해 약 11만 명이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대부분은 어린이들이었습니다. 홍역은 실명이나 폐렴, 뇌 질환 등의 합병증을 일으키는 전염성 강한 질병이긴 하지만, 예방 접종만 잘하면 사망까지 이르는 질병은 아니라고 전문가들은 말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왜 이렇게 홍역 환자들이 늘고 있는 겁니까?

기자) 전문가들은 베네수엘라 같은 중남미 국가들의 경우, 정치적, 사회적 혼란으로 국가의 보건 체계가 무너지면서 홍역 예방 관리를 제대로 못 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또 홍역에 대한 잘못된 인식이나 안일한 정부 당국의 태도도 문제라는 지적입니다.

진행자) 홍역에 대한 잘못된 인식이라는 게 구체적으로 뭘 말하는 겁니까?

기자) 홍역을 예방하는 백신이 자폐증의 원인이라는 소문인데요. 주로 유럽 국가들을 중심으로 인터넷 사회연결망 SNS를 통해 퍼지고 있는 주장입니다. WHO의 마틴 프리드 박사는 다른 어느 지역보다 유럽에서 부모들이 백신 예방 접종을 꺼리는 경향이 강하다고 지적하면서, 홍역 백신은 수많은 생명을 살릴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실제로 유럽 국가들에서 홍역 발생 건수가 많이 늘었습니까?

기자) 네, WHO는 지난 8월, 올 상반기 유럽에서 홍역 환자가 4만1천 명에 달하면서 기록적인 증가를 나타냈다고 우려했는데요. 우크라이나, 이탈리아, 독일, 프랑스, 그리스 등 최근 몇년 새 홍역 발생 건수가 모두 증가하고 있고요. 영국의 경우, 지난해 WHO가 홍역으로부터 자유로운 나라라고 선포했는데, 올해는 많지는 않지만, 다시 발생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또 전보다 많은 사람이 해외여행을 함에 따라 전염 가능성이 더 커졌다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다른 지역은 어떻습니까?

기자) 유럽을 비롯해 미주 대륙과 지중해 동부 지역 등 전 세계 거의 모든 지역에서 고르게 발생하고 있는데요. 서태평양 지역만 유일하게 감소하는 경향입니다. 보고서는 지난 2000년 이후 두 번의 홍역 예방 접종으로 약 2천100만 명 이상의 어린이가 생명을 구할 수 있었던 것으로 추산했는데요. 전문가들은 선진국들은 특히 홍역이 다시 무섭게 유행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고, 안일하게 대응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